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비 사용기' 하면 이것 저것 여러 장비를 써보고 나름대로 좀 타는 사람들이 쓰는 것인데, 이제 한 시즌 탄 제가 이렇게 과감히 글을 쓰는 건 겨울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마음과 제 데크에 대해서는 어디가도 장비 사용기가 없기에 한번 써봅니다.
Deck -Ride 'Fuel-156'
Binding -Ride 'Team'
Boots -Northwave 'Static'
잔뜩 부푼 마음으로 처음 이 보드를 타는데...왠걸 이놈이 저를 마구 내팽개치는 것입니다.
대여보드만 쓰던 저는 바인딩이랑 부츠가 예전에 비해 너무 고정이 되니까 오히려 이상 했습니다. 전에는 토턴 하면 뒷꿈치 살짝 들리고, 힐턴 하면 발가락 들리고 했었거든요.^^
턴을 위해 업에서 다운으로 들어가는 순간 마다 슬로프에 팽개쳐지더군요. 오전 내내 그러면서 짜증도 나고 내가 초보라고 보드 샵에서 속였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감이 오더니, 갑자기 이 보드가 날기 시작했습니다. 어느정도 자신이 붙어서 용평 레드로 와서 한번 타봤습니다. 처음엔 속도가 너무 나서 겁이나더군요. 슬립으로 속도를 줄이면 내려오다가 3번째 올라가서 '에이 XX' 하면서 쐈습니다. 정말 빠르더군요. 그런데 덜덜거리질 않았습니다. 이런걸 그립이 좋다고 하는 건가요?
전에는(대여보드 로시뇰 First Ride) 조금 속도가 붙으면 보드가 덜덜거리다 못해 통통 튀다가 넘어지곤 했는데 이 보드는 슬로프에 착 붙는다고 할까요? 아무튼 보드가 저에게 이러더군요. '더 앉아라 내가 받혀줄 테니' ^^
특히 이 보드는 카빙시 특이한 고주파? 의 소리가 납니다. 처음에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베이스의 골이 다른 보드에 비해 두드러져서 그런 것 같습니다.
이 베이스 때문에 속도도 훨씬 빠른 것 같고 특이한 소리도 발생합니다.
전 트릭은 하나도 할 줄 몰라서 트릭에 대한 특성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라이딩용으로는 정말 대만족입니다.
그래픽은 좀 평범하다 못해 심심하기 까지 하지만 카빙시 슬쩍슬쩍 보이는 베이스의 형광 노란색은 멋있다고들 하더군요.
지명도가 좀 떨어지고 아무도 사용기를 올리지 않는 데크지만 라이딩 하기엔 정말 좋은 보드 같습니다. 음…왠만한 알파인 보드보다 빠르답니다.^^
바인딩은 다른 분들 말대로 이쁘고 좋구요, 부츠는 제가 대여 부츠만 신어서 그렇겠지만 하드한지 소프트 한지는 비교할 수 없고 잘 잡아주고 편했습니다.
모든게 그렇지만 자신의 장비라는 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참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신의 장비가 생김으로 해서 그 분야에 좀 더 고민하게 되고 열정적이 되게 하니까요.
겨울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