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 원정을 다니시는 보더 분들을 보며 괴물 또는 환자라고 동경만 했었는데, 여행 유튜버로서 촬영을 다녀오느라 카자흐스탄의 그 유명한 침블락(Shymbulak) 리조트를 다녀오게 됐습니다.
침블락 케이블카(곤돌라)는 해발 약 1,500m에서 시작하고, 리조트 베이스는 해발 2,200m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알마티에서 택시로 약 25분, 요금은 시내에서 약 7천 원 수준으로 매우 저렴합니다. 당일권 가격 역시 2만 4천 원 정도에 불과해요. (그러나 시즌권은 100만 원이 넘는 아이러니... 현지인과 계산해 보니 43번 이상 가야 본전이라는 계산이 나왔어요.)
제가 갔던 날은 (2023년) 12월 3일인데, 카자흐스탄에도 이상고온이 닥치면서, 베이스와 제2 베이스(해발 2,860m) 사이 슬로프 상태가 나빠지면서 통제됐습니다. 해서 정상적인 슬로프는 정상(해발 3,200m)부터 제2 베이스 정도까지만 열렸었어요.
제2 베이스는 오전 10시 기온이 -3도, 낮 2시 기온이 11도로 극단적인 고온 상황을 보였습니다. 해발 3,200m 정상 역시 오전 11시 기온이 -2도 정도. 말도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알마티가 서울보다 평균적으로 더 추운 곳이거든요.
제가 다녀간 며칠 뒤 -40도 가까이까지 떨어졌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일(2월 17일)도 정상은 아침에 -36도, 낮에도 당분간 -25도 안팎으로 예보되어 있으니, 겨울에 타기가 생각보다 쉽지는 않은 곳 같습니다.
암튼 이날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이었는데, 초급/고급 슬로프가 있는 남사면에서는 얼굴이 탄다고 해서, 현지인으로부터 선크림을 받아 바를 정도였습니다. 햇빛이 안 드는 북사면(중급) 위주로 타라고 하더라고요.
설질은 뭐... 정상 부근은 파우더라 미친 듯한 칭찬을 남발했으나, 하단 근처부터는 슬로프 운영 중이면서도 대놓고 제설기 틀어서 보강 제설을 하더군요. 내려가다가 눈가루 맞는 건 둘째 치고 심한 범프 발생. 경사는 중급이라지만 상단~중단까지는 용평의 메가그린 수준, 중단~하단은 용평의 예전 골드환타스틱과 비슷한 중상급 느낌. 다만 눈이 전반적으로 부드럽다 보니 타는 재미는 있습니다.
한국보다 더 추운 카자흐스탄에, 심지어 해발 3천 미터가 넘는 리조트라 겨울에 타기 좋은 곳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반 만년설이라 최소 4월 말, 최대 5월까지는 설질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현지인들의 말을 들으니, (한국으로부터 거리는 조금 있지만) 봄 무렵에는 가 볼 만한 흥미로운 곳이라 생각됩니다.
당시 오픈된 슬로프 2곳을 직접 달리면서 영상을 찍어봤습니다. 이 영상은 여행 8편이고, 7편에서는 시내 렌탈샵에서 의류부터 각종 장비 대여하는 내용까지 담아봤으니, 참고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https://youtu.be/CDX6awbYC38?feature=shared
싸고 맛있고 경치좋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