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딩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알만한 로프트2 입니다.
저도 초보인지라.. 기술적인 부분은 차치하고 최대한 알기 쉽게만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냥 잠이 안와 써보는거니 두서가 없고 잡담스럽더라도 짜증내지 말아주세요^^;
제 스펙은 183cm, 88kg, 바인딩 각도는 15 -6 입니다. (트릭은 15 -12)
로프트2와 조합된 장비는 07-08 드레이크 포디엄, 06-07 디럭스 비셔스 입니다.
포디엄, 비셔스 모두 라이딩용으로 유명한 장비죠.
비셔스는 저를 위해 태어났다고 생각될 정도로 발에 딱 맞는 부츠지만
포디엄은 2-3회 연속 라이딩하면 발에 감각이 없어질 정도로 아픕니다 ㅜ_ㅜ
그래도 라이딩에 대단히 만족스러워서 전부 용서할 수 있습니다 크크..
로프트는 살로몬의 최상급 데크이자 오토카빙 머신으로 이름난 명기죠.
저는 라이딩용과 트릭용으로 데크, 부츠, 바인딩 모두를 따로 구분해 장비를 맞추는 편입니다.
때문에 올라운드 따위를 표방하는 데크는 싫어라 합니다.
모 아니면 도죠.
라이딩용이라 하면 오직 슬로프에서 턴하며 내려오는 것만을 연상하며
차라리 알파인을 타라는 분들도 계신데,
저는 하프 파이프와 베이직 알리는 라이딩의 범주라고 생각합니다.
라이딩에 좋은 데크가 파이프에도 좋다는 점은 대개는 틀림이 없습니다.
참고로 지금껏 경험해 본 데크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었던 데크는
0506 산타크루즈 DUO GOLD GLX 166 리미티드 버전이었습니다.
(일반 버전과 리미티드 버전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쇼군은 타본적이 없고 드래곤은 상태가 좀 구려서 객관적인 비교는 불가능합니다.
어쨌든 남들이 칼같은 그립력이라며 자랑해댈때 듀오는 166이라는 무지막지한 길이 때문인지
도끼날 같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엣지 그립력 하나만큼은 최고였습니다.
게다가 탄성 또한 엄청나서 라이딩 중 제대로 눌러주면 웬만한 알리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에어 투 카브가 이뤄지는 느낌을 받았죠.
(느낌이 그렇다는겁니다. 설마 진짜로 그럴리가 있겠습니까.. 헐헐~)
하지만 제대로 다뤄줬을때의 얘기지, 항상 그런 느낌을 받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루기가 어렵다는 점이 단점이었던.. 자동차로 따지면 닷지 바이퍼,
모터사이클로 따지면 가와사키 닌자 7R 정도로 비유하면 이해가 쉬울런지요?
어쨌든 그런고로.. 은연중에 듀오와 자꾸 비교하게 되더군요.
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로프트가 라이딩에 좋다는 말은 사실입니다.
다만, 오토카빙이니 뭐니... 요런건 개뻥입니다 ㅡ_ㅡ;
카빙의 달인, 후족 xxx님은 데크에 붙은 동그란 스티커를 누르며
'이거 누르면 무조건 카빙 된다면서요?' 라며 놀리시던데
시승 시켜드릴뻔 했습니다ㅡ_ㅡ;
눌러보고 한 번이라도 슬립 나면 인수하라고...
오토카빙은 고수들이나 하는말이지.. 저같은 허접 라이더는.. ㅜㅜ
아... 정신 상태가 삐끗할 시간대라 자꾸 이야기가 옆으로 새는데...
로프트가 최강의 라이딩 머신이라는 말은 어쩌면 동일 연식의 데크를 비교군으로 설정한다면
맞는 말일수도 있겠습니다.
04년 정도를 지나면서부터 라이딩용 명기라고 불리던 것들이 점점 자취를 감춰가는 느낌이거든요.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데크들도 점점 라이딩감이 약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로프트 역시 일단 전년도에 비해 소프트해졌습니다.
전년도의 데크는 사이즈가 안 맞아 시승은 못해봤지만 눌러본 결과 그랬습니다.
'라이딩용 데크는 하드해야 한다'는 선입견 때문에 구매 당시 많이 망설였죠.
하지만 결국 로프트의 이름을 믿고 질러버렸습니다.
(게다가 올해 버튼 장비들의 소가가 너무 높아져서... ㅡ_ㅡ;)
시승결과 오토카빙이란 소문에 속았음을 알고 슬로프를 치며 후회했지만
그래도 일정부분에 대해서는 동의하게 되었는데,
카빙을 이끌어내고 컨트롤하기가 쉬워졌다는 점 때문입니다.
얇은 사이드월 두께 때문인지, 코어에 무슨짓을 해놨기 때문인지,
좁고 밋밋한 사이드컷 형상 때문인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절대적인 엣지 그립력으로 따지면 예전에 타던 듀오에 비해 살짝 뒤쳐지지만
정말 다루기가 쉬운데다가 최근의 커스텀X나 T6, 수프라, 판테라 등등에 비하면
엣지그립력이 우월합니다.
만일 이 글을 읽고 계신 분이 출시 2-3년 이내의 장비만 타 본 분들이라면
끈적끈적하다고 느낄 정도로 최강의 그립력일겁니다.
플렉스가 이토록 소프트한데 어떻게 그들보다 그립력이 더 좋을 수 있는지
저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더군요.
혹시 원인이 무엇인지 아시는 분은 리플로 귀띔을 좀 부탁드립니다.
살로몬이 스키에서도 전체적으로 다루기 쉬운 장비를 만든다는 평이 있던데
아무래도 보드에서도 마찬가지인거 같습니다.
필요한 만큼만 발휘되도록 억제한 듯한 탄성은
라이딩 중 아무리 마음껏 누르고 리바운딩을 끌어내도 부담이 없더군요.
대신, 높이 위주의 알리나 변태스러운 쾌감의 에어 투 카브의 맛은 좀 별로입니다.
좋게 말하면 다루기 편한거고, 나쁘게 말하면 재미가 없는거죠.
예전에 듀오는... 리바운딩의 변태스런 쾌감에 빠져있다가
어느 날 상급 슬로프에서 제대로 날아가 데크가 부러졌을 정도였거든요.
(그 느낌을 못잊어 지금도 동일 모델을 수소문하며 구하고 있습니다. 전화번호는 쪽지로;;)
듀오가 난폭한 야생마라면, 로프트는 왕자의 잘 교육된 백마같은 느낌이랄까요?
듀오가 떠~엉~ 하고 크게 튕겨준다면, 로프트는 통~ 하고 귀엽게 튕겨줍니다 흐흐;
숏턴에서도 듀오가 가끔씩 기대 이상으로 튀어나오는 반발력 때문에 주의하며 라이딩해야 했지만
로프트는 마음이 편안합니다 ㅡ.ㅡ;;;
라이딩에 스트레스가 없더군요.
일단 엣지 그립력에 대해서 민감하신 분들이라면 로프트가 어느정도 도움을 줄 수 있을듯 합니다.
적어도 동일 년식의 데크 중에서는 최강이거든요.
살로몬 라인 중 최강의 라이딩 머신으로 03-04 ERA를 꼽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 시대의 라이딩 데크들은 죄다 발군이었습니다ㅡ,.ㅡ;
그러고 보면 매년 라이딩용 데크 중 엣지 그립력에 대해서는
살로몬이 항상 탑클래스를 유지하고 있었던 것 같네요.
아참! 베이스도 zeolite (질리엇? 지오라이트?) 라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베이스라던데..
일단 빠르긴 대따 빠릅니다.
진짜로 세상에서 젤 빠른지는 모르겠고,
카빙을 위한 속도를 얻기까지의 베이스 러닝 구간이 확연히 줄었습니다.
대신 무광 블랙이라 스크래치에 약하고 탑시트의 내구성도 별로입니다.
그닥 세게 부딪친것도 아닌데 탑시트가 쉽게 까지더군요.
실력이 중급 정도인데 카빙의 맛을 보고 싶다면 주저없이 로프트를 추천하겠습니다.
자꾸 슬립이 난다거나 엣지가 자꾸 터지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계시다면
로프트가 어느정도 도움이 될겁니다.
하지만 아시죠? 장비는 거들 뿐이라는거.
원래 할 줄 모르는 카빙을 만들어주는... 그런건 아닙니다ㅡ,.ㅡ;
그리고 베이스가 너무 빨라 베이직이나 너비스턴 정도를 하는 초보들이 탄다면 말리고 싶네요.
(초보자에게는 1000-2000 정도의 베이스를 가진 느린 데크가 실력업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꽃보더나 강습생 앞에서 카빙을 과시하기 위해서도 로프트는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어지간한 삑사리 정도는 눈감아주거든요.
스포츠카에 장착된 VDC나 ESP같은 차체자세제어 시스템 정도(?)의 효과는 볼 수 있을겁니다.
카빙 보여주다 엣지 터져서 사과 쪼개면 그게 무슨 쪽입니까... ㅜㅜ
자동차 역시 지나치게 하드한 서스펜션은 코너링에 좋다지만 한번 삑사리 나면 그대로 황천행입니다.
로프트의 어느정도 소프트한 플렉스가 같은 원리로 실수를 받쳐주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신뢰도 0%의 개똥같은 이야깁니다.
그만큼 다루기 쉬우면서도 훌륭한 운동성을 갖추었단 얘기죠.
다만 야생마 같던 옛날 라이딩 전용 명기들의 소름돋는 쾌감이 그리워집니다.
로프트는 기능성은 충족시켰지만 감성은 자극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다음 시즌에도 야생마 한마리 찾아 쇼핑몰과 중고장터를 헤매이게 될 듯 하군요.
잠꼬대같은 시승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께는 복이 있으리~
저는 최근 살로몬의 EQ 라는 엣지 시스템의 사용감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저질 라이딩이 좀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