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스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가장먼저 발을 들여놓게되는곳..검색엔진에서
스노우보드라는 키워드로 검색한다면 상위링크를 고수하는 그곳,...
아마 어딘지 말 안해두 다들 아시리라 믿습니다...
며칠전 걍 헝글에만 발담그다가 아주 간만에 옛날에 헝글쳐럼 중독되어서
하루에 수십번씩 드나들던 그곳 게시판이 생각나서 들렀습니다....
사람이 기억의 장소를 되찾는다는건..그 장소에대한 소중한 추억이 있고
그 추억이자 기억을 다시한번 그 자리에 섬으로서 언제나 그자리에 서있는 어떤 나무를보면서
또는..옛날과 다름없이 한자리를 지키고있는 어느 허름한 구멍가게를 바라보면서
그때의 행복했던 기억의 흔적을 조금이나마 찾아보려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보딩을 처음 시작할떄 장비구입이며 조금이라도 더 많은 지식과 보딩에대한 열의을
느낄수있어 좋았던 그 게시판이 너무나도 많이 변해있었습니다..
이제 거의 끝나가고있지만 어느 한 칼럼리스트가 그곳에서 사장되었더군요...
헝글에 비해서 그 게시판만큼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주욱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곳이라...
그 사이트가 유명세를 타면서부터 이런경우는 많이 보아왔었습니다..
샵에 대한 얘기들....어느 동호회에 대한 얘기들....
보딩과 관련된 거의 모든 테마가 그사이트에서 많은 유저들의 도마위에 올랐었죠...
오고가는 욕설과.... 상대방을 비하하는 발언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이젠 제발 그만하자고 외쳐대지만 그다지 큰 힘을 내지 못하는 몇몇 유저들의 외침..
98년 초반부터 그 사이트를 바라보는 저로서는 익숙한 장면이라고 할수있죠...
하지만 그 익숙한 장면들과 글인데도 불구하고... 무언가 예전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비례라고나 할까....
거친 언성들은 높아만 가는데....상대적으로 그를 만류하고 제지하는 목소리들은 때를 거듭할수록....작아만 가는....
그만큼 우리 보더들의 마음이 벼랑에 몰린걸까요??
쥐도 코너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던데.....
아뇨.......오히려 우리 보더들의 세력은 점점더 커지고있습니다..
전 스키어들을 보더로 변신시키려할때 이런 멘트를 쓰곤하죠...
스키 타다가 보드로 바꾼사람은 수십명 봤어도....보드타다가 다시 스키타는 사람은 아직 본적이 없다구요..
모르긴 몰라도...이건 거짓이 아닐겝니다...
그렇다면 이건 늘어만 가는 보더들 사이에 은연중에 자리잡은 자만심의 표출일까요??
제가 보드를 타기전에 부러운눈빛으로 보더들을 바라보면서 전 그들의 모습에서 자유를 봤습니다...
지금은 럭셔리? 또는 품격의 상장이라고 어느정도 인식이 되어진 재즈도 그 기본 정신은 저항과 자유에 있었습니다..
억압된 인종차별에대한 그들의 표현이 흑인영가에 이어서 재즈로 표현이 되기 시작한거죠..
어쩌면 꽤 심한 억지일수도 있겠지만... 전 자유로운 몸놀림의 보더들을 보면서
내가 보드를 탈수있다면 보딩을 통해 내가 젊다는걸...
그리고 내가 아직은 많은걸 할수있는 정신을 가졌다는걸 느낄수있을거라고생각했었고
보딩을 할때 깊은 엣지를 박으며 턴의 짜릿함을 경험할때 실제로 그걸 느끼곤 했죠...
나는 보더다...나는 젊다...난 아직 뭐든지 할수있는 자신감이 있다..
그런데 당황스러운건 .
그 자신감속에 나도 모르게 내가 보딩을 한다는사실에 대한 어쩌면 웃기기까지도 한
뭔지모를 우월감이 존재한다는걸 알게 된다음이었습니다...
난 보더기때문에 자유롭고...난 보더기때문에 힙합을 입고....
난 보더기때문에 거침없이 날 표현할수있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서...전 게시판을 보면서 저 높아진 언성과 거친단어들의 바닥에..
억지일지는 모르지만 내가 느꼈던 우월감이 깔려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나는 보더기때문에 약간은 거칠어도 되고 난 보더기때문에 약간은 삐딱하게 날 표현해도 되고....라는 자신에 대한 용서와 합리화...
그런게 아닐까요...그래서 우리 젊은 보더들은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탄탄한 백그라운드의 그늘아래에서 당당하게 욕설을 퍼부을수있을까요...
전 아직 어립니다...
그리고 아직까지 우리 보더들은 어립니다..
이제 한참 발돋움을 하며 하루에도 한뼘씩 키가쑥쑥커져만 가는
우리 보더들은...아직 이땅에서 어른으로 대접받기에는 스키어들에 비해서
많이 모자랍니다...
떄문에 조금더 겸손해지고..조금더 자신을 다시한번 돌아볼수있는
마음의 여유와 추스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전 헝글을 좋아합니다....이곳에는 따듯함이 있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자신을 향한 독설에도 담담히 웃으면서 상대방을 다독거릴수있는 여유가있습니다..(제씨님...원정에 관한 글 올리셨을때 어쩐분이 남기신 가시돋힌 코멘트에 대한 답변..기분좋은 웃음지을수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우리 헝글만의 독점이 아니라....그 사이트...
그리고 우리나라의 보더들이 공유할수있는 그런 여유와 웃음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게될때.... 우리는 진정한 보더로 성장할수있을거라고 전 믿기때문입니다..
읽으면 아마도 득도가 아닌 득보딩을 할수 잇을듯... 좋은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