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Lunatrix입니다.

이번에는 전편에서 말한 ‘충돌하는 턴’을 위해 필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전경 후경’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전경 후경은 이전 칼럼에서 떡밥을 깔아 놨듯이 단순하게 전경 후경으로만 표현하면 무척 혼란스러운 개념입니다.
전경 ‘자세’이지만 후경 ’효과’를 볼 수도 있고, 반대로 후경 ‘자세’이지만 전경 ‘효과’가 생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칼럼을 쓰다 보면 이 부분이 큰 문제가 됩니다.
전경 후경을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앞발 축 노즈 프레스’ 또는 ‘앞발 다운 웨이팅’ 뭐 이런 식으로 자세와 행동, 효과를 한꺼번에 묘사 해야 하는데 지나치게 복잡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번에는 전경 후경이라는 용어가 가진 느낌을 그냥 그대로 쓰고, 꼭 필요한 부분에서만 부연 설명을 달도록 하겠습니다.
전경 후경의 자세와 효과의 차이에 대한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하시면 이전 칼럼(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mid=Colum&document_srl=26355973 )을 참고해주세요.




1.전경 후경이 필요한 여러가지 이유


이전 칼럼들에서 전경 후경이 필요한 이유를 몇 가지 설명 드렸습니다. 간략하게 다시 설명 드리자면,

첫째로 턴 시작 부분은 노즈가 드랍 하므로 전경이 필요하고, 턴 마무리엔 반대로 테일이 드랍 하므로 후경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

둘째로 슬라이딩에서 턴 초반 테일의 압력을 줄이기 위한 전경이 필요하고, 턴 후반 테일을 눌러 슬라이딩을 시키기 위한 후경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이 외에도 전경 후경은 턴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쓰이기 때문에 딱 잘라 말하기도 어렵고 라이더의 취향에 따라서도 조금씩 달라지게 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턴이 ‘가상의 벽에 충돌하는 것’임을 이해한다면 기본적인 전경 후경의 쓰임새 정도는 비교적 직관적인 모습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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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턴을 충돌하는 모습으로 이해한다면 턴을 진입할 때에 노즈가 먼저 ‘가상의 벽’에 충돌하게 되고, 턴을 빠져나올 때에는 테일이 남아서 튕겨준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가상의 벽’은 엣징으로 인한 설면과의 저항에 의해 만들어 지는 것이므로 턴 초반에 생기는 가상의 벽은 바로 데크의 노즈 부분이 되며, 턴 후반에 라이더를 튕겨주는 가상의 벽은 데크의 테일 부분이 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턴의 진입에는 노즈쪽에 프레스가 필요하다는 것이며 - <전경>
턴을 빠져나올 때에는 테일쪽에 프레스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 <후경>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원리에서 핵심적인 부분은 ‘자세’가 아니라 ‘프레스의 위치’ 라는 것이지요.

따라서 흔히 말하는 턴 초반에 ‘전경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말은 살짝 포인트가 어긋나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노즈 쪽에 프레스를 만들어야 한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턴 후반에는 ‘후경 자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테일 쪽에 프레스가 집중되어야 한다’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라이더가 박차고 나올 수 있는 ‘가상의 벽’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겼다가 사라지는 지를 말해 주는 것이 바로 전경 후경의 핵심적인 내용이라는 것이지요.
이렇게 충돌하는 턴에 대한 설명 없이 단순히 라이딩 중에 전경 후경 자세를 취하라고 하는 것은 라이더들, 특히나 독학 보더들에게는 전혀 의미없는 이야기가 되어버리는 것이지요.




2. 가상의 벽이 있는 턴과 없는 턴


그렇다면 가상의 벽은 어떻게 만들까요.
우리가 턴을 진입하는 순간 생기는 가상의 벽은 바로 ‘노즈쪽 엣징’에 의해 생기게 됩니다.
즉 데크의 노즈부분 부터 설면에 파고들면서 라이더를 받쳐주는 벽이 되고 이로 인해 프레스가 발생한다는 것이지요.
이때 충돌하는 턴과 낙하하는 턴은 다음과 같은 차이가 생깁니다.


a.강력한 횡력으로 진입하는 턴 (충돌하는 턴)의 경우

이런 턴은 턴 시작부분에서 노즈를 슬로프에 정확하게 컨택 시키는 것 만으로도 노즈에 강한 저항(프레스)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턴 초반에 굳이 전경 자세를 취하지 않아도 노즈 프레스가 확보 된다는 것이지요.
오히려 앞발을 뻗는 느낌으로 ‘후경 자세’를 취해 노즈를 슬로프에 좀 더 일찍 가져다 놓는다면 훨씬 더 빨리 노즈가 컨택하면서 턴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즉 이 순간의 자세는 앞발이 펴지는 후경이지만 (앞발 뻗기,오쿠리다시), 반대로 라이더가 느끼는 프레스는 테일 프레스가 아니라 노즈 프레스에 가깝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런 노즈 프레스는 이전 칼럼에서 설명한 ‘후경이지만 전경 효과’ (앞발 업 웨이팅)로 인해 발생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앞발을 뻗어 눌러주는 것이 후경 자세임에도 결국은 전경 효과를 낸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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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턴을 진행하면서 뻗었던 앞다리를 수습하면서 자세는 점차 후경에서 중경으로 회복되지만 라이더가 느끼는 프레스는 반대로 전경에서 중경으로 이동하게 되고, 막판에 데크를 좀 더 밀어줌으로써 완전한 테일 프레스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자세는 후경-중경-?경(테일을 미는 방법에 따라 다름)이지만 프레스는 노즈-센터-테일이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정답은 아닙니다. 라이더의 운용에 따라 다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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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자세와 프레스의 위치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과, 턴을 하는 도중에도 지속적으로 자세도 변하고 프레스의 위치도 변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라이더가 선택적으로 프레스를 운용한다고 볼 수 있죠.

이어서 턴을 마무리하고 다음 턴에 진입 할 때의 자세 전환은 다음과 같은 모습이 되게 됩니다. 이 부분을 빠르게 처리하면(테일에 압력을 모았다가 해방) 마치 데크를 앞으로 발사하는 듯한 느낌이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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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횡력이 없는 턴 (낙하하는 턴)의 경우

낙하하는 턴은 당연히 충돌이 없는 턴이므로 약간 ‘후경 자세’의 턴을 말합니다.

이전에는 공격적인 전경 자세가 안 나와서 자기도 모르게 후경이 되어 낙하하는 턴을 했다면, 최근에는 일본식 후경 축 라이딩 자세를 흉내내다 보니 지나치게 후경으로 타게 되는 경향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프레스 전환이 없는 후경 일변도의 라이딩이 되면 노즈 프레스가 생길 일이 없기 때문에 충돌이 아닌 지속적으로 낙하하는 턴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라이더가 느끼는 프레스도 항상 후경이거나 약간의 중경 느낌으로 타게 되지요.
때문에 프레스의 이동이 거의 없고 자세 역시 항상 고정된 자세로 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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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턴은 완만하고 느긋한 턴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퍼포먼스를 키우거나 공격적인 라이딩을 하기가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테일이 항상 눌려있긴 하지만, 횡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강력한 프레스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고각으로 가거나 턴이 어려워질수록 문제가 생기기 쉬움에도 불구하고 겉보기 자세는 얼추 a와 비슷하기 때문에 잘못된 점을 캐치하기가 어렵죠.
때문에 자세에 치중한 라이더들이 흔히 취하는 라이딩 형태가 되며, 이런 경우 설사 자세는 a와 유사하더라 할지라도 근본적인 턴의 구성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스킬 업이 더딜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턴을 구별하는 한 가지 방법은, 턴 마지막에 업이 얼마나 자연스러운가를 보면 됩니다.
막판에 끌어차듯이 일어나야 한다거나, 프레스가 모자라 엣지를 박차면서 일어나야 한다면 잘못된 것입니다. 제대로 된 a와 같은 턴은 억지로 일어날 필요가 없이 데크가 밀어주듯이 업을 할 수 있습니다.



3. 가상의 벽을 만드는 2가지 방법


그럼 b와 같은 턴은 어떻게 타야 옳은 방법일까요.
물론 가장 좋은 것은 강력한 횡력을 갖춘 뒤에 a와 같은 충돌하는 턴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앞 칼럼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강력한 횡력을 갖추는 게 마냥 쉬운 일 만은 아닙니다.

때문에 횡력을 갖추는 단계 이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은 b턴 처럼 아주 작은 횡력만 가진 상황에서도 전경 후경의 프레스 컨트롤을 사용하여 가상의 벽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횡력이 작은 경우에도 충분히 충돌하는 턴을 해낼 수 있으며 그런 충돌을 통해 다음 턴에서의 횡력을 확보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턴 처럼 데크를 밀어주는 힘이 크진 않기 때문에 발을 뻗거나 노즈를 컨택 시키는 행동으로는 노즈 프레스를 만들 수가 없죠. 그래서 필요한 것이 바로 전진 업이라고 불리는 ‘전경 자세’입니다. 좀 더 풀어 쓰면 ‘앞발 다운 웨이팅’이 되겠지요.

이것은 턴 진입 동시에 노즈로 몸을 던져서 앞발로 노즈를 밟아주는 것을 말합니다.
비록 횡력이 작아서 느리게 진입하였지만 노즈를 강하게 밟아주면 가압이 이루어지면서 노즈가 슬로프와 충돌하게 되고 결국 튕겨 나올 수 있는 힘을 만들어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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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전진 업 이후에는 자세를 중경->후경으로 이동시켜 가면서 차례로 밟아주는 과정을 통해 노즈에서 만들어진 프레스가 중경->후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렇게 축적된 프레스를 이용하여 턴을 강하게 탈출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더 많은 횡력이 확보되고 이를 이용하여 다음 턴부터는 더욱 선택의 폭이 넓어진 턴을 할 수가 있습니다. (횡력을 활용하여 다이나믹하게 탈 것인가 말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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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b와 같은 턴에서는 a와는 달리 앞발을 뻗는게 아니라 앞발을 밟는 방식으로 프레스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노즈 프레스를 만드는 방법은

a턴 처럼 횡력이 충분할 때에는 앞발을 뻗어서 노즈가 눌리도록 하는 방법
b턴 처럼 횡력이 없을 때에는 앞발을 밟아서 노즈를 눌러주는 방법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두 방법은 자세가 완전히 반대이기 때문에 턴을 자세로만 이루려고 한다면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두 행동의 목적이 모두 ‘노즈에 프레스를 만들기 위함’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각각을 구별하여 라이딩에 적절히 활용할 수 있게 되죠.

두 턴이 가지는 차이점을 이미지로 형상화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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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 속에는 리바운드가 발생하는 원리와 돌핀턴이 가능한 이유까지 모두 표현되어 있습니다.



4. ‘전진 업’의 함정


b턴에서 보여준 전진 업은 사실 단순한 동작임에도 제대로 수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전진 업이 자세를 바꾸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너무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흔히들 ‘몸을 앞으로 보내면 전진 업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자세를 바꿔 몸을 앞으로 보내는 것 자체가 처음에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작용 반작용에 의해서 몸을 앞으로 던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데크가 뒤로 당겨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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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데크는 라이더보다 훨씬 가볍기 때문에 전진 업 동작을 취한다면 라이더가 전진하기 보다는 데크가 잡아 당겨지는게 맞고, 따라서 ‘전진 업’이란 말 보다는  ‘데크 뒤로 당기기’가 더 바른 표현이 되죠.
그렇다면 왜 ‘데크 당기기’가 아니라 ‘전진 업’이라는 말이 나왔을까요?
그것은 전진 업을 통해서 만들어낸 프레스를 테일까지 전달해주게 되면, 이 프레스가 턴 후반에 해방되면서 몸을 앞으로 튕겨주게 되고 이때 튕기는 힘으로 ‘진짜’ 전진 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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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에 축적된 프레스로 전진업을 하는 모습 (相沢盛夫★スノーボードトレーニングマニュアル 아이자와 모리오★스노보드 트레이닝 메뉴얼)


따라서 <‘전진 업’이 제대로 완성 되어야 ‘전진 업’이 가능해진다>는 알쏭달쏭한 순환고리가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전진 업이 자세의 변화라고만 생각하는 독학보더들은 데크를 당겨야 한다는 것(또는 당겨진다는 것)을 모르고 몸 만 앞으로 던지려고 노력하게 되지만 몸을 앞으로 던져줄 만한 힘(턴을 통해 모아진 테일 프레스)이 없기 때문에 전진 업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턴 초반 적극적이면서도 순간적으로 이루어지는 전경을 포기해 버리거나 아니면 아예 지속적인 전경을 줘버림으로써 프레스의 전환이 안되어서 테일이 터져버리게 됩니다.

전진 업이 어렵거나, 전진 업이 어떤 것인지 느껴보지 못하신 분들은 엣지 체인지 순간에 데크를 살짝만 당겼다가 턴 후반에 민다는 느낌으로 전경->후경을 취해보시면 그 변화가 확실하게 느껴지실 겁니다.
(다만 공포의 노즈 다이브가 기다리고 있으니 습설이나 고속 라이딩에서는...)



조금 사족을 달자면


이러한 전진 업, 그리고 테일로 프레스가 옮아가는 과정은 사실 매우 복잡하고 감각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달성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 부분을 턴의 <전반> <중반> <후반>에서 나타나는 ‘3가지 자세’만으로 설명하려고 하거나, 또는 그런 식으로 이해하는 것보다 연속적이고 통합적인 움직임으로 이해해야 하는게 사실 맞습니다.
단순히 자세 3종 셋트로 이를 이해하려는 것은 마치 복잡한 덤블링 동작을 찍은 사진 3장을 보여주면서 똑같이 따라하라는 얘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이번 칼럼에서 지금까지 나온 그림들 역시 사실 큰 의미는 없습니다. 100% 이해하기도 어렵구요.
이러한 전경 후경, 즉 프레스 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턴의 전반에 흐르는 지속적인 움직임의 리듬감과 타이밍이 훨씬 중요하지 순간적인 자세가 어떻게 나오냐는 단지 참고 사항일 뿐입니다.



5. 노즈 프레스가 테일 프레스로 전환 되어야 하는 이유


전진 업이나 앞발 뻗기 등으로 만들어낸 노즈 프레스는 턴 전반에 걸쳐 활용, 또는 소비된 뒤에 테일쪽으로 옮겨지게 됩니다.
프레스를 테일로 옮겨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이지만 단순히 말해서 충돌 이후 턴 마지막 순간에 테일이 라이더를 튕겨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테일이 라이더를 튕겨주게 되면 라이더는 ‘전진 업’으로서 이 힘을 사용할 수도 있고 아니면 튕기는 힘을 데크쪽으로 흘려주어서 데크가 앞으로 날라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앞발 뻗기’또는 ‘오쿠리다시’이죠.
사실 이 두 가지는 복합적으로 일어나게 되고요.

그리고 이 힘을 이용하여 다음 턴에서 노즈 프레스를 만들고, 만들어진 프레스를 다시 테일로 보내주고...
이러한 반복을 이용하여 턴을 하는 것이 바로 턴에서 전경 > 후경 전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처럼 턴을 단순히 둥글게 곡선을 돌아나오는 행위가 아니라, 충돌하는 행위란 걸 이해하는 순간 턴에서의 전경 후경 역시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6. 노즈 컨택이 가져오는 또 하나의 장점

이런 이유 외에도 빠른 노즈 컨택이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습니다.
우리가 타는 슬로프는 기본적으로 경사가 있기 때문에 턴 초반에는 몸이 폴라인쪽으로 넘어가는 것이 굉장히 두렵습니다.
이때 전경(노즈 컨택)은 이 부분을 그나마 쉽게 만들어 주지요.

턴 시작시 노즈쪽 엣지를 컨택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몸이 완전히 넘어가야 합니다.
몸이 넘어가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노즈를 찔러 넣어봐야 컨택이 이루어지지 않으니까요.
따라서 노즈 컨택에 집중하는 것 만으로도 몸은 적극적으로 넘어가게 되어 턴의 품질이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엣지 전환시 몸을 넘기는게 두려운 이유는 그 순간은 완벽하게 역엣지 상태가 되므로 몸이 붕 뜬다는 느낌, 또는 붕 뜰 것이라는 상상 때문이지요.
하지만 몸을 넘기는 동시에 강하게 노즈를 찔러넣으면 엣지가 설면과 닿으면서 프레스가 생기게 되고 데크 역시 즉각적으로 턴이 시작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몸이 강제로 슬로프에 눌리게 되는 동시에 턴 안쪽으로의 기울기가 형성이 됩니다.
따라서 폴라인으로 몸을 넘겼다는 느낌이 별로 안나게 되지요.

필사즉생 필생즉사라는 말 처럼 강하게 몸을 넘길수록 오히려 몸을 넘긴 느낌(붕 뜬 느낌)이 덜 난다는 것입니다.
뭐 그렇다고 안무섭다는건 아니구요....ㅎㅎㅎ;;;

이런 적극적인 몸 넘김과 이로 인한 노즈 컨택은 후경으로만 타는 라이더들은 경험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후경 라이딩은 항상 고각이 무섭고 두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턴 시작 전경(노즈 컨택)은 더 높은 수준의 라이딩을 위해 반드시 배우고 넘어가야 한다는 것이지요.





ps. 심화편...이라기 보단 잡설


이런 턴 초반 전경은 카빙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충돌하는 턴’과 이로 인한 전경 후경의 변화는 모든 다이나믹한 턴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이야기이지요.

이런 전경 후경을 극단적으로 사용한 턴이 바로 돌핀 턴입니다.
돌핀 턴은 강한 노즈 컨택으로 만들어내는 기울기 확보(완벽한 크로스 언더이지만 강한 노즈 프레스가 생겨 넘어지지 않는 모습) 부터 시작해서 테일에 몰린 프레스를 순간적으로 해방하여 만들어 내는 점프까지, 그야말로 전경 후경의 정수가 담겨있는 턴이지요.
때문에 돌핀 턴은 단순히 묘기가 아니라, 어렵지만 응당 익혀야 할 기본 스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슬라이딩 턴의 경우... 기본적으로 충돌하는 이미지가 조금 약하긴 하지만 전체적인 틀은 같습니다.

게다가 다른 의미에서 전경 후경이 매우 중요하죠.
사실 슬라이딩턴의 경우 정말 많은 라이더들이 후경 위주로 타게 됩니다. 그 이유는 당연히 평소 타던 슬로프보다 훨씬 고각에서 주로 수행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전경이 무서운 나머지 자기도 모르게 항상 후경을 주게 되고 그로 인해 테일이 항상 슬로프에 비벼지면서 공격적인 슬라이딩턴을 못하게 됩니다.

슬라이딩턴을 잘하기 위해서는 로테이션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로테이션으로 인해 테일이 빠르게 회전할 수 있도록 테일을 완전히 띄우는것, 즉 테일 점프 수준으로 완벽하게 전경을 줄 수 있는 과감함이 최우선입니다. 그리고 곧바로 후경으로 옮아가서 테일을 확실하게 슬라이딩 시켜 주어야 하고요.

따라서 로테이션 보다는 전경 후경과 같은 양발의 적극적인 프레스 운용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며, 오히려 로테이션을 신경 쓰지 않아도 이러한 앞 뒤 프레스 운용이 로테이션의 형태로 나타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더욱 자연스러운 로테이션이 이루어지게 도와 준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얘기는 결국 슬라이딩턴에서 토션을 이용한다는 것은 완전히 포인트를 잘못 짚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데크를 비틀어서 뭔가를 얻어내는 것이 아니라, 뭔가를 얻기 위한 행동으로 인해 결과적으로 데크가 비틀리는 것일 뿐이지요. 이것을 본말전도하여 토션을 이용하겠다고 슬로프에 테일을 비비고 있는 이상 슬라이딩턴은 절대로 발전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이건 순전히 제 상상이지만, 이론적으로 더욱 상급 라이딩이 된다면 데크 전반에 걸친 프레스는 점점 증가하게 되고 따라서 ‘가상의 벽’을 만들기가 무척 쉬워진다는 얘기가 됩니다.
결국 라이딩이 이 수준에 이르게 되면 굳이 노즈를 찔러 넣어 노즈에 벽을 만들고...이런 자잘한 과정이 없어도 순간적으로 엄청난 충돌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중-후경의 이동이라는 프레셔 컨트롤의 한계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게 되지 않나 하는게 생각입니다.

때문에 턴 초반 데크의 접촉을 완전히 생략해버리는 턴도 가능해 지는 것이구요. (히로유키의 힐턴이 그런 예죠)

흔히 말하는 후경 축 라이딩, 전경 축 라이딩 역시 아마 이런 수준의 얘기가 아닐까 상상해봅니다.


상우상우상

2015.02.16 00:09:14
*.213.61.11

좋은글 잘 보고갑니다~

레드미라지

2015.02.16 00:21:29
*.69.45.104

정말 대박 칼럼 입니다. 저번시즌부터 실력은 제자리 걸음이고 해서 프레스 운용에 고민이 참 많았는데 올려주신 두 칼럼으로 정말 많은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가능해

2015.02.16 01:03:26
*.113.40.170

정말 감사합니다.

Bananaswag

2015.02.16 03:46:00
*.211.189.93

앞팔 뒷팔을 찍어주고 튕겨주는 행위도 모두 이런 이론의 연장선에 있겠죠. 좋은 글 잘 봤어요!

지민군

2015.02.16 08:05:44
*.216.216.2

추천합니다. 강습하시는 분들에겐 천기누설과도 같은 컬럼일수도 있겠네요...ㅎ

newtype6513

2015.02.16 09:48:01
*.62.179.6

완벽!★ 추천. 감동.

35년째낙엽

2015.02.16 12:48:15
*.52.231.84

와 대박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어쩐지 안되더라니 바보같이 노즈를 띄우려고 하고 있었네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랜 숙제를 풀 수 있을것 같습니다. 추천추천추천!!!!!!!!!!!!!!!!!!!!!

초보™

2015.02.16 16:26:50
*.52.151.123

대박 컬럼 나왔군요... ^^

kwlee

2015.02.17 00:29:10
*.246.200.17

대박칼럼 맞네용ㅎㅎ
시즌 중반까지 만들던 토턴에서 후경축으로 변화시킨 토턴이 계속 뭔가 이상하다했는데 전혀 다른 부분을 짚고 수정한 느낌입니다..
시즌 말에라도 이런 깨달음 얻어갈 수 있다니 감사합니다, lunatrix님 ! 추천^_^b

허니재미잼

2015.02.17 08:48:56
*.36.143.248

요즘들어 어깨팅겨주기가 정말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딱!! 칼럼이 등장. 제생각에 확신이 생깁니다.

강정님

2015.02.17 09:43:22
*.29.122.93

감동했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깜찍나인

2015.02.17 12:12:00
*.62.163.1

대단합니다!!!!!!

읏샤

2015.02.17 12:39:46
*.248.186.68

턴진입을 신경쓰라는 말을 들엇는데 이런 의미엿나보네요 오호호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소리조각

2015.02.17 17:21:32
*.90.74.125

흠 이 칼럼은 확실히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해주시네요... 개인적으로 이 내용을 충실히 실천하게 되면 데크의 능력을 온전히 꺼내 쓰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고수분들은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계신 내용일것 같지만, 중심축 변화가 필요한 이유에 대하여 상당히 간단하면서도 정확하게 써주신것 같네요.... 전 심지어 트리커인데도 감탄하고 갑니다...

리베라

2015.02.17 18:42:12
*.253.24.218

아이자와모리오 영상을 어제도 봤습니다만 이렇게 친절히 글로 풀어주시니 너무나도 감사할따름이네요^^;

배워야할부분에 대해 시간될때 반복해서 읽어봐야 겠습니다~


BORNCARVER

2015.02.17 18:53:07
*.122.5.217

추천입니다. 추천추천추천.


객석난장

2015.02.17 20:28:28
*.232.168.5

깊은 감사 드립니다~

액슬매냐

2015.02.18 04:49:30
*.130.103.211

좋은 내용인데 이번 내용은 왜이렇게 어렵죠?^^;

감사합니다.

재퐈니

2015.02.18 23:10:22
*.150.90.107

추천

골라보는 칼럼  "Lunatrix"

wintermocha

2015.02.19 00:14:30
*.85.75.237

추천! 

올려주시는 컬럼 항상 정독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턴 후반에 테일쪽으로 프레스가 옮겨가고, 테일에서 오는 반동으로 몸을 앞으로 보내거나 데크를 앞으로 보내 다음 턴에서 노즈의 프레스를 확보하는데 이용이 된다고 이해를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데크 특성상 리바운딩이 강한(?) 데크가 이런 프레스를 느끼고 활용하기 위한 연습에 더 좋을까요?



Lunatrix

2015.02.24 11:04:59
*.237.143.233

아무래도 탄성이 잘 느껴지는 데크가 그런 탄성을 활용하는 연습에도 좋겠지요.

다만 그런 프레스의 운용은 탄성을 활용하기도 하지만 제어하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복합적으로 생각해 봐야할 문제겠죠.


사실 애초에 리바운딩이 강하다 라는 말 자체가 객관적인 기준에서 나오는 게 아니고, 어찌보면 본인 라이딩 스타일과 궁합이 잘 맞는다는 얘기가 되므로 리바운딩이 강한데크=나에게 좋은 데크 가 어느정도 성립한다고 봅니다.

해일로

2015.02.19 23:55:41
*.132.122.238

제프.jpg


좋은 칼럼 감사 합니다.

루나 트릭스님이 말씀하신 슬라이딩 턴에서 강한 회전은 아마 이 이미지와 비슷 할거라고 생각합니다.

 

 

첨부

문박사

2015.02.21 23:43:49
*.140.57.193

많은 사람들이 봤으면 하는 칼럼입니다^^

무서운어린이

2015.02.22 12:19:46
*.38.132.75

와 대박칼럼입니다 춧천춧천! 독학보더로서 막혔던 부분이 뭔가 뻥 뚫리는 느낌이네요! 근데 시즌말이라 너무아쉽네요 연습할시간이ㅜㅜ

큐이이

2015.02.22 22:42:13
*.147.91.147

아...

 

왜 엣지체인지 할때 데크를 밀듯이 하게 되는지 이해가 가네요..

 

 

긴 평지구간에서도 베이스로 안가고 엣지로 갈때,

 

그순간에서 조차도 엣지체인지순간에 버릇처럼 데크를 쭉 밀어서 테일에 프레스가 생기게 한다음에

 

그 탄성으로 엣지 체인지를 했거든요...

 

그게 맞는거였군요~!!

수용성

2015.02.24 08:36:58
*.62.222.116

대박입니다. 충돌하는 라이딩에 이어 감탄 또 감탄이네요! 좋은칼럼 너무 감사드려요^^

카빙낙엽

2015.02.24 16:23:28
*.66.181.202

추천 박고 갑니다.

™판때기보더

2015.02.26 09:58:41
*.205.202.76

정성이 담긴 칼럼 감사합니다.

발라스

2015.03.03 16:25:45
*.1.214.51

으아 보드 타고싶어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ㅓ

은률아빠

2015.03.09 14:38:50
*.205.181.195

정말 잘 보았습니다 ^^

DandyKim

2015.04.29 18:08:05
*.108.162.182

정말 대단하신 분!!!

늘 감사합니다.

구도사

2015.08.30 15:50:53
*.36.157.62

2000년 초에 나온 그림으로 보는 스노우보딩이라는 책에서 보면 데크 위에서 몸의 중심이 나비 모양(8) 을 그리라고 되어 있는데 그것에 맞는 이론적 내용인 듯 하네요..레굴러 기준으로 힐턴 시작시 센터에서 11시 방향(12시가 풀라인 방향기준)으로 했다가 직선으로 중경 이후 턴이 끝날 때 후경 후 토우턴 넘어가기 위해 1시방향으로 이동 중경 후경을 거친 후 다시 반복하면 데크에서 ▷◁ 모양을 그리게 되죠...

시니비

2015.09.17 22:04:54
*.132.22.31

좋은칼럼 감사드립니다~~

송빠

2015.09.17 23:50:56
*.226.142.94

로테이션이 아닌 프레스가 가장 큰 관점이었네요

PARAN하늘

2015.12.02 08:54:07
*.86.164.23

잘 읽었습니다~

레프트핸더

2015.12.15 11:12:10
*.83.248.89

올만에 정독하여 많은것 얻고 갑니다. 열심히 익혀야겠네요 감사합니다!

듀얼맨

2015.12.29 13:17:08
*.101.217.136

좋은정보 얻고갑니다 역시 헝그리보더를 찬양할수밖에 없네요 ㅎㅎ

아직 입문 1.5년? 차라서 전경 중경 후경, 프레스 뭐 그런 동작들의 이해도가 많이 부족하기는 하나

이 글을 읽고보니 적어도 잘못된 길로 가고 있던건 아니라는 기쁨이 솟구치네요 감사합니다~

쭈꾸미..

2018.11.20 13:52:33
*.22.219.111

매번 볼때마다 글을 이해하는게 달라짐을 느끼네여 너무감사합니다

글메

2023.02.16 02:53:00
*.42.84.236

전진 업으로 충돌을 만들어내는 턴이 있다는 내용에 입이 떡 벌어집니다. 정말 신세계입니다. 내일 당장 시도해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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