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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혹은 독백이라서, 말투가 부드럽지 않을수 있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거슬리는 분은 건너 뛰시기를 권유 합니다. ;;)
흔히 말하는 인복이 좋은 편이라고 생각되지는 않아도,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하루이틀 시간이 갈수록 '긴시간'을 함께 하는건 쉽지 않은 일. 이따금 여행이라도 가면
누구는 교통편을 제공하고 다른 쪽이 숙소를 해결하면 나머지도 선뜻 나서니 좋은 사이.
나름 정성을 들여 저녁 식사를 준비해 줬는데 입맛에 맞지 않네~. 따위는 용서가 없다.
신경 쓰며 운전하는데 '니 차는 승차감이 이게 뭐냐' 했다가는 귀싸대기를 각오 해야지.
얼떨결에 용평에 끌려 들어 갔을 때는 친구가 교통편 담당이었다. 소위 말하는 "운짱".
자기는 보드 타고 가겠다며 차에서 기다리겠냐는 친구에게 순간 한마디 나올 뻔 했으나,
그정도 일에 화를 낼수는 없는 일. 결국 보드 가르쳐 주겠다는 꼬임에 넘어가고 말았다.
대학 1학년때 만나서, 서로의 생활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고 큰 역할을 담당한 사이다.
그 친구의 첫 외박부터 군생활의 모든 휴가는 물론, 전역하는 날까지 집안 식구들 보다
내 얼굴을 먼저 봤었지. 그 친구 아내와 지금도 어울릴수 있는 것도, 연애 9년을 옆에서
고스란히 지켜 본 때문이리라. 지리산 종주를 한번이나마 제대로 잡아 달라기도 했었고,
자전거 타고 춘천을 가보고 싶다고 해서 구국도를 따라 8월의 뙤약볕을 즐기기도 했었다.
소양댐까지는 몰아 올렸으나 도저히 서울 복귀는 못한다고 뻗어서 혼자 와야 했지만. ㅋ
그런 친구가 보드 타겠다고 투정 좀 했다고 화를 내는건 아니지.. 판대기를 질질 끌고
나무 의자에 나란히 앉았다. (예전에 용평 리프트 좌석의 재질은 정감있는 나무였다.)
"발을 묶으면 넘어질 때 위험하지 않아? 그냥 타다가 여차하면 뛰어 내리는게 낫겠다"
나로서는 신중하게 물어 봤건만 대답은 간단하다, "야~ 그냥 남들 하는대로 따라 해~"
리프트 내리니 친절한 지시가 내려 온다. "바인딩 이렇게 묶는거야. 봤지?" 따라 했다.
"이렇게 타는 거야. 됐지? 점심때 데릴러 올께~. 귓전에 메아리만 남기고 사람은 갔다.
아뿔싸~, 오늘은 제대로 기나긴 하루가 되겠구나.. ㅠ.ㅠ
그나마 오전권만 끊은 덕에 대략 4시간의 고행으로 그날은 흘러갔다. 열흘쯤 지나고서
걸려 온 전화, 보드 타러 갈건데 합류하겠냐고. 정직하게 말을 하면 동참해야 의리지~.
그렇게 한번 두번 같이 다니다 보니, 거기서 상당한 재미도 느껴졌다. 사람이 평소에는
앞뒤로의 동작에만 친숙하다가 '옆으로' 움직여진다는 것에서 묘~한 느낌이 드나 보다.
하지만 그 재미와 함께 불청객 또한 오셨으니, 넘어질 때 엉덩이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신교대 훈련병의 낮은 포복'하는 속도와 비슷할 때는 어느 정도 버티고 참을만 했으나
'숙달된 조교'를 추월할 정도가 되자 심각한 상황. 고통의 문제를 넘어 부상의 우려다.
엉덩이에 패스트리 빵을 넣고 있었으면 피자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표현이 진부하군~.
21세기 언어로 다시 해보자) 주머니에 아이폰이 있었으면 아이패드로 변할 충격량이다.
뭔가 대책이 필요했다...
꼬리.
4부 제목을 "내 엉덩이 보호대는 에어 쇼바~." 라고 정해 놨었는데, 최소한 PV=nRT 와
베르누이 정리가 나와야 '제대로' 웃을수 있는 내용이라서.. 살짜기 망설여지네요. ;;
"꽃보더가 전화 번호를 달라는데" 를 쓰려니 실존 인물들의 미묘한 얘기라 조심스럽고.
이래저래 어렵다는... ;;
경기에 졌다고 골키퍼만 족치거나, 국대 해체하면 안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