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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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제가 보드 사고를 당하고 나서 겪은 일들을 쓰겠습니다.

들어가기 전에 먼저 제 짧은 보딩 이력을 소개합니다.

저는 작년 2월 부터 보드를 처음 타기 시작한게 첫 시즌이었습니다.
워낙 깊이 빠져 들어서 한 여섯번쯤 타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풀셋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지지난 시즌은 시즌권도 없이 매주 토욜과 일요일에 지산과 베어스를 당일치기로 오갔었습니다.
그렇게 총 13~14일 정도 빡세게 탔었군요.
아무런 보험이나 보호대도 하지 않았었는데도 첫시즌을 가볍게 손목을 삔 정도로 잘 마무리 했습니다.

두번째 시즌은 조금 준비를 했습니다.
일단 성우 시즌권을 끊고 시즌방도 준비했죠. 버스 시즌권도 끊었고요.
그리고 보드 보험도 들었습니다. 김준범 사이트에서 공구했었는데, 단체로 1만원 이었죠.
그땐 그냥 싸기도 하고 주변 사람들도 들고 하니까 멋모르고 들었는데 사고가 나자 의외로 도움이 되더군요. 그 얘긴 나중에 하기로 하고. 참고로 공구정보란에 보드 보험 얘기가 올라와 있던데 여러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그리고 보호대도 준비했습니다. 손목 보호대와 엉덩이 보호대를 새로 사고, 무릎보호대는 인라인 스케이트용 보호대를 사용했습니다. 인라인 스케이트용 보호대가 차라리 허접한 보드 보호대보다 났더군요. 참고 하십시오.

두번째 시즌에도 역시 미친듯이 탔습니다. 개장때 부터 다니기 시작해서 매주 토,일욜(저흰 주5일 근무여서), 크리스 마스, 년말, 연시, 설날 등등 연휴때 마다 갔죠. 한 30일 이상 빡세게 탔을겁니다.

스스로 보딩 실력이 점점 늘어 간다는 걸 느끼고, 카빙 연습도 열심히 하고 또 스위치, 알리, 윌리, 노즈 프레스 페이키 등등의 트릭도 익숙해져 가면서 조금 우쭐해 지기도 하더군요.

저는 기분 내고 달릴때는 챌린지나 브라보에서, 트릭 연습할 땐 주로 패밀리 슬로프에서 했습니다. 그래서 패밀리가 아주 친숙했죠.

***************** 사설이 길었죠? 여기부터가 진짭니다 ********************
1) 사고상황.

2월 23일(토요일)이었습니다.
낮 11시경이었을텐데... 패밀리 타고 내려오면서 천천히 트릭 연습을 하면서(연속 노즈 프레스 페이키등등) 천천히 내려왔죠. 참고로 전 레귤러로 탑니다.
페이키를 두번쯤 하고 나서 턴을 두번 해서 휠 에지를 주고 있을 때 였습니다.
위치는 패밀리 슬로프 베이스에서 한 20~25미터 지점이었던거 같습니다.
사람들 많이 모여서 서로 가르쳐 주고 하는 부분 있죠?
거기서 갑자기 충격이 전해 지더군요.
뒤에서 누군가가 부딪쳤던 거죠.
제 느낌에 한 2미터 정도는 붕 떴었던거 같습니다.
그리고 눈앞이 캄캄해 지고, 바닥에 떨어졌죠.
아...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 눈앞이 캄캄해졌는지 도 모르겠습니다.
붕 뜨면서 새파란 하늘이 보이더군요. 순간 "이거 크게 다치겠구나" 했습니다.

바닥에 떨어지고 나서는 정말 정신이 없었습니다.
한 1~2분 정도 숨을 못쉬겠더군요.
그 동안 저에게 부딪친 "분"이 어떠냐... 괜찮냐... 물어오고...
전 숨을 고르느라 말도 못하고...

패트롤을 부르고 도착하는데는 한 10분쯤 걸렸나?
그땐 너무 아파서 시간 개념도 별로 없더군요.
실려서 내려가 의무실로 갔습니다.
그래도 숨쉴만 해 지니까 생각보다 많이 아프진 않더군요.
걱정은 됐지만 큰일은 없을거라 생각했습니다.
여자친구와 일행들이 오고, 저도 제 보드에 난 자국을 봤죠.
앞쪽 바인딩 힐컵에(제 바인딩은 Drake F60 01~02 입니다) 뒤쪽으로 부터 45도 각도로 깊이 패였더군요.
그리고 앞쪽 바인딩과 노즈와의 사이 휠 에지 쪽 데크도 깊이 패였더군요. 디카가 있으면 올리고 싶지만 아쉽네요.
저와 부딪친 사람은 제 뒤쪽 45도 정도 에서 힐 에지를 걸면서 왔다는 군요.
보드에 난 스키드 마크를 봐도 그런것 같습니다.

2) 치료과정

의무실에서는 간단히 사고 경위를 물어보고, 허리(왼쪽 허리 부분입니다)부분 아픈곳에 스프레이를 뿌려주더군요.
그리고 둔내로 내려가서 엑스레이를 찍어 볼 것을 권했습니다.
저와 부딪친 사람은 손목이 조금 아프다고 했는데, 약간 삔 것이었습니다.
그 사람 차에 타고 둔내 제일의원에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습니다.
앉아 있기도 어렵더군요. 점점 더 아파 왔습니다.
한 2~30분 정도 후에 나온 결과 왼쪽 척추의 횡돌기뼈 2, 3, 4번이 골절되었더군요.
충격충격. 의사 선생님은 큰 병원에 가 보라고 했습니다.

싸들고 서울로 와서 종합병원에 입원 했습니다.
별도의 수술 같은건 안했습니다.
대신 절대 안정을 취하라더군요.
처음 1주간은 움직이지도 못하겠더군요.
10일이 조금 넘으니까 천천히 움직여서 화장실에서 대변을 볼 수 있었습니다.
3주 꽉 채우고 퇴원을 했습니다.
그리고 2주 동안 집에서 요양했습니다. 총 5주간 회사에 못나갔었죠.

3) 보드보험

병원비는 다행히 수술을 안해서 총 100만원 미만으로 나왔습니다.
보드 보험료 1만원짜리 들었던 것을 좀 알아 봤습니다.
보험은 총 병원비 중 의료보험 되는 부분에 대해서만 100만원 이내로 보상이 되더군요.
특진료나 병원 식대 등은 보험이 안됩니다.
저는 그렇게 해서 23만원 정도 보상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구정보의 보험이었으면 아마 100만원 다 보상 받을 수 있었을 겁니다.

4) 부상 부위에 대한 소개

척추 횡돌기뼈 골절에 대해 잠깐 설명 드릴께요.
의사들은 transverse process fracture라고 하더군요.
사람의 척추에는 좌우로 돌기뼈가 나 있습니다. 길이는 한 2~3센치 되는것 같군요.
이건 거의 기능은 없는거랍니다.
돌기 형태로 붙어 있어서 이게 부러지면 제 자리에 가서 붙지를 못할 경우가 많답니다.
척추에는 되도록 칼을 안대는거 아시죠?
그래서 그냥 몸 안에 박혀 있으면서 세월이 많이 흐르면 녹아 버리기도 하고 그런답니다.
사는데는 그다지 큰 지장은 없고, 단지 무리하거나 그 부분을 크게 부딪히거나 하면 많이 아프죠.

7개월이 지난 지금은 가끔씩 부러진데가 쑤시고(원래 뼈 부러진데는 대기압이 변하면 기압차에 의해 통증이 느껴 진다는 군요) 무리하게 넘어지거나 하면 아픈거 빼고는 별 지장은 없습니다.
대신 최악의 경우 부러질때 받은 충격으로 디스크가 생길 수도 있다는 얘기로 의사 선생님이 겁을 주더군요.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답니다.

5) 충돌 상대방과의 문제 처리 및 경험담

아... 절 부딪친 사람에 대해 얘길 안했군요.
그 사람은 그날 타던 거 까지 해서 한 10일 정도 탔다고 하더군요.
제가 보기엔 속도를 아직 잘 컨트롤 하지 못하는거 같았습니다.
그 사람이 조금만 더 노련했으면 어땠나 아쉽군요. 피해가거나... 자기가 굴렀다면 뼈가 부러지거나 하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죠.

아시겠지만 보드 타면서 누구랑 부딪힐거 같으면 차라리 스스로 넘어져 굴러버리면 크게 다치진 않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사람 처음엔 대단히 미안해 하면서 병원비 50%를 부담하겠다고 하더군요.
저는 이런 경험이 전혀 없어서 어떻게 할지 잘 모르겠더군요.
병원에 누워 있으면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해서...
제가 그때 7주 진단을 받았었는데... 회사에 못나가 생긴 임금 손실과 병원비 까지 포함해서 보상을 요구 했습니다.
그 사람도 여러 가지로 알아 보더니 점점 나몰라라 하더군요.
전체의 50%만 내라... 까지 갔다가... 그냥 연락하지 말라더군요.
그 사람 한푼도 안 냈습니다. 병원비도 제가 다 내고 그 일부분을 보험료로 보상 받았죠(23만원)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너무 화가 나지만...

보드장에서 누구를 실수로 다치게 할 경우 당장은 미안해 하지만 결국 법적으로, 정신적으로, 금전적으로 다친 사람만 손해입니다.
해결을 보고 싶으면 되도록 빨리 보세요.
상대방이 그나마 미안해 할 때. 안 그러면 오히려 더 황당하고 마음 많이 다치는거 같아요.

6) 법적 문제에 대한 검토

민사상의 책임을 묻는 작업이 대단히 까다롭고, 힘듭니다.
그리고 2000만원 미만의 경우에는 소송비가 더 많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아. 2000만원 미만의 경우 여유가 있는 분들 이시라면 소액재판을 청구해도 되긴 한다더군요.
그건 많이 안알아 봤습니다.
그런거 하면 이리 저리 왔다갔다 하면서 안그래도 많이 빠진 회사에 더 누가 될거 같아서 말이죠.

어쨌든 그때 제가 요구한 내용도 좀 생각해 봤습니다.
저는 제 총 비용(임금 + 치료비)에 대해 7:3 정도의 책임을 물어 그쪽에서 70% 정도 보상해 주길 요구했었습니다.

그러다가 그쪽이 점점 막무가내로 나오고, 이쪽에서도 뾰족한 수가 없어져서 나중에는 사정조로 50%를 요구했고, 마지막에는 그쪽에서 아예 연락을 끊더군요.
돈 보다도 치사하고 화가 나서 더이상 안 하기로 했습니다.
그냥 살면서 그 "놈"을 저주해 주기로 했습니다.

7) 예방법 및 결론.

어쨌든 보드장에서 사고가 나면 상호 책임이고, 억울하긴 해도 다친사람이 결국 책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안다치는게 최선이죠.
제 경우 같이 뒤에서 부딪히고, 허리로 떨어질 경우 비슷한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평소에는 백팩을 메고, 그 안에 옷이나 수건, 음료수 pet 병을 넣고 다녔었는데, 그날따라 안맸었습니다.
생각컨데 그걸 메고 있었으면 훨씬더 경미하게 끝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올해는 보드 탈때 등에 백팩을 메고, 그 안에 쿠션이나 이런거 넣어 타려고 합니다.
여러분들도 고려해 보세요.
혹시 자세 나빠질까봐 걱정하실 수도 있을텐데요...
몸버리는것 보단 낫습니다.

그리고 보드보험 꼭 드세요. 2~3만원 비싸더라도 보상이 좀더 되는걸로...
난처할 때 마음에 의지할 곳이 생길 뿐 아니라 실제로도 도움이 좀 됩니다.

마지막으로 사고에 대한 책임 처리는 되도록 빨리 하세요. 상대방이 미안해 할 때.

그럼 길고 긴 부상기를 이쯤에서...
Have a nice boarding.
엮인글 :

2002.09.14 17:04:51
*.147.94.25

프로텍에서 나온 허리보호대 보니까 괜찮아 보인던데요 참고하세요

http://www.xgamezone.com/gear/protector/pd/2002/S1021002002001M00000_z.gif

2002.09.15 01:22:04
*.245.10.250

헉!! 설마설마 했는데, 로코즌의 재하님 맞군요. 정덕진입니다. (기억하실려나? ^^ 예전 하이텔 자바동과 Object World의 UML Study).... 반갑습니다...
송재하

2002.09.18 13:56:16
*.126.213.26

안녕하세요? 그렇습니다. 저 맞습니다. 반가워요~
jay

2003.01.10 17:07:58
*.247.159.51

조심하세요...안전하고 즐겁게..

2009.02.23 15:14:54
*.233.215.104

건강!!최고!!



.

2012.10.28 21:05:29
*.52.231.5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2013.01.28 15:10:44
*.93.85.164

허리골절 무섭네요

 

 

안전보딩!!

2013.02.02 10:27:33
*.112.251.6

ㅎㄷㄷ

안전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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