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 종목 중에는 경기를 진행하는 MC, 신나는 음악으로 분위기를 돋우는 DJ의 활약을 바탕으로 선수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축제 같은 종목이 있다. 빅에어(big air)다. 많은 동계 종목 중에서도 가장 개성적이며 자유로운 정신을 표방하는 빅에어. 그 매력에 대해 알아보자.

설원의 힙합 컬처, 빅에어

스노보드는 미국 산악지방에서 처음 등장, 1960년대 스포츠로 발전했다. 빅에어 대회는 국제스키연맹(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Ski, FIS)이 주관하며, 2001년 첫 대회 이후 매년 열리고 있다. 도심에 거대한 점프대를 설치해 스노보드를 타고 급하강하다가 도약하여 점프, 회전, 착지, 비거리 등의 기술을 겨루는 스포츠이다. 런던, 스톡홀름, 모스크바, 프랑스 그레노블 그리고 아시아 최초로 2009년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개최되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광화문 광장의 빅에어를 기억하고 있다.

스노보드는 속도를 평가하는 알파인 스노보드와 기술과 연기력을 평가하는 프리스타일 스노보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에는 하프파이프(half-pipe), 슬로프스타일(slopestyle), 빅에어(big air)가 포함된다. 빅에어는 단 한번의 도약으로 공중에 떠 있는 동안 모든 기술을 보인다는 점이 유사해서 ‘설원의 도마’라고 불리기도 한다.

빅에어는 젊고 역동적이며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경기장의 분위기가 페스티벌에 온 것처럼 디제잉을 하고 춤추고 즐길 수 있으며 관객과의 소통을 중시한다. 또한 어디든지 슬로프를 만들 공간만 있으면 도심에서도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양호한 접근성은 빅에어의 큰 장점 중 하나이다. 이런 이유로 빅에어는 처음으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경기 방식

한 개의 큰 점프대에서 도약하여 체공시간 평균 2.5초 내에 공중 기술을 선보이는 경기다.

공중 기술의 종류

- 그랩(Grab): 보드의 일부를 한 손이나 두 손으로 잡는 동작

- 스핀(Spin): 가로회전 (↔)

- 플립(Flip): 세로회전 (↕)

- 콕(Cork): 가로회전 + 세로회전, 3D 회전, 코크스크류 

경기 방식

- 잼: 제한된 시간 안에 도전을 계속해서 가장 높은 점수를 인정

- 투 런 베스트: 2번 연기 중 1개의 높은 기록으로 순위 결정

- 쓰리 런 베스트: 3번 연기 중 2개의 높은 기록 합산으로 순위 결정 등 

채점 방식 

- 채점 기준: 선수 기술 난이도, 참신성, 완성도, 비거리, 착지 등

- 채점 방식: 5~6명의 심판이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가장 높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를 제외한 3~4명의 평균 점수로 결정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에서는 평행대회전(남, 여), 슬로프스타일(남, 여) 하프파이프(남, 여),보드크로스(남, 여), 빅에어 (남, 여) 총 10개의 스노보드 세부종목 경기가 열린다. 빅에어에는 슬로프스타일 출전 선수들이 중복 출전한다.

무한 가능성의 잠재력을 보다

[사진설명: 최명수 스포츠매니저]

젊은 층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빅에어의 저변은 약한 편이다. 아직 국내 프로리그나 실업팀이 없고, 지원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리스타일 스노보드(빅에어 포함)는 아시아인에게 잘 맞는 종목이며 향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최명수 스노보드 스포츠매니저는 말한다. 

“우리나라는 대체로 학생 선수들에 의해 명맥이 유지된다고 여겨질 만큼 저변이 약합니다. 하지만 최근 기량이 많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국제스키연맹에서 진행하는 스노보드 월드컵에 항상 우리나라 남녀 선수 6명 정도가 스노보드 종목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알파인 스노보드의 경우 1등을 거머쥐기도 하죠. 현재 월드컵에는 순위 60위까지 참여할 수 있고, 동계올림픽에는 그 절반이 참가 자격을 얻습니다.”

빅에어 최강국은 미국, 일본 등과 함께 캐나다를 들 수 있다. 2016/2017 시즌의 첫 테스트이벤트에 참여하는 선수 Top6 중 4명이 캐나다 선수다.

“빅에어는 앞으로 무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육성 종목입니다. 다른 종목에 비해 역사가 짧기 때문에 더 많은 자유로운 형식을 내포할 수 있죠. 프리스타일 스노보드에 속하는 빅에어는 연기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체적 한계를 깰 수 있는 종목입니다. 집중 육성을 한다면 무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이나 중국은 이미 이 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요.”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비상

[사진설명: 알펜시아 스키점프 센터 - 빅에어 경기장]

빅에어는 국제 경기장 규정에도 최소 규모만 명시하고 있기 때문에, 경기장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대회에서 빅에어 경기가 펼쳐질 우리나라 경기장은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경기장 규모가 커지면 체공시간과 비거리도 길어지고, 선수들은 더 높은 난이도의 동작을 시도할 수 있게 됩니다. 횡으로 도는 스핀과 종으로 도는 플립을 동시에 하는, 그러니까 돌면서 몸을 뒤집는 콕(cork)이 최근 트리플콕(triple cork), 쿼드콕(quad cork)까지 나왔습니다. 아무 장치 없이 평균 60Km의 속도만으로 공중에 머무는 약 2.5초동안 네 바퀴 반을 도는 선수들도 있어요. 회전각이 1620˚나 1440˚ 정도 됩니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매력적이고 진취적인 종목입니다. 그래서 젊은 스노보더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을 거라 예상합니다.” 

빅에어의 심사에는 선수가 경기에서 보여주는 인상에 점수를 매기는 ‘오버롤 임프레션(Overall Impression)'이 중요하다. 관중의 환호도와 심사위원의 점수가 비례하는 특별한 종목이기도 하다. 이렇듯 빅에어는 모두의 소통으로 완성되는 경기. 2018 평창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어 새롭게 시작하는 빅에어가 그 고유의 개성과 자유로움을 꽃 피울 수 있도록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화려하고 재미있는 경기가 바로 빅에어입니다. 모두 경기장에 오셔서 빅에어의 ‘진짜’ 즐거움을 함께 즐겨보셨으면 해요. 정말이지 축제의 현장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