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 9시 반.

 

*. 날씨.
서울에서 차량 온도계 10도를 보며 출발. 그나마 야간 시작시 지산 전광판은 6도.
10시 반에 철수할 때도 영상을 유지한 듯. 위에서 아래로 약간의 바람, 춥지 않음.
차라리 2~3도 쯤 더 높으면 폭신한 슬롭을 기대할 수 있었겠으나, 어정쩡한 기온.

 

*. 설질.
야간 시작시 오렌지는 강설. 시간이 지나면서 설탕이 생겨서 차츰 나아지는 현상.
블루는 8시 이후에도 강설 유지하며 약간의 가루 생성. 실버 또한 강설 바탕위에
잔자갈들이 골고루 깔림. 유난히 바닥면 정설이 불량. 강설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큰 불만 없을 수 도. 전체 적설층 두께는 아직 빵빵한데.. 폐장하는게 아쉽네요.

 

*. 인파.
레몬은 리프트에 5명, 슬롭에 2명. 오렌지는 리프트권 열명 쯤, 시즌권자 열댓명.
블루에는 스키어가 많이 몰릴때 대기줄 3줄이나 형성. ㅋ 사람이 너무 없어요. ;;
불과 몇년전만해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밝히고 있는 조명이 아까울 정도.
그 와중에 고객 몇명 인사하고.. 패트롤 몇명 인사하고.. 그렇게 저물어 가네요..

 

*. 기타.
-. 야간 시작하고 얼마 뒤. 사람도 거의 없어서 주변은 대충 쳐다보며 내려가는데
저만치 앞에서 유령 보드가 혼자 직활강. 잡아 내려고 좌우 살핀 뒤 따라 가는데
보드가 턴을 하네요. 다시 보니 흰색 복장 사람이 후드까지 쓰고 타고 있더라는..
야간에 사용하는 고글이 노란 색, 조명도 노란 색. 까딱 사람째 집어 던질 뻔. ;;
말 나온김에, 유령 보드 잡을때 뒤에 따라가서 테일 들어 올리면 큰 사고 납니다.
노즈가 꼽히면서 ㅅ 형태로 테일이 배를 찔러요. 반드시 앞까지 가서 노즈 부분을
먼저 집으세요. 유령 보드 잡을 실력이면 다들 아시겠지만 그래도 새로 입문(?ㅋ)
하는 분들을 위해 짚고 갑니다. ^^

 

-. 락커 열쇠를 회원 상담실로 반납해야 하는데, 위치가 매표소 건물로 옮겨졌어요.
웃긴건, 근무를 22시 까지만 한다네요. 슬로프 야간 운영이 23시 까지인데 뭐람?
까딱했으면 열쇠때문에 지산에 한번 더 강제 소환 당할 뻔.. ;;

 

-. 지산 C.C. 뒷길로 철수 하는데 기분이 몹~시 허전하더군요. 중간에 차 세우고
슬롭을 내려다 보고 있으려니, '또 이렇게 하나를 보내는구나~..'
울적한 기분일 때 위로 문자 보내 준 헝글분, 고맙습니다~.

 

~~~~~~~~~~~~~~~~~~~~~~~~~~~~~~~~~~~~~~~~~~~~~~~~~~~~~~
(이 아래는 지나간 추억입니다. 그다지 읽을 필요 없습니다.)
지산 패트롤 얘기 나온김에.. 빠릿빠릿한 근무 태도에 감동했던 기억입니다.
헝글 게시판이 유실되었지만, 10여년 동안의 제 글을 모두 잡아 놓았던 분이
보내 준 내용을 살짝 복기 합니다. ^^

 

전편이 궁금한 분은 요기로 가시고.. ㅋ
http://www.hungryboarder.com/index.php?_filter=search&mid=Rnews&category=478&search_keyword=%EC%9E%8A%ED%98%80%EC%A7%84&search_target=nick_name&document_srl=30233018

 

~~~~~~~~~~~~~~~~~~~~~~~~~~~
제목 : 이름모를 지산의 어느 패트롤에게 감사하며... (2부)

 

(전략)
.
..


"고 은이"? "고 운희"? 아니면... "고 운이"? 마음씨가 고와서 "고운 이" 인가?

 


자신의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당신,

 

당신이 있어서 지산이 아름답습니다.

 

당신이 있기에 지산을 사랑합니다.
 

 

다음 시즌, 지산 시즌권을 끊으면 다시 볼수 있을까요..
 

' ') (2007년 3월 어느날의 일기)
~~~~~~~~~~~~~~~~~~~~~~~~~~~~~~~~~
..) (2008년 3월 어느날의 일기)


지난 시즌 성실히 근무하던 어떤 패트롤이 폐장일에 말했다, "다음 시즌에 뵈어요" 라고.

 

"다음 시즌도 지산에 근무하나요? / 아마 그럴거에요. / 그렇다면... 돌아 오지요."
 

흐르는 시간은 빠르기도 하다. 목련이 핀 것을 본 기억도 없는데 이내 장마가 시작 되었고,

 

입에 달고 살던 "아~ 덥다, 더워~~" 라는 말의 메아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서리가 내렸다.

 

드디어 0708 시즌. 하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즌초~중반에 지산에 출몰하진 못했다.

 

막바지 끝자락의 3월. 다시 돌아 오겠다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1년만에 찾은 지산.

 

이번에는 '스프링 캠프 시즌권' 이란것을 구매하고, 작년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렸다.

 

바람이 강하게 불던 날. 지나가는 패트롤에게 지난해 근무했던 그 대원에 대해 물으니,

 

'건강상의 이유'로 어쩌고 저쩌고.. 그 뒷말은 귓전을 맴돌기만 할 뿐 잘 들리지 않았다.

 

바람이 더 차갑게 불어 온다.

 

아프지나 않기를..

 

유난히 휑~하니 쓸쓸해 보이는 광장을 지나는데, 주변의 모든 사물이 흑백으로 보여진다.

 

강설에 엣지 갈리는 소리는 벌떼의 웅웅~거리는 소리처럼 아득히 멀어져 간다..


 

몇번이나 뒷사람에게 양보를 하고 나서야 4인승 의자에 혼자 앉아 오렌지를 올라 간다.

 

아마 조~아래 어디쯤이었을 거야. 영화 the Terminator 의 카일이 사라에게 손을 내밀며

 

come with me, if you want to live 라고 하던 장면처럼, 슬롭에 널부러져 있던 나를 향해

 

구원의 손길을 내밀던 곳이..

 

3번 기둥을 지나며 리프트가 덜컹인다.

 

저기쯤이었던가? 뒤에서 나를 톡~ 치고는, "저를 한번 잡아 보세요" 하며 도망가던 곳이.


 

오렌지 정상에 다가가는데 아래에 있던 패트롤이 벌떡 일어나서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

 

좌우를 둘러 봐도 의자에는 나 혼자 앉아 있는데.. 위를 쳐다봐도 아무도 없는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내려가는 길에 다가가서, "저한테 인사한 건가요?/네./저를 아세요?

 

/네. 지난 시즌말에 몇번 오셨잖아요."

 

헉... 그 패트롤의 우렁찬 목소리에, 그나마 바람이 훈훈하게 느껴졌다.

 

 

0708 폐장일. 천천히 짐을 챙기고 조명이 꺼진 뒤 지산을 출발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길가에 차를 세우고 뒤를 돌아 본다.

 

이번 시즌 지산을 찾은 것은, 0607에 성실히 임무를 수행한 패트롤과의 약속때문이었다.

 

비록 만나지는 못했어도, 0708에 지산을 찾은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슬로프가 내 면상에 싸대기를 날릴때면 그림자처럼 나타나 주던 믿음직한 그 패트롤.

 

같이 찍은 사진 한장 없어, 얼굴도 모른다. 전화번호도 교환하지 못했다.

 

그 흔한 e-mail 주소 하나 나에게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나의 마음에 따스함을 심어 놓았다.

 

물결치는 밀밭을 보면 어린 왕자의 금발머리가 생각 나듯,

 

이제 나는 언제까지고 '지산'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 한 켠이 뭉클해져 오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채 살아갈 수 있으리라...

 

 

.

엮인글 :

덜 잊혀진

2015.03.03 12:16:56
*.166.177.124

'지산 패트롤 2부' 올려 달라고 쪽지까지 보낸 분들이 있어서 덧붙여 보았습니다.
3부는.. 그 대원 고향(강원도 *성)의 경찰서(ㅋ)에서 수소문 하는 장면도 있지만,
이번이 지산 후기 마지막이라 생략합니다. 다음 시즌은 정말 지산을 떠날지도. ;;
뒷 이야기가 굳이 궁금한 분은 개인적인 자리에서~. ^^

이단뒷발차기

2015.03.03 12:28:34
*.117.73.32

추천
1
비추천
0
폐장일이 가까워올수록
봄의생기와 따뜻한공기가
좋기도 하지만 스키장에선
아쉽기도한
그러나 아직 용평은 안죽었습니다
눈오네요ㅋㅋ
소식 추천 합니다요

덜 잊혀진

2015.03.03 12:43:44
*.166.177.124

지산 소식 올리지 못한 것은 가지를 못했기 때문입니다.

어제는 한달(딱 4주일)만에 들어가서 장비 철수 했어요.

오른손 불편하고. (왼손 숟가락질). 그래도 나아 가네요.

이단뒷발차기

2015.03.03 12:47:37
*.117.73.32

다행입니다 쾌차하세요

덜 잊혀진

2015.03.03 12:51:16
*.166.177.124

말씀 감사합니다. (눈물 찔끔~. ;;)

용평에서 저를 찾으시면 추러스 쏩니다~. ^^

이단뒷발차기

2015.03.03 12:55:33
*.117.73.32

쏘는건 맞아드립니다ㅋㅋ
그럼 커피는 제가

덜 잊혀진

2015.03.03 16:12:27
*.166.177.124

커피보다 현찰을 선호합니다만.. ;; ㅋ

해피가이

2015.03.03 13:01:50
*.36.157.241

추천
1
비추천
0
예전 비팍 인파에질려서 시즌권구매안하고 스키장 투어다닐때 지산은 두번갔지만 한번은 길잘못들어 양지로, 재방문때는 비가와서 이용못했던 기억이...

새로운 시즌에는 지산이 예전의 지산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추천! 콕~

덜 잊혀진

2015.03.03 13:19:29
*.166.177.124

새로운 시즌에는 지산이 예전의 지산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추천! 콕~. ^^

크리스탈러

2015.03.03 13:02:27
*.167.13.57

추천
1
비추천
0
어제 저녁 지산계셨군요
전 오전 블루땡보딩이예요

블루기준 설질말씀드리자면^^:;
탈수있다는것에 감사하면서 타면 좋습니다

새벽에 약하게 진눈깨비 있었으나
비는 오지않았고 오전내내 흐려서 쓸쓸했지만
슬롭은 좀 심하게 녹고있었어
야간 분들은 감안하고 오셔야할듯 ㅜ

덜 잊혀진

2015.03.03 13:28:59
*.166.177.124

지산과 용평으로 두곳의 베이스가 겹치니, 분명 스쳐 지나간 일이 있을겁니다.. ^^

제 후기에 처음으로 댓글 붙이시는듯 싶네요. ㅋ

소중한 슬로프 정보는 따로 올리면 더 좋을텐데요. 제꺼는 날짜가 이미 지난지라. ;;

1740j

2015.03.03 13:03:35
*.223.10.176

지산소식에서 뵙다니...새롭네요~^^

덜 잊혀진

2015.03.03 13:30:08
*.166.177.124

명색은 양쪽 더블입니다. 한달(4주일)만에 들어 가서 장비 철수했어요. ;; ㅋ

S.Yoon

2015.03.03 13:08:52
*.108.196.61

지산 마감하셨군요 ㅇㅇ 한해동안 수고많으셨어요~ 용평 소식은 계속 기다릴께요 ㅎ

덜 잊혀진

2015.03.03 13:33:06
*.166.177.124

또 한군데 마감했습니다. 허전한 마음... ㅠ.ㅠ

다음 주 주말 앞두고 소식 알려 드릴께요. ^^

S.Yoon

2015.03.03 14:11:52
*.108.196.61

덜님에겐 아직 용평이 남아 있잖아요 ㅎ;; 어쩌면 토요일 상황보고 일요일에 건너갈 지도 모르겠네요. 날씨가 수상하여 스케쥴이 마구 요동칩니다;; 소식 기다리고 있을께요~

덜 잊혀진

2015.03.03 14:27:34
*.166.177.124

넵~. ^^

탁상 달력에 윤님 이름.. 세군데 찍혀 있네요. (어제 오후 빼고. ㅋ)

jekyll

2015.03.03 14:44:46
*.178.222.241

뭔가 아련... 하네요.

용평 눈 온다는데요!!! ㅎㅎㅎ

덜 잊혀진

2015.03.03 15:03:39
*.166.177.124

가슴 한켠이 뭉클~. ;;

카풀 글 올리시게요? ㅋ

예고없는감정

2015.03.03 15:24:20
*.168.171.118

추천
1
비추천
0

글솜씨가 좋으시네요. 아름다운 글.. ㅎㅎ  

덜 잊혀진

2015.03.03 16:08:54
*.166.177.124

글 솜씨.. 보다는, 소재가 아름다왔어요. ^^

JuDe 

2015.03.03 16:25:43
*.135.30.187

오랜만에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ㅎㅎ 저도 이제 슬슬 지산을 놓아주고 이번주 주말에는 용평 메가그린에서 뵙겠습니다! ^^

덜 잊혀진

2015.03.03 16:48:04
*.166.177.124

지산 70번 찍은 사람이 "오랜만" 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그동안 내가 얼만큼 가지 못했느냐에 대한 반증.. ㅠ.ㅠ

주말에는 설질 좋은 휘팍 추천~. ㅋ

어부바~

2015.03.03 16:38:07
*.214.87.213

왠지 남남녀녀 이야기인데 현실은 남남남남?ㅜㅜ

덜 잊혀진

2015.03.03 16:50:23
*.166.177.124

? -.-a

주인공 패트롤의 성별은 여성입니다만..

annarbor

2015.03.03 20:40:53
*.134.153.139

지산 패트롤 제일 친절하다에 한표 던집니다. ^ ^ 죄송해요 웃겨서 나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

덜 잊혀진

2015.03.04 16:30:11
*.73.93.28

웃으시면 글쓴이도 기분 좋죠~. ^^

어부바~

2015.03.04 14:57:02
*.62.204.54

어쫀지 훈훈하더라능요~ㅅ.ㅅ

덜 잊혀진

2015.03.04 16:32:19
*.73.93.28

그랬나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추천 수sort 조회 수
공지 스노우캐슬 [각 보드장 맛집정보] [57] 루카[ruka] 2019-01-09 64 73029
공지 공지 [보드장소식 이용안내] [9] Rider 2017-03-14 23 70244
3928 지산 지산 스프링시즌 종료 file [21] 말당나귀 2022-03-13 14 10966
3927 지산 지산 야간 file [18] 말당나귀 2021-02-17 14 647
3926 지산 지산 야간 file [7] 말당나귀 2020-03-03 14 1460
3925 지산 지산 야간 file [20] 말당나귀 2021-02-08 14 908
3924 지산 11/25 지산 야간 [8] 엘제이대디 2017-11-25 14 1473
3923 지산 지산 야간 file [22] 말당나귀 2020-02-25 14 1962
3922 지산 지산 야간 file [16] 말당나귀 2020-02-24 14 1339
3921 지산 지산 새벽~오전 file [18] 말당나귀 2018-12-29 14 1264
3920 지산 지산 오후~야간 file [17] 말당나귀 2017-12-08 14 1790
3919 지산 지산 야간 file [18] 말당나귀 2022-01-02 14 1374
3918 지산 지산 야간 file [8] 말당나귀 2022-02-23 13 1020
3917 지산 현재 지산 [7] 방울이훈이 2017-11-25 13 1130
3916 지산 지산 오후 file [18] 말당나귀 2017-12-07 13 1216
3915 지산 지산 야간 file [9] 말당나귀 2024-01-17 13 1878
3914 지산 지산 야간 file [9] 말당나귀 2020-12-21 13 929
3913 지산 2014/12/29.월. 지산. [13] 덜 잊혀진 2014-12-30 13 1679
3912 지산 지산 저녁 9시 이후 영업 방침 문의 결과 [4] 외로운병아리 2020-12-08 13 2738
3911 지산 지산 오후 file [18] 말당나귀 2017-12-28 13 1668
3910 지산 지산 야간 file [16] 말당나귀 2021-02-01 13 1483
3909 지산 지산 야간 (폐장전일) file [18] 말당나귀 2021-02-27 13 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