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 결혼한 새신랑입니다.


보드를 좋아하는 많은 분들이 한번쯤 상상해 봤을만한 '신혼여행 보드원정'을 해냈습니다 제가.

남들 다가는 따뜻한 지역은 늙어서 힘없을때 가고 남편 소원인 휘슬러로 가자고 했을때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지만, 이내 진심이라 느끼고, 저의 진심을 받아준 착한 아내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해외여행은 종종 가봤지만, 보드원정은 처음이기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하나하나 준비하는데 막연하더군요..

휘슬러 원정기는 검색하면 나오는데.. 휘슬러로 신혼여행 가신분들은 거의 없기에.. 

(휘슬러에 가서 듣기로 일년에 한국인은 두세커플정도 신혼여행으로 오는것 같다고 합니다)

혹시나 휘슬러를 신혼여행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신혼여행의 관점에서 제 경험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예약

비행기 - 휘슬러는 캐나다 벤쿠버 공항에서 셔틀버스로 2시간정도 거리에 있습니다

            결혼 준비로 심신이 지친 상태를 고려, 어쩔수 없는 이코노미 인생이라면 인천-벤쿠버 직항만을 생각했습니다

            아시나아 / 에어캐나다 중 '가격'과 시간을 보고 에어캐나다를 선택했습니다 (인당 약 70만원)

            -하지만 에어캐나다에서 주는 모든 음식은 맛이 없었습니다. 

호텔 - 신혼여행의 의미를 두고, 무조건 호텔 중 선택을 하였습니다

         휘슬러에는 아주 많은 숙박시설이 있는데 곤도라와의 접근성, 호텔등급, 스파, '적정가격'등을 고려해

         휘슬러 힐튼 주니어 스위트룸 4박5일로 결정했습니다 

         호텔 예약은 여행사를 통해 했고, 3일 리프트권, 공항-호텔 셔틀권, 여행자보험까지 (113만원)에 결재했습니다

슬로프가이드 - 제가 길눈이 밝은 편이지만 100개가 넘는 슬로프 중 우리 부부가 탈수 있는 슬로프를 제한된 시간동안 

                     헤메지 않고 찾아가기는건 무리가 있다고 판단, 슬로프 가이드를 알아봤습니다. 현지에 삼삼오오 무리를 

                     이루어 캐나다 할머님 할아버님들이 무료로 슬로프 안내를 해주는 것도 있지만, 외국어 능력의 높은벽을 인정

                     하고, 한인 가이드를 섭외했습니다.(캐나다 스키전문 여행사를 통했습니다) (30만원)

스냅사진 - 결혼전 남들 처럼 스튜디오, 작가섭외해서 스냅사진 찍는게 너무 싫어서 완강히 거부하고,

               식전 스냅을 와이프와 주말 여행다니면서 셀프 스냅을 촬영했습니다. 

               (겸사겸사 평소 가지고 싶었던 풀프레임 미러리스 카메라와 렌즈를 갖게 된건 덤)

               셀프 스냅이 추억이 남고, 우리만의 사진을 얻게 된건 좋았지만, 와이프를 위해 휘슬러에서 스냅사진을 할 수 있을                      까.. 하고 찾아보니 현지 한인작가분이 계셔서 예약을 했습니다 (캐나다 스키전문 여행사를 통했습니다)(50만원)


-장비&실력

주변 이야기로는 니 데크로는 휘슬러 파우더가면 탈탈 털릴것이다.. 니 옷으로 휘슬러 파우더 가면 다 젖는다..고 하더군요.

휘닉스 파크 강설에 최적화된 실력과 장비로는 힘드니깐... 장비를 한번 장만해 볼까?! 라고 했지만,, 와이프의 벽 또한 높았습니다..

와이프는 2년차.. 시즌권1년차.. 작년에 빡세게 알려주었지만.. 아직 비기너와 프레스의 경계를 오가는 정도..

저는 98년 중학교 3학년때 시즌 처음 보드에 발들여서 이래저래 군대2년 빼고 15년정도차..지만 실력은 그저그런... 

와이프는 평소에 타던 장비, 옷 그대로, 저는 데크만 친구놈의 오가사카를 빌리고, 빌린 데크 상할까 헝그리보더 중고장터를 이용하여 휠백 1개를 10여만원 정도 구했습니다.

휘슬러로 떠나기전 우리의 실력으로 충분히 즐기고 올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지만.. 실력과 상관없이 충분히 즐길수 있었습니다. 저는 백마운틴도 하고 싶고, 헬리스킹도 하고 싶고 이것저것 다 하고 싶은데.. 와이프는 낯선 곳에서 묻힐 순 없다고,, 거부 의사를 완강하게 밝혀 같은 리프트 방향으로 내려오되 와이프는 정해진 슬로프를 타고 저는 그 슬로프 옆에 있는 -우리 나라로 치면.. 펜스를 넘어가서 시즌권을 강탈당할. 하지만 안전한- 눈밭으로 타고 다녔습니다 

직접 경험해 보고 느낀건.. 장비와 실력은 즐기는데 아무 의미없다. 다만 실력이 있다면 좀더 많은걸 해볼수 있다.입니다.


-날씨&슬로프 상태

처음부터 신혼여행을 휘슬러로 계획한건 아니고, 파리로 배낭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갑작스레 파리 테러가 일어나서.. 신혼여행을 불안하게 갈 순 없다하여 휘슬러로 급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4월~5월에 하려던 결혼식을 휘슬러의 슬로프 컨디션을 고려하여 급 3월 말로 당겨 진행하였습니다. 3월22일 서울 출발. 한국 스키장은 일이주 후 폐장 분위기고, 휘슬러는 한국보다 위도와 고도가 높다하나 같은 북반구 같은 계절인지라 눈 상태 걱정을 하였는데. 3월 말의 휘슬러는 아래 빌리지쪽은 봄, 곤도라 중반 이후부터는 겨울이었습니다. 저희가 머문 기간중 절반 이상 눈이 내렸습니다 / 빌리지엔 비가 오구요. 현지인들 얘기로는 4월까지도 충분히 탈수 있다고, 픽으로 올라가면 6월에도 탈수는 있다고 합니다


-쇼핑

해외여행 갈때마다 사지도 않을 명품샵에 들리는데 지쳤는데.. 휘슬러에는 샵이라곤, 보드/스키 용품샵과 술집, 기념품 가게 정도만 있습니다. 시즌 막바지여서 그런지 할인도 많이하고, 한국에서 볼수 없는 물건들도 많았습니다. 결혼 할때 많이 도와준 친구들에 줄 휘슬러로고가 붙은 비니, 휘슬러 로고가 그려진 스타벅스 머그컵등을 득템 하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와이프가 원하고 원하던 커플 보드복. 휘슬러에서 장만했습니다. 원피스룩으로.. 여태 입었던 보드복중 가장 마음에 듭니다

두개 40%정도 할인해서 50만원정도 지불했습니다


-식사

휘슬러는 캐나다 내에서도 물가가 높은 동네라고 합니다. 그래도 신혼여행인지라 소고기도 사먹고, 이것저것 먹으면서 배 안 곪고 다녔습니다. 에어캐나다에서 주는 음식을 보고 느꼈지만, 캐나다 음식은 맵고 짠걸 좋아하는 저한테도 많이 짰습니다. 그래서 맥주를 많이 마셨습니다. 호텔 룸에 조리공간이 있어서 빌리지 안에 슈퍼마켓에서 재료를 사와서 아침은 간단히 해 먹기도 했습니다. 


-총평

큰 기대를 품고 떠난 휘슬러. 회사업무 때문에 4박5일이라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역시 명불허전이라고나날까? 수많은 슬로프중 극히 일부만 들어가봤지만 압도적인 스케일이 체류내내 저를 들뜨게 만들었습니다. 와이프는 우리는 신혼여행이 아니라 훈련을 갔다왔다고 하지만.. 또 가고 싶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겨울은 훗카이도 원정을 준비 중 입니다. 이것이 원정이 원정을 낳는 결과입니다

결혼을 앞둔 보더커플분들에게 '보드원정신혼여행'은 생각만으로도 설레이는 추억이 됩니다

2.jpg

-휘슬러산 중턱. 뒤로 보이는것이 블랙콤산 입니다 엄청 큽니다


3.jpg

-작가분께서 찍어주신 스냅사진 중 1 / 와이프가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입니다


4.jpg

-휘슬러 산 peak 에서 블랙콤 산 peak으로 이동하는 곤도라 peak to peak입니다. 하늘은 나는 기분이랄까?


5.jpg

-peak to peak 에서 찍은 사진. 정식 슬로프가 아닌거 같은데 어린이도 혼자 탑니다. (어린이같이 보입니다)


짙은눈썹

2016.09.04 01:20:42
*.120.16.102

와.... 멋지네요!!

저는 신행으로 루스츠 갔습니다만

여기도 가고 싶네요!

loverman

2016.09.05 00:13:35
*.247.41.130

저도 올4월초에 신행으로 Banff 다녀왔습니다~^^


11taurus

2016.09.08 19:34:49
*.107.106.10

역시 헝그리보더에서 보드원정 신혼여행은 그렇게 특별한 일이 아닌가 보네요 ^^


폴바셋

2016.09.09 12:09:06
*.18.67.214

와,,신행을,, 역시 서로 좋아하는 관심사가 같아야 가능한일인거같네요

멋지십니다

코콜카라

2016.09.10 12:47:03
*.153.140.5

사진에서 행복이 듬뿍 묻어나오네요~

돈까스와김치찌개

2016.09.18 14:33:54
*.62.67.47

아..저도..1월 결혼식인데.. 신혼여행을 하와이나
스위스 쪽으로 가려고 플래너님 통해서 견적 요청 해놨는데..휘슬러..그림이네요..훈남훈녀부부~~~

조선낙엽

2016.09.26 13:40:35
*.237.127.249

저도 올해 3월 다녀 왔는데 신행 캐나다 ㅋㅋ

추억이 새록새록 ㅋ

soulpapa

2016.10.14 12:25:13
*.96.183.173

전 지난달에 10년만에 벤쿠 다녀왔는데 휘슬러 올라가서 겨울이 아니기에 아쉬움만 남기고 왔습니다.

신호 초에 많이 많이 다니세요 아이생기면 어떻게 되는지 아시조???

부럽습니다 ㅠ ㅠ

Ba-Kick

2016.10.17 15:41:58
*.94.98.203

ㅋㅋㅋㅋ 윗분 댓글.. 맘에 듬.  아들 하나 있습니다. 12월이 첫 돌이에요. 간신히 토욜 오전보더로 합의했습니다. ㅋㅋ

DandyKim

2016.10.18 18:42:16
*.109.113.128

재밌게 잘 읽고 갑니다~~

사진 넘나 멋지네요!


항상 행복하시길~ ^^

MOOON

2016.10.31 15:35:47
*.248.189.1

내년 2월 휘슬러 신행 준비하고있어요 ! 글 읽고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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