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야간 2교대 근무를 한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 생산직 및 간접부서 몇몇 사람들이 2교대다.
한 주의 첫날이 월요일이라면 월요일 오전 6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아내가 챙겨주는 밥을 먹고, 아직 꿈나라에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한번 더보고 7시에 집을 나선다.
5~6분 남짓 거리를 걸어가 통근버스를 탄다.
통근 버스를 타고 다닌게 4년정도 된것 같다.
처음엔 내 차를 타고 다녔지만, 아이들이 커가면서 어린이집 병원등을 다닐때 아내에겐 무척이나 차가 필요하다.
내가 사는곳이 완전히 두메산골은 아니지만, 시골인지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이제는 통근 버스 타는게 더 편하다.
통근 버스를 타면 잠이 몰려온다. 회사까지 25분 정도의 거리지만, 정말 꿀맛같은 잠을 잘수 있는게 통근 버스의 매력이다.
회사에 도착하면 7시 30분 정도가 된다. 옷갈아입고 커피 한잔과 담배한대를 피우고 7시 45분 정도되면 생산현장으로 향한다.
내가 하는 일은 우리회사의 생산 설비들을 유지 보수하는 일이다.
라인별 설비를 점검과 간단한 설비 청소를한다.
9시 20분정도 되면 보전 사무실에 가서 오늘 일할 일정 및 설비 이상현황에 대해 회의를 한다.
이 때부터 잠이 밀려온다. 저번 주에 야간 근무를해서 아직 적응이 되지않는다. 수요일쯤이면 적응이되겠지.
3, 40분 정도의 회의를 마치고 10시 부터 10분간 쉬는시간이다. 밀려오는 잠 때문에 또 커피를 마신다.
예전엔 잠이 와서 마시던 커피가 이제는 습관인듯 아니면 중독된듯 마셔댄다.
10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오늘해야할 일들을 향해간다.
12시 까지 일을 하다가 생산 중일 때에는 하지 못하는 예방정비를 한다. 짧으면 20분 길면 1시간의 시간을 예방정비가 끝나면 때늦은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식사가 끝나면 13시가 넘어가는게 예사다.
점심시간이 끝났으니 담배한까치 피우는것도 눈치가 보인다.
13시 부터 오후 일과의 시작이다.
15시 까지 일하고 10분간 휴식, 17시 까지 일하고 30분간 식사시간.
19시 30분까지 일하고 퇴근이다.
물론 내가하는 일이 생산직 직원들보다 일과시간에 여유도 있지만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비상상황이 만만치가 않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20시가 된다.
아내와 아이들이 현관까지 나와서 나를 반긴다. 힘들어도 버틸수 있는게 이것때문이리라.
씻고 나오면 20시 30분 아이들이 내게 다가와 "아빠 회사가?"라고 물어 본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서 주야간의 의미를 모른다. 저번주에는 이 시간이면 집에 없고 회사에 있을 시간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21시 정도까지 놀아주면 아내가 아이들을 재우러간다. 더놀아달라는 아이들에게 일찍자야지 내일 유치원을가지라며 달랜다.
이제부터 나만의 시간이다.
TV를 보던지 게임을하던지...
22시정도 되면 출출해지면서 소주 한 잔이 생각나서 아내에게 가본다.
아내가 많이도 피곤한가보다. 아이들 재우다가 먼저 잠들기 일쑤다.
나도 대충 정리하고 잠자리에 든다
화요일 , 수요일, ... 금요일까지같은 일과의 반복이다.
가끔 잔업을 하지 않고 17시에 퇴근하고 집에오는 날이면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 같이 놀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서 좋은가보다. 잠이오거나 아프거나 뭔가 필요할땐 엄마를 찾지만 놀때만은 아빠를 찾아줘서 너무 고맙다. 하지만 피곤한건 어쩔수 없나보다. 조금 놀다보면 귀찮아지기 시작한다.
토요일이다. 아이들과 야외로 나가거나 키즈카페를 가거나 쇼핑을 다닌다. 가끔은 본가와 처가를 방문하기도 한다.
저녁이되면 정해진 약속있으면 약속 장소로 향하고 없으면 아내와 아이들과 외식을한다.
한잔 거나하게 걸치고 집에오면 아이들은 잠이와서 비몽사몽이다.
애들 씻기고 재우고 나면 오랜만에 아내와의 시간을가진다. 영화를 보거나 소주 한잔을 더한다.
일요일.
내겐 일요일이 없다. 오전에 아이들과 놀아주다가 오후엔 잠이든다.
저녁에 회사에 출근해야 된다. 주야간 바뀌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회사 주야간교대하는 사람들 모두가 그런건 아니다.
업무 특성상 일요일 하루 라인이 돌아가지 않기 때문에 월요일 아침 라인 가동시 이상이 없게 하기위해서 일요일 야간에 20시까지 출근을한다.
넓은 회사에 오직 나와 경비 아저씨뿐이다.
중식도 나오지 않는다. 새벽 5시에 먹으라고 컵라면 하나와 우유 하나가 나온다.
책상에 업드려 쪽잠을 자보려고해도 좀처럼 잠이들지않는다. 2시간마다 공장전체를 돌아다니며 점검을하고 아침 6시쯤에 모든 설비를 가동할수 있도록 준비한다.
7시 30분 퇴근하여 집에오면 밥을먹고 애들 유치원에 보낸후 씻고 아내와TV를 보거나 게임을 좀 하다가 잠이든다.
야간주 월요일
주간과 시간만 바뀌었을뿐 다른건 없다.
다만 주간에는 보전반 사람이 4명인데 야간일땐 나혼자다. 몸은 주간일때 보다 편하지만 정신적으로 힘들다.
이렇게 토요일 야간까지 하고 나면 일요일 아침 퇴근후 잠도 자지 못하고 아이들과 또 야외로 나간다. 잠이 들면 오후에 4, 5시에 깨기 때문에 일요일이 없어진다.
아이들과 놀다가 집에 와서 밥먹고 이른 잠자리에 든다.
월요일 아침 또 다시 반복되는 일상...
아내와 아이들이 있기에 난 버틸수있다.
언제까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