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우 높은 발등과 넓은 발볼의 소유자로,

한국인 족형에 가장 잘 맞는다는 아식스 운동화를 겨우 정사이즈로 신긴 하지만 그마저도 빡빡하고,

발볼별로 나온다는 뉴발란스 운동화의 넓은 모델을을 신어야, 아...발 편하구나... 하는 발의 소유자 입니다.


발을 실측하면 276mm, 278mm에 발볼이 113인가 나오더군요.

 

보드를 타며 처음에는 나이트로 팀 285부츠로 시작해서,

한동안은 계속 285를 신었고,

나이키 부츠는 285도 발이 아팠었지요.

그러다 살로몬의 시냅스 와이드를 알게 되었고,

시냅스 와이드 275 역시  몇일은 발이 아파서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노스웨이브 부츠(디케이드)는 어느정도 편하게 신을 수 있었지만, 부츠 자체의 성향이 저하고 좀 안맞아서 방출..


그러다가 만난 부츠가 라이드의 트라이던트/인사노였습니다.

275mm 정사이즈를 신는데도 발이 편안한....

그런데 묘~하게도 K2 쓰락시스는 발이 아프더군요..ㅎㅎㅎ


이번에 새로 나왔다는 K2 메이시스와이드 270mm는 잠깐 샾에서 신어보니 발이 편하긴 했습니다.

하지만, 270mm와 275mm는 같은 아웃쉘을 쓴다는 썰 에따르면.. 큰 효용이 없는 것이라..


그런데 지난 GMP 앰버서더 모임을 하던 날 BBR에서 신어 본,

인튜이션 박대표님의 노스웨이브 260부츠에 인튜이선 럭셔리 로우볼륨 250mm를 피팅 한 부츠는,

신기하게도 발이 편했습니다.


그래서, 언제한번 도전을 하리라... 생각은 했으나.

도전을 위해 제값주고 물건들을 들이는 것은 좀 오바인 것 같아 기회만 노리고 있었습니다.


중고장터들을 계속 모니터링 하던 중.

상태 깔끔한 도메인 265mm를 발견해서 일단 사 두었고,

이후에 드림라이너 250mm 로우볼륨도 들여오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일차적인 재료 준비는 끝났고,

집에 있는 컨벤션 오븐을 써서 구워볼까(100도로 7분가량 구우면 됩니다.)했는데...

오븐과 이너의 사이즈가 너무 딱 맞았고,

집에있는 컨벤션이 위쪽 열관이 계속 들어오는 구조라 피팅에 부적합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이너에 고기냄새가 빼일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와이프의 등싸대기가 가장 무서워서 "쌀"을 활용한 홈피팅을 하기로 했습니다.


쌀이 대략 1.5kg~2kg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쌀값도 만만찮아서,

인터넷을 뒤져 가장 저렴한 인남미 2kg을 택배 포함해도 만원이 안되는 가격에 샀습니다.


그리고, 한켤래는 쌀을 넣고, 나머지 한켤래는 잘라서 토캡으로 쓸 거의 안신는 보드양말과

슬로프에서의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좀 넉넉한 피팅을 해 줄 두꺼운 보드양말,

매끄러운 진입을 보장해 줄 스타킹을 대체할 얇~은 신사양말,

뜨거운 쌀양말을 잡기 위한 목장갑

기마자세를 도와 줄 두꺼운 책 까지 준비해서 준비물 세팅 끝.


1.jpg


 

양말에 쌀을 넣는 과정은, 손이 두개라 사진을 못찍었습니다. 충분히 소세지 모양이 되도록 넣어주고 끝을 묶어주면 되는데,

하고나서 보니, 어짜피 부츠 앞코까지 들어가야 하는거라 쌀을 너무 많이 넣을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제 경우는 거의 1.7kg 정도 들어간 것 같습니다.

2.jpg


그리고 전자렌지에 넣고 데워 줍니다.


3.jpg


인튜이션사에서 제공하는 메뉴얼상 가정용 전자렌지는 7분이라 되어 있는데,

해 보니, 쌀 양에 따라 데우는 시간이 달라져야 합니다.

당연히 쌀이 많을수록 더 오래 데워야 하고, 제 경우는 10분정도 데웠을때 쓸만한 온도가 나왔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한쪽을 성형하고 나서 다른 한 쪽을 성형할 때는 잔열이 남아 있어서 조금 짧게 가열해도 충분한 온도에 도달합니다.

4.jpg


다 데워지면 목장갑을 낀 손으로 양말을 이너에 넣어줍니다.

만약 인솔이 있다면 이 단계에서는 인솔이 빠져 있어야 합니다.

손으로 대략적으로 밀어넣고 나서는 뒷꿈치 / 앞꿈치 순으로 바닥에 두들겨서 양말이 앞코까지 골고루 자리 하도록 합니다.

저는 이너 레이스와 아우터 레에스를 충분히 풀고 벌려서 공간을 확보 한 다음

양말을 넣고 아우터의 윗쪽 레이스를 조아주는 방법을 썼습니다.

 5.jpg


그리고 설명서에는 없지만..

열이 조금이라도 덜 도망가도록 수건을 접어서 말목 부분에 덮어 주었습니다.

6.jpg



설명서에 이너 종류별 가열시간이 나와 있습니다.

이너의 볼륨에 따라 가열시간을 다르게 하라고 되어 있었는데,

저는 집의 전자렌지를 믿을 수 없어서, 드림라이너 로우볼륨인데도 7분정도 넣어두었습니다.


7.jpg


이너가 데워지는 동안 이제 발을 넣을 준비를 합니다.

쌀을 넣었던 양말의 나머지 한쪽을 과감히 잘라 토우캡을 만들어 줍니다.

안해도 큰 관계는 없다고는 합니다만.. 전 발이 안아프고 싶어서..

해 놓고 보니, 저것보다는 조금 더 길게 잘랐어야 하나..하는 생각을 했었지만, 이미 잘랐으므로...ㅠ

8.jpg


이제 토우캡이 비뚤어 지지 않게 조심스레 보드양말을 신어주고, 그 위에 얇고 미끄러운 스타킹 혹은 신사양말을 덧신어 주면 준비 끝.

9.jpg


이너가 다 데워지면 쌀양말을 빼 주고, 재빨리 인솔을 삽입 한 다음 부츠를 신어주고, 이너와 아우터의 줄을 꽉~ 조아줍니다.

줄을 조아주는 중에 발이 이너에서 바른 위치를 잡도록 과감한 프레스(스쿼트하듯이)를 수차례 반복해 주며 줄을 조아줍니다.

그리고, 두꺼운 책의 도움을 받아 전향자세를 잡고 7~8분정도 기다려 주면 성형이 끝납니다.



한쪽이 끝나면 다른한쪽도 위 과정을 반복 해 주면 성형이 끝납니다.



PS 1. 성형이 끝난 후...

원래 스키장에서 신는 얇은 스키양말을 신고 부츠를 신어보니...

발이 쑤~욱~ 들어갑니다.

물론..

인사노나 트라이던트에서 느꼈던 편안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싶은 수준은 되네요.

그리고...

발 아프면 인솔 빼죠 뭐..


PS 2. 그럼에도 전 와이드 데크 탈 거에요. 와이드 데크가 주는 편안함이 또 있기 때문에...


맣아지

2018.11.10 19:26:39
*.233.128.105

저도 집에서 쌀 피팅은 해봤지만. 전문가에게 가서 전용오븐으로 피팅하시는 걸 추천합니다.

전용오븐 피팅이 100이라면, 쌀피팅은 한 50 정도 되는거 같아요

취향

2018.11.10 19:34:04
*.215.145.165

그거야 그렇죠... 하지만... 전문가 찾아가는 비용이 피팅비보다 더 드는 상황이라... 서울갈일 생기기 전까지 임시방편으로라도..^^

취향

2018.11.10 19:35:59
*.215.145.165

근데 그 전용오븐이.. 사실 별다른건 아니구요. 열선이 오븐 아랬쪽에서 작동하고 디지털로 온도/시간 제어되는 전기오븐이에요.. 이미 단종됐고, 중고거래가 한 오륙만원하는...

맣아지

2018.11.10 20:39:03
*.233.128.105

그거밖에 안하면 사고 싶네여 ㄷㄷ 부츠를 자주 바꾸다보니 

취향

2018.11.10 20:43:50
*.215.145.165

모델 알려드려요? ^^

중고나라에 가끔 올라오던데요..

맣아지

2018.11.10 23:31:45
*.233.128.105

네네 부탁드립니다 쪽지점!?

취향

2018.11.11 08:11:58
*.215.145.165

"비밀글입니다."

:

마크헌트

2018.11.12 10:06:05
*.39.138.24

저도 모델좀 부탁드립니딘

앤드

2018.11.27 04:44:28
*.151.215.227

하임셰프 전기오븐~ 이게 비밀로해야되는건가요?

날씬한곰

2018.11.10 20:12:02
*.200.53.87

우와... 대단하십니다...
저도 무슨 부츠를 신어도 발이 아파요.. ㅠㅠ
전 셀프로 할 자신이 없어서
낼 설 가는김에 학동 가서 발 실측도 해보고
에이시스,쓰락,인싸,트던 등 신어보고 바로 열성형도 받아서 오려구요..ㅎㅎ

취향

2018.11.10 20:45:06
*.215.145.165

네. 메이시스와이드도 한번 신어보세요.

파는곳이 한군데(보드人) 뿐이긴 하지만, 확실히 편하긴 했어요.

Nills

2018.11.10 20:17:26
*.129.246.83

디럭스나 시마노, 써리투 같은 전용오븐이 아니고 진짜 일반 전기오븐인거 같던데요. 인튜션 본사에 메뉴얼 영상봐도 홈피팅은 쌀로 하고, 샵피팅은 뜨거운 바람 나오는 블로워에 이너 넣은채로 부츠 자체를 꽂아놓고 가열하더군요. 

취향

2018.11.10 20:47:24
*.215.145.165

네. 본토에서는 블로워로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근데 스키쪽인지 보드쪽인지 누가 먼저인지 알 수 없지만, 제가 알기로는 스키쪽에서 인튜이션을 들여왔던 분이

좀더 쉽고 정교하게 가열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그 오븐" 을 찾았고,

캐나다 본사에 문의한 결과 좋은 방법이라는 답을 받고 나서 그 방법을 쓰고 있는걸로 압니다.

유일한 단점은 일반적 방법이 부츠와 이너가 결합된 상태에서 가열을 하는 반면,

국내 인튜이션의 방법은 이너만 가열한 후 집어넣는 방식이라는것인데,

그 단점으로 인해 생기는 불리한 요소는 없다시피 하니까요.(좀 뜨거운거 제외하면..)

근데 그 전용 오븐이라는게 뭐 특별할게 없어요.

부츠에 직접 열이 가해지지 않는 방법으로 가열되고, 디지털로 온도가 조절되고, 시간조절되는 그게 끝.

그리고... 제가알기로는 디럭스 등등도 그냥 그 오븐으로 가열하면 되는걸로.....

Nills

2018.11.10 21:22:04
*.129.246.83

 전 쌀피팅도 괜찮은거 같아요. 오븐 가열이 효과면에서 좋은건 맞는데 이너의 몰드가 너무 많이 변형 된다는 느낌이 듭니다.  

취향

2018.11.10 21:26:56
*.215.145.165

네. 관건은 중력의 영향으로 양말 발가락 쪽으로 쏠린 쌀 때문에 뚱뚱해진 양말 앞코를 어떻게 이너 잎부분까지 골고루 들어가게 만드느냐~ 인 것 같더리구요.
담에 또 할 일이 생기면 이너를 빼서 쌀양말을 넣은다음 이너채로 부츠에넣는 방법을 써 볼까 합니다.

라리라

2018.11.10 21:30:42
*.33.208.188

자세한... 내용이 좋네요,.. 그런데 누칼이 더 좋지 않을까요.

인튜이션 이너에만 쓰는 방법은 아니니까요

영어지만 동영상 가이드도 참고하세요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131&v=FH1Ig8TB72I

취향

2018.11.10 21:37:11
*.215.145.165

칼럼 울렁증이 있어서.......^^:;;;;;;

영상은 제가 봤던 영상이네요..

워낙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고 한거라놔서요..ㅎㅎㅎ

이클립스♠

2018.11.11 11:53:34
*.9.38.206

헉... 진짜로 자가성형을 하셨군요. ㅎㅎㅎ 워.... 메뉴얼대로 잘 하셨네요. 예전에 어쩐분은 태우신걸 봐서요. 좀 겁이 나더라고요. 헌데... 잘 성공하신듯 하미 축하드립니다.

취향

2018.11.11 12:14:09
*.215.145.165

헐~ 어떻게 하면 태우....

열풍기를 쓰셨나... 오븐에 빡세게 구우셨나...

쌀성형은 성형이 덜되면 몰라도 태울 걱정은 없는 듯 해요. ^^

앤드

2018.11.27 04:43:18
*.151.215.227

쌀을 전자렌지에 너무 과하게돌리면 양말이녹으면서 타요 ㄷㄷ 경험한1 인 ㄷㄷ


쿠키:

2018.11.11 16:15:55
*.38.18.213

고생하셨네요~ 잘 되었다면 다행이네요^^ 또 다른 방법으로 온도조절 되는 열풍기로 입구에 꽂아두고 100도에서 8분정도 가열후 피팅하니 골고루 잘 되었습니다

취향

2018.11.11 16:17:03
*.215.145.165

열풍기는 있는데 온도조절이 디지틸로 안되는 넘이라...ㅠㅜ

쿠키:

2018.11.11 16:18:58
*.38.18.213

에궁ㅠ 그래도 매뉴얼대로 잘하셨으니 올 시즌 발이 편하게 재밌게 즐기세요^^

파남이

2018.11.13 09:04:25
*.38.17.130

피터한테 받았던 경험 입니다
부츠신고 토쪽을 팍팍 엄지를 꽂아 넣고 발바닥 전체를 꽝꽝 구릅니다
이러니까 발바닥 모양대로 성형이 되더라고요 ^^

취향

2018.11.13 09:05:14
*.219.93.151

오~~퓌~터~ 씨는 캐나다 사람인가요? ^^

감사합니다.

파남이

2018.11.13 09:07:13
*.38.17.130

ㅋㅋ 한국 사람입니다 ㅋ
아 그리고 이너를 굽고 나서 이너를 먼저 신고 부츠를 신으면 쏙 들어가더라고요

취향

2018.11.13 09:13:39
*.219.93.151

아하..ㅋㅋㅋ

이너를 먼저 신고 아우터에 넣는 방법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스키 타시는 분들은 하드한 부츠 신을 때 이너부터 신고 아우터 신는 경우도 많다고..

-DC-

2018.11.19 10:02:53
*.70.54.79

쌀이 거부감 있으시면 바둑알이 대안이 될수있습니다.

취향

2018.11.19 10:04:26
*.219.93.151

오..바둑알도 전자렌지에 가열이 되나요?

이미 인남쌀로 다 해버린터라..^^:

소중한 팁 감사합니다~

惡夢

2018.12.15 01:25:00
*.176.131.215

사용했던 쌀을 일년째 보관중이긴 한데...

이걸 어찌해야할지 ㅎㅎㅎ


개인적인 의견으론 꼼꼼히 살펴서 하는거라면 그냥 부츠 구매한 샾이랑 별반 차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그냥 샾에서 받은 피팅이 그냥 대충대충 하는것으로만 보여서일지도 모르겠네요-_-


아니면 샾에서 한번 받고 그다음에 추가적으로 한번 더 작업해서 발에 맞은걸수도 있을거 같아요



피팅을 받았지만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개인적으로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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