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시즌 말이 되서 푹푹빠지는 습설이 되거나, 눈이 펑펑와서 파우더가 되면 슬롶에서 할게 없는 분들을 위해 급하게 만들어봤습니다.-ㅅ-/

마침 시즌말인데다가 눈도 펑펑 오네요. 그야말로 슬라이딩턴 연습의 최적의 환경이라고나 할까요 ㅋ

뭐 카빙도 재미있지만 사실 카빙은 묘기에 가까운거고, 라이딩 측면에서 보자면 슬라이딩이 좀더 요긴하겠죠.

특히나 터프한 곳에서 재미있게 타기 위해선 슬라이딩턴이 필수니깐요.


그런데 문제는 슬라이딩턴에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거죠. 이게 당연한게...데크가 미끄러지면 슬라이딩인건 맞거든요.

데크가 미끄러지지 않는 턴은 카빙턴뿐이죠.

그렇다면 슬라이딩턴을 '카빙을 제외한 모든 턴'으로 불러도 될까요? 그건 아니죠...

우리가 목표로 하는 슬라이딩턴이 실패한 카빙턴 같은건 아니잖아요?


그렇다면 우리가 배우고 익히고자 하는 '슬라이딩턴'이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이것을 아주 간단하고 원론적인, 우리가 이미 알고있지만 잘 의식하지 않는 쉬운 정의를 통해 살펴보죠.


일단 위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슬라이딩턴은 '슬라이딩'되는 턴이죠.

그럼 '턴'이란 뭘까요. 잘 된 턴, 좋은 턴이란 당연히 일정한 궤적을 가지는 턴이겠죠. 되도록이면 일정한 속도, 일정한 크기, 일정한 모양 말이죠.

사실 카빙턴을 배울땐 이런 정의가 필요가 없었죠. 왜냐하면 카빙턴은 일정한 모양을 가지지 않으면 아예 불가능했으니깐요.

그런데 슬라이딩턴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막 아무렇게나 타도 슬라이딩 턴이라고 해버린다는거죠.

그렇다면 여기서 우린 하나의 정의를 내릴수 있겠네요.

우리가 원하는 슬라이딩 턴이란 바로 '일정한 모양'를 가진 '슬라이딩' 되는 턴 이라고 말이죠.


그렇다면 일정한 모양을 가지면서 슬라이딩 되는 턴의 모양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일단 카빙턴의 모습을 살펴보죠.


toe-carving.gif

카빙턴이 이루어지는 모습입니다.

카빙턴은 전혀 슬라이딩(슬립)이 일어나지 않죠.



당연하다구요?

아니죠. 당연한게 아닙니다. 왜 카빙턴에선 슬립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그것은 턴이 이루어지는 시간과 데크가 회전하는 (로테이션)하는 시간이 정확히 같기 때문입니다.

다시말해 턴이 이루어지는 시간은 <<공전시간>>이라고 할수 있겠고 데크가 로테이션 하는 시간은 <<자전시간>>이라고 할수 있겠죠.

쌩뚱맞게 천문학 얘기지만, 달은 공전시간과 자전시간이 일치하므로 우리는 항상 달의 앞면만 보게되는것과 같은 이치지요.

달의 뒷면이 항상 바깥쪽을 향하듯이, 턴을 하면서 데크의 베이스는 항상 바깥쪽을 보게 되는것이죠.

1.jpg


즉 그림과 같이 턴(공전)이라는 일정한 주기에 데크 자체가 회전하는 로테이션(자전) 주기가 같은 사이클로 이루어지면 데크는 슬립없는 완벽한 카빙턴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그런데 슬라이딩 턴은 어떤가요?

슬라이딩 턴의 모습을 보죠.

heel-sliding.gif

2.jpg


우리가 이상적이라고 여기는 슬라이딩 턴의 모양은 초승달 모양이죠.

그런데 이런 초승달 모양을 그리기 위해선 데크의 로테이션(자전)이, 턴(공전)의 주기와 일치해서는 안됩니다.

조금 달라야 그런 초승달 모양이 나온다는 것이죠.

즉 슬라이딩 턴에서는 카빙턴과는 전혀 다른 로테이션이 쓰인다는 얘기입니다.


이 로테이션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3.jpg


그림과 같이 슬라이딩 턴을 위해서는 턴 초반에는 강한 로테이션을 주어야 하고, 턴 후반에는 약한 로테이션을 주어야 하는군요.

네, 네, 이건 당연한거 맞습니다. 여러분도 다 아시다시피 슬라이딩을 위해선 빠른 로테이션이 필요하다는거야 상식이죠.



하지만 과연 실제로 그렇게 라이딩을 하고 있을까요? 정말 턴 초반부엔 빠른 로테이션을 하고 있기는 한걸까요?

만약 이게 다 착각이라면???


'빠른 로테이션'이란 말엔 한가지 숨어있는 전제가 있습니다.

바로 '일정한 턴 속도'입니다.

시계바늘 분침이 12시에서 3 까지 가는동안 A가 30바퀴를 돌았고, 3부터 6까지 가는 동안에 B가 10바퀴를 돌았으면 A가 더 '빨리'돈게 맞겠죠.

근데 이것은 시계바늘이 '일정한 속도'로 돌았다는 가정하에만 성립하는 얘기지요.

만약 12부터 3까진 30분이 걸리고, 3부터 6까진 10분이 걸리는 시계라면...A와 B가 돈 속도는 똑같은게 되겠죠.


슬라이딩턴은 이렇게 고장난 시계처럼 속도가 아주 변화무쌍한 턴입니다. 특히나 경사에 민감하게 반응하구요.

대부분의 '실패한' 슬라이딩 턴에서는, 턴 전반부에는 속도가 느리고 중반은 가속으로 빨라지며, 후반에는 급격하게 감속해서 다시 느려지게 됩니다.

즉, 느림-느림-빠름-빠름-빠름-느림 의 단계를 거친다는거죠.

대부분의 라이더들이 이 시작 '느림' 단계에서 로테이션을 합니다. 따라서 이 느림 단계에선 로테이션을 급하게 하지 않아도 많은 회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기는 로테이션을 '많이' 했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실제로는 로테이션이 많이 이루어 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경우 근본적인 문제는 로테이션이라기 보단 애초에 느린 진입 속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이렇듯 슬라이딩은 단순하게 로테이션만 생각할게 아니라, 턴이 이루어지는 속도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그밖에도 경사, 전경-후경, 엣지각 등등...카빙처럼 전부 아구가 맞아 떨어져야 비로서 완성되는 턴과는 다르게, 슬라이딩에는 '완성'이라는 것이 없으며 모든 요소를 일일히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는 기계와 같아서 제대로 습득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할수 있죠.


때문에 이론적인 면에서 슬라이딩을 세세하게 다루기는 참 어렵지만, 일단 중요한것은 '빠른 로테이션'이 제대로 이루어졌는가에만 촛점을 맞춰도 어느정도 제대로된 슬라이딩 턴에 접근할수 있다는 것이지요.


쓰고나니 다 아는 얘기인데다가 별 영양가도 없는 얘기인거 같아 보이긴 하네요.-ㅅ-a

하지만 여러분들이 단순히 과장된 몸동작에만 연연하지 않고, 실제 로테이션의 수행으로 어떤 식으로 데크가 움직였는가에 집중하신다면 분명히 슬라이딩턴에 발전이 올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고수님들의 동영상에서 테일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턴 초반에 얼마나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테일이 날라가는지 등을 유심히 관찰해보시길 바랍니다.



끝으로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슬라이딩턴의 잘못된 예와 올바른 얘를 비교해서 살펴보도록 하죠.


첫번째론 처음 고각에 오르면 흔히 저지르는 실수의 예입니다.

4.jpg

이처럼 로테이션이 모자라면 급격하게 가속이 되면서 후반부에 엄청난 압력이 모이게 되죠.

여기에 저항해서 엣지를 많이 세우면 턴이 덕덕 거리거나 터지게 되구요.

여러번 타다보면 C에서 다운을 줘서 압력을 상쇄시키는 법을 배우지만, 공격적인 슬라이딩 턴과는 거리가 멀죠.






두번째론 고각에서 겁을 먹었거나, 로테이션에만 연연했을경우 저지르는 실수입니다.

5.jpg

위에서 말한 턴을 느리게 진입하는 경우가 바로 이것인데요.

문제는 이렇게 타면 초반에 데크 회전이 많아서 자기 로테이션이 느리다는 생각을 못할뿐더러,

어느정도 중경사에서는 B,C에서 압력처리를 잘하면 그럭저럭 잘타는 슬라이딩인것처럼 느껴진다는거죠.

하지만 고각으로 갈수록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압력을 받기 때문에 B,C가 아래로 주욱 늘어나기 일쑤죠.

게다가 B,C에서 많은 압력처리를 하다보니 다음턴 진입 속도도 느려지고 계속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죠.



마지막으로 슬라이딩의 좋은 예를 보도록 하죠.

6.jpg

좋은 슬라이딩 턴은 일단 턴 진입 속도가 빠릅니다. 그리고 로테이션도 빠르죠.

때문에 상당히 민첩한 몸 움직임이 필요할거 같습니다

물론 너무 빠르게 하려고 테일을 많이 날리면 스윙이 되거나 카운터가 될수도 있겠죠.

적당한 슬라이딩이 이루어졌다면 데크가 아래를 보는 가속구간에서도 슬라이딩을 통해 감속이 되므로 속도가 크게 붙지 않구요.

이렇게 압력이 충분히 해소가 되면 턴이 끝나는 순간에는 해소해야할 압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여유있게 다음 턴 준비가 가능하겠죠.




ps.

별 내용없는 칼럼이지만, 시즌 막바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맘에 최근 고민하고 있던 슬라이딩 턴에 대해 급하게 끄적여 봤습니다.

뭐 지금쯤 모두들 같은 마음이시겠지요. 시즌은 끝나가고...실력은 제자리고...ㅎㅎ

사실은 전에 약속드린 주제에 대해 먼저 써야 하는데, 시즌말 다급한 마음에 조금이라도 실전에 도움이 되는걸 써보고 싶었고...저 스스로도 한번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미천한 실력임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주제를 살짝 건드려 보았습니다.

그럼 남은 시즌 마무리 잘하시고 끝까지 안전보딩 하시길 바랍니다.

TEAM제로

2017.01.11 00:25:49
*.162.77.89

이글을 입문5년?이 지나서야 이제 읽게되었습니다. 큰 가르침 감사합니다. 왜 슬라이딩턴이 더 어려웠는지 왜 난 안됐는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360도자빠링

2017.01.18 01:14:09
*.206.217.250

와 정말 좋은 글입니다 추천합니다!!!!
많은 도움 되었습니다

레몽레인

2018.01.06 16:06:55
*.118.142.108

너무 지식이 짧아서 이해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노력중입니다..님이 쓰신 칼럼을 다 읽고 있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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