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평소에도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라 수십번 되뇌었건만
결국 욕망에 못이겨 새벽같이 출발해서 약속의 땅에 도착...
신나게 장비챙겨 슬로프에 들어왔건만
이곳은 혼돈, 카오스 그 어딘가 위치한 알수없는 공간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용평은 사차원으로 전송되어서 제설중이고
지금 이장소는 사차원에서 우리를 위해 제설하기 위해 보내준
용평의 도플갱어 또는 그 무엇입니다.
평소에 우리가 익히 생각하던 꽃보더들이 넘쳐나고
새하얀 눈밭에서 자기야 나잡아 봐라 하면서 뛰놀던 커플이 있는
화사하고 아름다운 그런 스키장이 아니에요
지금 이곳은
금단증상에 못이겨 데크를 들고 공허하게 줄을 서고 있는 중증환자 반
'오늘 보드를 못타면 내일 나라가 망한다' 라는 사명감에 불타고 있는 애국자 반
나름 노력들은 하고 있지만 몰려드는 인파에 불가피하게 거리두기는 무색해 지고 있고
평소에 스키장에서 들리던 하하호호 웃음소리는 장엄한 분위게 억눌려 들리지조차 않고 있습니다.
슬로프를 바라 보고 있노라니
새하얀 눈을 질주하며 내려오는 스키어와 보더들은
흡사 반지의 제왕에서 곤도르를 구하기 위해 내달리는 듯한 격앙된 표정으로
용감하게 질주하지만 이내 늘어진 줄을 보곤 오크와 같은 구겨긴 표정으로 뒷줄로 이동중입니다.
기다림 - 기다림 - 기다림 - 환희 - 쾌락 - 기쁨 - 절망 - 기다림 - 기다림
의 무자비한 루프는 흡사 이곳이 무간지옥인가 싶습니다.
공기조차 옷을 베어버릴듯이 날카롭네요..
아무리 보드가 좋아도 저같은 보린이 들은 이번주말은 피해야 될거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가볼까?' 하는 보린이 분들은 일주일만 더 참으시는걸 권합니다.
용평 핑크는 초보자 슬로프 아녔나요?
고이다 못해 썩은물들이 넘치는 이곳은 조금만 더 있으면
유전이 발견되어서 미국이 민주주의 배달하러 올거 같네요
이만 철수합니다. 잉잉
핑크에 뭔 상급자들만 있어
하지만,
그래도 잼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