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 날이 그런 축제 하는 줄도 몰랐고
조카가 중학교 올라간다고 해서
만년필이나 선물해줄까 하고
신상 나온거 없나 보러
광화문 교보문고를 가는 길이었습니다
지하철 종로몇가 쯤역에서
문이 열리더니
카메라를 3개씩이나 목에 걸친, 온몸이 땀으로 젖은 어떤 남자가 들어오더니
하...필....
제 옆에 앉습니다 -_-;
정식 기자는 아닌것 같고
반대단체에서 나온듯 보였습니다
앉자마자 카메라 메모리에서 카톡으로 누군가에게 퀴어축제에서 방금 찍은 사진을 보내는데
글 내용이 증오심에 가득합니다
"이런 쓰레기 같은 것들을 보십시요" 부터 시작해서
개...잡....죽....쓰...등등 각종 비속어의 향연이 이어집니다
사진도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딱 그런 부분만 찍었습니다
제가 엿본거 아닙니다
자신의 행동의 당위성을 인정받고 싶어서
증오심에 못이겨 나오는 혼잣말과 신음소리를 내며 이목을 끌고 있었죠
그 중오심에 가득찬 눈빛과 상기된 얼굴, 온 몸에서 나오는 기운은 살인자의 그것과 같더라구요
외모로 사람을 평가하면 안된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지만...-_-;
딱!..그러고 다니게 생긴 사람이었습니다
옆자리에 한 정거장 앉아있는 그 순간에도 어찌나 불쾌하던지...지금도 잊혀지지 않네요
축제의 진행방향에 먼저가서
또 어떤 사진을 찍으려는지
다음 정거장에서 후다닥 나가는 뒷모습을 보며
"축제 참가자들보다 니가 더 혐오스럽다"는 말을 속으로 전했습니다 ㅋ
세상 불만 다 가지고, 이유없이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럴만한 외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 외모에 불만이 많을 수록 온라인에서 공격적이란 연구도 뒷받침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