|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글 : 강세형
나레이션 : 엄정화
음악 : 그 노래 (김동률의 "동행" 앨범 중에서)
<그 노래>
꽉 막힌 도로에 갇힌 친구와 나.
답답한 차 공기에
경쾌했던 우리의 수다마저 끊겼다.
자연스레 친구는 오디오 볼륨을 조금 높였다.
그리고 ..... 그 노래.
그 노래가 흘러 나오자 친구는 조금 더 볼륨을 높였다.
난 준비했다. ' 아 이제 시작 되겠구나'
자기가 아는 노래만 나오면
옆사람이 괴로울 정도로, 목청껏 따라부르는 친구.
그런데 어쩐지 친구가 조용했다.
"나는 다시 그 때 그 날로..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 날로.."
노래의 클라이막스가 지나
후주의 마지막 한 음이 끝나는 순간까지도
친구는 내내, 진지한 표정으로 침묵했다.
그리고 마침내 입을 연 친구
"나도.."
"..응?"
"...나도 온통 흔들리고 싶다."
웃음이 터졌다.
친구의 목소리에 담긴 애절함..
농담이 아닌 진심이라는 거, 너무 알겠는데,
그래서 더, 웃음이 터졌다.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 날..
있었다.
나에게도 있었다.
친구에게도 있었을 것이다.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날.
그래서 더 아프고, 힘들었던 그 날.
하지만 그렇게 아프고 힘들어도,
절대..... 놓고 싶지 않았던, 그 날.
그 날이 지났다.
아무리 떨쳐내려 해도, 떨쳐낼 수 없던 1년.
잊은듯 싶다가도, 문득 떠오르던 2년.
가슴 욱신하던 순간이
어느새 조금씩, 드문드문 잦아져가던 긴 시간을 지나..
나는, 지금을 산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그렇게 아팠던 기억이라면..
힘들었던 날들 이라면..
되새기지 않으면 그만일텐데..
"우리 이 노래 한번 더 들을까?"
온통 흔들리고 싶다, 울부짖던 친구가
그 노래를 다시 플레이 한다.
그리고 나는 그게.. 싫지 않다.
어떤 영화였더라,
사랑에 빠진.. 그래서 상처 받아야했던 주인공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누구나 나에게 상처 줄 사람을 고를 수 있어요.
그리고 저는, 제 선택이, 마음에 들어요."
어쩌면 그래서 였는지 모르겠다.
참, 아팠던 기억인데..
참, 힘들었던 날들인데.
그 기억을, 그 날들을..
다시 지금으로 만드는 그 노래를..
다시 한번, 또 다시 한번
계속 들을 수 밖에 없는 이유.
그게.. 너 였으니까.
나를 온통 흔들리게 했던 사람.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
내게 상처 주었던 사람이 바로, 너 였기에..
나는 오늘도 그 노래를 핑계 삼아.. 그 날로 돌아간다.
아무리 피하려 해도
귀에 걸리는
우리 그토록 듣고 함께 불러대던 그때 그 노래
머리로 막아도 애써 귀를 막아 보아도
어느새 난 그때의 나
노래는 추억들을 부르지 아랑곳없이
차갑게 굳어 버린 줄만 알았던 내 맘 무색하게
씁쓸한 미소도 알량한 후회도 더 이상
모른 척 그냥 지나쳐야 하는 이미 흘러간 지금
나는 다시 그때 그 날로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 날로
밤새 들었던 이 노래를 핑계 삼아
널 그리워하는 내 모습
눈감아 주는 그 노래
노래는 시간을 건너뛰지 아랑곳없이
모두 다 잊어버린 줄만 알았던 기억 선명하게
벅찼던 마음도 찢어진 가슴도 더 이상
모른 척 그냥 묻어 둬야 하는 이미 흘러간 지금
나는 다시 그때 그 날로
너로 설레고 온통 흔들리던 그 날로
밤새 들었던 이 노래를 핑계 삼아
널 그리워하는 내 모습
달래주는 바로 그 노래
널 사랑했었다 말하는
그때 우리의 그 노래
비가 내리고 음악이 흐르네요 폰은 안되는거 같아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