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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산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지산에는 다들 아시다시피 7번 슬로프가 있지요, 중급이라곤 하지만 시작부분은 경사가 꽤 되고
중간에 대회전 구간도 있어서 같은 중급인 오렌지와는 차원이 다른 슬로프입니다.
이 슬로프를 내려오는 중이었습니다.
대회전 구간을 넘어선 직후 저앞에서 남녀커플 한쌍이 있더군요
딱보니 남친이 여친을 가르쳐주는 모습이었는데 문제는 여친이 이제막 사이드슬리핑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백사이드 슬리핑으로 내려가니까 뒤를 못봐서 제가 알아서 피해가려고 방향을 돌리는데
여친분께서 갑자기 컨트롤 아웃이 났는지 팔을 막 휘적거리다가 제 진행경로쪽으로 갑자기 낙엽을 하시더군요
깜짝놀라서 몸을 돌려서 큰 사고는 면했습니다.
여친분은 스스로 넘어졌고 저는 가로로 놓여있는 여친분의 노즈쪽 보드를 제 보드로 밟고 지나간걸로 끝났습니다.
직후, 저도 균형을 잃고 커플 옆에 넘어졌는데 두분이 계속 사과를 하시더군요
사과받고 나니까 뭐라 할수도 없어서 그냥 작은 오지랖좀 부렸습니다.
"어차피 다같은 리프트 요금 내는거라 어디서 하는거는 본인 자유지만 기초는 레몬에서 하시는게 안전할거 같아요"
그랬더니 두분이 동시에 대답하시더군요
남친 "네, 죄송합니다. 사이드 슬리핑을 하려면 경사가 있는게 좀 좋다고 생각해서..."
여친 "죄송합니다. 레몬에 줄이 너무 길어서......"
아마도 여친분말이 맞겠죠.... 남친분은 그냥 죄송해서 얼버무린다고 저렇게 말한것일테고...
암튼 그렇게 두분은 천천히 내려가고 저는 넘어지면서 무릎 찧은게 좀 아파서 구석으로 이동해서 좀 앉아서
그분들 보고 있었습니다.
그분들 한 300m 내려갔는데.. 그 와중에 그분들 지나간 사람만 30명이 넘더군요
여전히 컨트롤이 안되서 허우적거리면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내려가는데
카빙박다가 균형잃고 아슬아슬하게 지나가시는분, 피하려고 슬라이딩하다가 엉덩방아 찧는분
갑자기 들어온 진로방해를 피하려고 방향틀다 그물에 돌진하는분....
정말 위험하더군요...
아무리 리프트에 줄이 길어도 본인 실력에 맞는 슬로프에서 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초급자 슬로프 가면 어차피 다들 느리고, 다들 넘어지느라 상대적으로 안전(?) 할테니까요...
실력에 맞지 않는 슬로프에서 타는건 본인뿐 아니라 다른사람들도 위험하게 만든다고 생각한 하루였습니다.
리프트 타다보면 광고판에 "수준에 맞는 슬로프에서 탑시다" 라는 글귀가 가끔 보이는데
정말 뼈저리게 느낀 하루였네요
가장자리에서 그렇게 하면 그나마 다행인데.... 습롭 중간에서 연습하시는 분들보면... 너무 겁납니다...ㅠㅠ
전 아예 쌩초보가 아니면 사람이 없는 야간이나 평일에 중급 이상에서 1:1로 배우는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사람이 많은 상황에서는 민폐of민폐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피할 공간이 안나오는 경우가 태반이라.....
가르치고 배우는데 사람 많은게 싫으면 평일에 시간을 내거나 사람 없는 리조트를 처음부터 고르는게 좋은 것 같아요..
갠적으론 가장 적합한 리조트는 평일 오투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