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너무너무 좋아하고 애정하던 스노우보드..
근데 요즘에 그렇게 애정하던 보드에 뜨겁던 마음도 식고 권태기같은 느낌에 혼자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거든요.. 지난 2~3주간 저도 남편도 옴팡지게 감기걸렸어서 스키장 가고픈 생각 자체가 없었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따뜻한 집에서 온종일 늘어져 게으름 피우는 주말이 얼마나 좋은지, 맛있는 끼니 챙겨먹고 뒹굴뒹굴 퍼질러 있는 시간이 새삼스럽게 너무나좋더군요..
전 성격상 가끔씩 저 스스로의 육체적,정신적 한계를 까먹구 남들의 기준에 맞춰서 나또한 남들처럼 그래야만 한다고 틀에 가둘때가 많아요
아마 저한테는 이번 1718시즌이 그런 의미였던것같아요. 이민오면서 날아간 3~4년 보드공백기, 보드입문했을땐 지금의 남편하고 애인사이였지만 결혼하고나서 부부라는 관계로서 타국에서 처음 맞이하는 시즌이라는 기대감..글구 뭣보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처럼 저한텐 참 강렬했던 보드라는 단 하나의 이유 때문에라도 이번시즌엔 무의식중에 열심히, 자주, 또 무조건적으로 즐거워야 맞다는 강박이 있었나봐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저한텐 이미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한국에서 캐나다라는 ..사는 곳이 바뀌는 너무나 큰 변화.. 결혼이라는 또 다른 너무나 큰 변화.. 부수적으로 딸려오는 여러가지 또다른 크고 작은 변화.. 그냥 나는 한국에 있을 때나 캐나다로 넘어온 지금이나 저의 본모습은 변하지않았다고 믿고있었고 보드가 저한테 그동안 부여해준 그 의미마저도 한국에서의 좋았던 그 기억 그대로 늘 한결같은 모습으로 제옆에 있어주길 바랬나봐요
그리고..새삼 직장다니면서 주말에 시간내서 스키장 가는게 쉽지만은 않다는 것도 알았구요.. 글구 강아지를 키우게 된것도 변화들중 하나에요
여기 헝글에..자유게시판에 처음 올렸던 제 글이
남친 또는 여친이 보드를 잘타거나 즐겨타서 자기 애인 가르쳐 주는거 진심으로 부럽다.. 나도 그런 애인이 생겼으면 한다.. 그런 애인한테 열심히 배워보는게 꿈이다 라고 쓴적이 있거든요.
오늘 보니까 헝글에 남겼던 저의 첫 바람이 이미 이루어진거더라구요.. 헝글에서 인연이 닿아 지금은 남편으로 저랑 아웅다웅 살고있지만..
제 바람중 하나도 빠지지 않고 이루어진거더라구요.. 보드라는 같은 취미를 공유했고 ..뭐가 뭔지 몰랐던 저를 시즌말에는 비기너 카빙 비슷하게 흉내내게끔 가르쳐주고.. 저또한 한때 회사관두고 시즌방 상주까지 해가며 배웠던 열정넘치던 시절이 있었고..
결국 행복..자기만족은 멀리 있는게 아닌데 보드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있어서 혼자 거창했던것 같아요
유부남, 유부녀신데 심지어 2세도 있고 더 나아가 자녀들 다 크고 가족끼리 다니는 보더분들, 몇백키로 장거리 마다하고 주말마다 스키장 가시는 분들, 여러모습으로 보드에 열정을 불태우시는 분들... 보기좋고 뭐 그렇네요
여튼 긴긴 글 끝에 제가 느낀바는 꼭 어떤 틀에 매여 보드를 대할 필요는 없다..
왜.. 기술적인 화려한 보딩도 멋있지만 즐기는 펀보딩이 좋잖아요~~
만약 제가 2세 없이 딩크로 산다면..그때는 casi 자격증에 도전해볼까봐요...
펀보딩 좋지만 약간은 나태해진 본인에게 주는 숙제삼아서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왠지 글에서 잔잔함이 묻어 나오네요.. ㅎ
챗방이라도 가끔 놀러 오시면 나으실듯~?! ㅎㅎ (유도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