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눈팅만 하다가 처음 글을 남겨봅니다.
제 친구가 남쪽의 어느 스키장에서 사고를 당했습니다.
토턴을 하고 있던중 스키어가 뒤에서 받아 안전망까지 날아가 기절을 할 정도로 큰 사고였죠.
정신을 차리고 패트롤과 함께 의무실메서 경위서를 작성했데요.
그런데 슬로프 위에서는 분명 상대가 과실을 인정했는데 막상 경위서 쓸 때가 되니까 서로 턴하다 부딪힌 거라고 발뺌을 하더랍니다.
제 친구가 항의하자 상대는 웃통을 벗고(네... 여러분들의 예상대로 문신이 있더랍니다...) 기분이 참 뭣 같다며 적반하장으로 나왔다고 합니다.
일단 친구는 있었던 사실대로 경위서를 썼고 상대는 서로 턴하다가 부딪혔다는 내용으로 경위서를 작성했죠.
각 경위서에는 서로의 서명이 들어갔죠.
제 친구는 상대가 과실인정을 안하니까 스키장 측에 시시티비 확인 요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스키장에서 시시티비를 확인하려면 경찰의 입회 하에 가능하다고 하더랍니다.
그래서 친구가 경찰 불러달라고 하니까 자기들끼리 뭔가 숙덕숙덕하더니 일단 보험사에서 확인하고 나중에 필요시 보험사에서 직접 경찰에 요청을 한다고(저도 친구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라 이 부분은 의미전달이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했답니다.
제 친구는 추후 보험처리하면 된다고 가볍게 생각하고 거기서 더 따져묻지 않고 돌아왔답니다.
상대가 과실 인정을 안하는 이런 경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제가 간단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1. 사고 현장 주변 목격자를 확보한다.(부상이 심하다면 쉽지 않은 일이지만 할 수 있다면 꼭 해두고 연락처를 받아두세요. 일이 잘 안 풀렸을 경우 정말 중요해집니다)
2. 대화를 녹음한다.(상대와 단 둘이 이야기를 나눌때는 몰래 녹음해도 무방하지만 패트롤이나 의무실가서 경위서 작성할 때는 주변사람들에게 녹음 중이다고 고지하셔야 추후 법적 문제가 없을 겁니다.
3. 상대가 작성한 경위서의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서명한다.(스키장마다 방식이 어떨지 모르지만 제 친구가 사고난 스키장은 각자 경위서를 작성하고 거기에 상호 교차로 서명하도록 한답니다. 내용을 꼼꼼히 읽어봐야되는 이유입니다.)
4. 만약 상대가 과실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으로 경위서를 작성한다면 서명하지 않는다.(여기에 아무 생각 없이 서명하게 되면 다른 증거가 없는 한 그걸로 게임은 끝입니다.)
5. 상대가 끝까지 과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스키장 측에 시시티비를 보여달라고 한다.(이때 스키장에서 경찰 입회하에 시시티비를 볼 수 있다고 하면 바로 112에 신고하세요. 본인이 직접 하시면 됩니다.)
6. 경찰이 오면 같이 사건접수를 한다.(만약 시시티비를 확인하고 상대과실이 인정되는 상황이면 거기서 조용히 보상받고 끝내는 방법도 있습니다.)
7. 만약 사고지점이 시시티비의 사각지대라면 슬로프에서 확보한 목격자의 연락처를 사건접수 진술서에 함께 기재한다.(스키장의 시시티비는 보통 베이스쪽에서 윗방향으로 찍는 경우가 많은데 전체구간을 모두 커버하기 힘드니 사각지대가 있을 겁니다.)
만약 시시티비도 없고 목격자도 없는데 상대가 과실 인정을 안 한다면 사실상 법적으로 다툴 여지는 없습니다.
써놓고 보니 두서없지만 요는 사고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하라는 겁니다.
물론 저렇게 되기 전에 방어보딩으로 사고를 미연에 예방하는게제일이죠.
좋은 내용이네요..ㅊㅊ
제 경험으로는 서로의 사인이 들어간 경위서 내용이 가장 중요하더군요..
목격자나 CCTV가 가장 좋지만 경향중에 이를 챙길 여유가 없는 것이 다반사이고,
최종은 서로 사인한 경위서의 내용이 가장 객관적인 증거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