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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스위스 출신의 네빈 갈마리니입니다.
평행대회전 종목에서 러시아 소치에서는 은메달을, 한국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알파인 레이서로서는 작은 체격이지만 자신의 신체조건을 최대한 이용하는 라이더입니다. 사진 한 장으로 전체적인 메커니즘을 전달할 수 없겠지만, 전에 올려드렸던 내용과 관련해서 제생각과 평창 올림픽 때 다양한 선수들과 코치들을 만나고 나눴던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먼저 스노보드 평행 대회전이라는 종목에 대해 살펴보자면, 선수 두 명이 기문이 꽂힌 슬로프를 활강해 먼저 내려오는 선수가 승리하는 스노보드 경기입니다. 스노보드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8년 나가노 올림픽에서는 한 명씩 내려와 순위를 정하는 대회전 방식으로 이뤄졌지만, 이후 2002년 솔트레이크 올림픽부터는 두 명의 선수가 동시에 각각 한 개의 코스를 내려오는 평행대회전으로 바뀌었습니다.
예선에서는 한 명씩 블루와 레드 코스를 내려와 합산 기록을 내고 이 중 기록이 빠른 16명이 본선에 진출한다. 16강전부터는 두 명씩 겨루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이뤄진다(네이버 지식백과, 2017).
특히 레드와 블루 코스 중 보다 더 유리한 코스를 타는 것이 승패에 상당한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이번에 우승한 선수가 바로 다음 대회에 예선탈락을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경기가 바로 평행대회전입니다.
시합은 보통 초반 급사면에서 시작해서 완사면으로 설계되는데, 초반 급사면에서 발생한 속도를 선수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최대치로 유지하면서 피니쉬 라인까지 이어가야 하는데, 이때 기문을 통과하면서 크고 작은 실수가 발생하고 이를 리커버리하는 묘미가 있으며, 특히 급사면과 완사면에서 테크닉의 차이를 살펴보시면 보다 더 재미있게 경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선수들을 보는 포인트는 각 구간마다의 뉴트럴포지션과 그에 따른 테크닉의 변화입니다.
각 구간마다 스노보드와 신체무게중심을 어떻게 세팅하는가? 예를 들면 각 관절을 연결하여 포지션을 만드는 방법 특히 코어 쪽에 신체무게중심을 어떻게 가두어(?) 조작하면서 스노보드를 이끌고 나가는지?
신체무게중심을 어디로 이동시켜 전중후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도록 하는지? 기문간의 거리나 회전반경에 따라 서로 간의 길이(일종의 모멘트 팔)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사면에 따라 인크리네이션과 앵귤레이션의 정도를 얼마나 두는가? 또한 앵귤레이션을 얼마나 질적으로 만들었는가?(개인적으로 선수의 라이딩 변화를 체크하는데 우선으로 보고 있습니다)
턴 마무리 시 상체를 어떻게 이용하여 빠르게 스노보드를 보내고 다음 턴을 준비하는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평행대회전의 경우 휘닉스파크에서 진행되었고 초반 사면의 형태가 지독한 급사면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한번의 실수는 치명적이었고, 서비스맨의 역할 또한 매우 중요한 경기었습니다(Canada의 대표적인 노장 제시의 경우 예선 1차 런 이후 서비스맨에게 불 같이 화를 냈습니다. 아마 왁싱의 선택에서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당시 회춘 모드라 그 어느 때보다 대회 준비를 많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에서 살펴보자면 얼핏 “기울기가 지나치게 많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체 각 파트(머리, 몸통, 팔, 하지 등)를 최대한 라이딩에 이용한 모습이여, 각 관절의 꺽어짐과 이어짐을 살펴보면 각 관절의 중심을 스노보드에 압력을 전달하는데 최적화하였고 머리에서 목의 기울어짐까지 계산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신장의 열세를 무게중심을 높혀 모멘트팔의 길이를 기문과 기문사이의 길이에 적합하도록(혹은 신장이 큰 선수 비슷하게 맞추고)유지하고, 반면 모멘트팔이 길어져 토크가 감소되는 것은 초록색 화살표에서처럼 상체와 하체의 카운트 로테이트를 적절하게 이용하여 스노보드이 각을 더 만들면서도 회전 속도를 유지 또는 가속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매번 이런 형태의 라이딩을 하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형태의 라이딩에서 기술적인 면을 살펴본 예입니다),
특히 급사면에서 토사이드와 힐사이트의 가압과 감압의 차이 그리고 그간 기록 경기에서 공중에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공식을 과감히 버리고 에지체인지에서 대각선으로 넘어가면서 공중에서 다음 턴을 준비하는 과정은 해머해드 데크에서 프리라이더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첨언>
사실 해외 선수들에 눈 돌릴 필요 없이 대한민국에도 정말 우수한 선수와 코치들이 있습니다, 알파인에 경우 이상호선수를 비롯한 많은 선수들이 오늘도 열심히 훈련하고 있고, 감독이나 코치 역시 세계 정상급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 또한 영상으로 많이 분석하고 있으며 기회가 되면 선수들과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