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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은 꼴찌와 일등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입학할 수도 

 

 


“엄마 왜 거짓말 하고 그래?”

 


아, 바로 위에 저의 책 [꼴찌도 행복한 교실]이 보이네요.^^ 우리 아이들이 다니는 독일학교를 단적으로 표현하는데 적절한 표현인 것 같아 책 제목을 이렇게 정했었습니다. 꼴찌라는 말 자체가 없는 독일 교육을 이야기 하면서 자극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한국식 표현을 이용한 것이지요. 이 제목을 보는 순간 우리 아이가 당장 항의를 하더라고요.

 

“엄마 왜 거짓말 하고 그래?”

“뭐가 거짓말이라고 그래?”

“독일이라고 꼴찌가 행복할 수 있겠어?

당장 성적이 엉망이라 유급까지 하게 생겼는데도 행복해 할 사람이 있겠냐고!”

“야, 그거야 뭐....저.....”

 



갑자기 마땅하고 정확한 답이 생각나지 않아 머뭇거리다가 한국 상황과 비교해서 또 장황한 설명을 늘어놓았습니다. 왜 독일 꼴찌가 한국보다 행복한 것인지. 사실 독일에서는 있지도 않은 ‘꼴찌’라는 말 자체가 한국의 줄 세우기식 경쟁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 아들에게는 무리한 제목이었지요.

 


 

아비투어에 합격만 하면 누구든 입학이 가능한 학과

 

며칠 전 현재 12학년(고등학교 2학년 과정)인 큰아이 학교에 대학입시 안내를 위해 아헨대학 입학상담원들이 찾아와 강연을 했었습니다.

 

당연히 대학 진학을 앞두고 있는 학생들이니 자신이 원하는 학과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가 가장 큰 관심사였겠지요. 독일은 특별히 명문대학이 없기 때문에 아헨에 살고 있는 입시를 앞둔 학생들은 아헨 대학 희망학과에 입학하기를 가장 소원합니다.

 

우리 아들이 강연을 듣고 돌아와서 한다는 말이 전산학과와, 물리학과 등 몇몇 기초과학 분야는 지원자가 항상 정원에 미달되어 아비투어(수능시험)에 합격만 하면 누구든 들어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독일은 아비투어도 합격과 불합격이 있습니다. 일반 학년에 유급이 있는 것처럼 아비투어에서도 불합격이란 것이 있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작년에 우리 아이 학교에서 아비투어 불합격자가 한 사람도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동안 이 학교에서 아비투어 불합격자는 있어도 한 명 정도? 그 이상은 들어 본 일이 없습니다.

 


꼴찌와 1등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입학할 수도 

 

그 이야기는 이 학교에서 꼴찌를 한 학생도 전산학과 정도는 충분히 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전산학과에 정말 관심 있는 아이들은 수학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당연히 심화과정으로 수학을 하는 학생들이니 학교에서 그래도 공부를 잘 하는 상위 그룹이지요.

 

그러니 결과적으로 한국식으로 표현하자면 꼴찌와 1등이 같은 대학 같은 학과에 입학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학생들이 입학하는 학교가 이름없는 삼류대학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독일엔 명문대학도 삼류대학도 없기 때문에 어디를 가나 큰 차이가 없거든요. 독일 입시 정말 재미있지요?

 

특히 아헨 대학은 최근 대학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정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 하고 있는 9개 엘리트 대학 중 하나입니다. 독일에서는 그래도 가장 인정받고 있는 대학에 속하지요.

 

어떻게 생각하면 재미있고 환영받을 일이지만 한국에서 공부한 저 같은 사람에게는 처음엔 한심해 보이다가 이 나라의 상아탑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했습니다.

 

고등학교 성적이 좋은 사람이 당연히 대학도 명문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업도 가져야 하고 돈도 많이 벌고, 사회적인 명성도 얻어야 한다는 것이 내가 배운 교육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여기서 보니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꼴찌를 한 학생도 대학을 무사히, 혹은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는 경우도 있고 우수한 아비투어 성적으로 입학한 학생이 중도에 학교를 자퇴할 때도 있습니다.

 

물론 대부분 성실한 학생이 공부도 잘하기 마련이어서 대학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게 되겠지만 만약 한국처럼 줄을 세워 본다면 고등학교 성적순으로 대학에서도 공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역시 공부에 흥미도 없으면서 무조건 입학한 학생들은 중도에 하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보통 독일 대학이 입학생의 50%만이 졸업 한다는 통계를 보면 대략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지요.

 


공부는 대학 가서 한답니다.

 

입시를 앞두고 있지만 여기 아이들은 그리 크게 경쟁하는 분위기가 아닙니다. 함께 공부하는 친구와 혹은 옆 학교와의 치열한 경쟁이 없습니다. 고학년에서도 수업방식은 여전히 저학년과 마찬가지로 그룹 발표라든지 세미나 등 창의성과 사회성을 강조하는 수업과 평가방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쟁이 없기 때문에 수업은 여전히 깊이를 가질 수 있고 아비투어 시험 자체도 단답형이 아닌 장문의 논술로 학문의 깊이를 평가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아이들은 여전히 스포츠클럽이나 음악 벤드에서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연애를 하는 아이들은 사랑에 빠져 있고, 또 남학생들 중에는 나이가 나이다보니 멋진 몸을 만들겠다고 헬스에 열을 올린답니다. 우리 아들도 지금 은근히 엄마 눈치만 살피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수업이 없는 시간엔 모두 헬스장에 가니 자기도 가고 싶다고. 그런데 내가 큰아이 헬스를 반대하는 것은 아직 16세라 성장이 끝난 나이가 아니라서 이지요.

 

 

독일 학생들 정말 한심하게 보이지요? 공부는 언제 하냐고 물어보면 대학 가서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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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daum.net/pssyyt/

박성숙이라는 분이 운영하는 '독일 교육 이야기'라는 꽤 인기있는 블로그에서 퍼온 글입니다.

 

우리나란 얼마전에 수능이 끝났으니 조금 있으면 '성적비관자살' 또 이런식의 기사가 나오겠죠.

뭐 그냥 그렇다구요. ;;

 

 

 

 

 Charlie Darwin - The Low Anthem

 

 

엮인글 :

설과장

2010.11.22 13:59:43
*.78.243.47

먼길을 돌아서 목적지에 도착할 수도 있겠죠....

mmm911

2010.11.22 17:28:31
*.120.178.4

성적비관자살 이번에는 없었으면.........

11

2010.11.22 20:16:24
*.225.11.102

위에 설과장님 리플...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는군요..

 

목적지요? 그게 어디라고 생각하시나요?

따따따

2010.11.22 20:35:40
*.141.36.101

우리의 목적지는 대기업이겟죠....독일처럼 된다면...집값도 내려갈텐데(특정지역)

잘함치것소

2010.11.23 05:00:07
*.238.34.57

부러워 해야하는건지....어떻게 생각해야하는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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