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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결혼한 지 6년째 접어드네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그래도 즐겁게 살았어요.


마누라가 일주일간 집을 비워서, 그 틈에 부엌 가재도구를 빼내고 식탁 오일칠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식탁 만든지도 6년째가 됐네요. 


결혼하는 해에 퇴근하고 돌아와서 짬짬이 몇달이나 걸려서 만들었었는데..


그때는 반짝반짝하던 놈이 가만히 들여다보면 때도 많이 타고 거칠어졌습니다.


직접 제작한 원목가구의 가장 큰 장점은 세월이 지나 거칠어지면 새로 샌딩하고 오일칠하면 새 것 처럼 된다는 겁니다.



이전에 만들때는 유동나무오일을 썼었는데, 폴리머라이즈드 처리가 되지 않은 퓨어 오일은 건조가 정말 오래 걸립니다.


thung oil이라고 불리는 유동나무 기름은 건성 기름이지만 마르는데 보름은 걸리지요.


당시에 결혼 생활이 잘 되기를 빌며 샌딩->오일칠을 7번 했었는데, 이게 석달이 걸렸었습니다.


이번에는 시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없어 보일드 린시드 오일을 쓰기로 했습니다.


보일드 린시드 오일은 아마씨 오일인데, 이름처럼 끓여서 만든 오일이 아니라 건조를 빠르게 하기 위해 산화작용을 돕는 금속성분을 살짝 넣은 겁니다. 퓨어오일처럼 식기에 쓸 수 있을만큼 무해하진 않으나, 시너가 들어가지 않아서 실내작업에 무리가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정말 대중적인 마감재죠.


20180418_220952.jpg


일단 180방으로 한번 밀어주고 꼼꼼히 오일을 발라준 다음에 20분간 기다렸다가 남은 오일을 닦아줍니다.


사포로 밀어보니 때가 많이 꼈더군요. 2년에 한번은 해줘야 하는데 무심했던 것 같아 반성했습니다.


처음 막 만들었을때 실크같았던 표면도 많이 거칠어졌습니다. 


결혼생활이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떄가 끼고 거칠어져서 원래의 반짝반짝한 모습을 잊게 되고 무감각해지는거죠.


24시간에서 48시간 건조하면 완전건조 되는데, 요즘 습도가 낮은 편이라 24시간만 건조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후에 400방 밀고 다시 오일칠, 이후에 800방으로 폴리싱하면 되겠군요.



20180414_163113.jpg




사실 이런 보수작업보다는 신작이 재밌는데, 마누라가 자리 비운 사이에 해야만 하는 작업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전에 한번 올렸던 가조립만 해봤던 요 놈은 다 분해해서 1차 샌딩 및 1차 오일도장만 해 놓은 상태로 건조중입니다.


색이 아주 이쁘게 나올 것 같아요.


요놈은 처음 오일칠 하는거니 400방 600방 800방을 더 먹여야겠네요. 아마 한달 뒤쯤 시계 넣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ㅋㅋ..



시계장 사진을 어머니께 보냈더니 화장대랑 티비장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요거까지 만들고 나면 겨울이 오겠군요.






한검사

2018.04.19 09:32:39
*.150.142.33

역시 쉐프의주방은 깔꼼하네욧

pepepo

2018.04.19 09:43:41
*.131.153.130

다 마누라가 깔끔하게 관리해줘서..

스크래치

2018.04.19 09:33:47
*.251.203.94

이미 마감 된 거라 바로 800방으로 하고 1000방으로 넘어가셔도 될 것 같은데요. 왁스만 발라도 좋고.


그나저나 마눌님이 어딜 갔는데 왜 그러고 있죠???? 친구들 불러 파티 시작해야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인데??!!

pepepo

2018.04.19 09:44:09
*.131.153.130

좀 많이 거칠고 오염이 있어서 그냥 180방으로 시작했어요. 확실히 한겹 벗겨내니까 기분이 상쾌하네요

pepepo

2018.04.19 09:44:26
*.131.153.130

그리고 친구가 없어요. 마누라가 젤 친한 친구....

스크래치

2018.04.19 09:55:49
*.251.203.94

아. ㅠㅠ

ckk

2018.04.19 09:36:31
*.65.245.210

깔끔하네요 ^^

오일 건조후에 바니쉬로 마감하나요??


pepepo

2018.04.19 09:44:53
*.131.153.130

아뇨 오일 두 번 입힌 후에 왁스로 마무리할 예정입니다.

EX_Rider_후니

2018.04.19 09:47:33
*.157.207.76

역시 원목은 실내를 한층 업그래이드 해주네요 ㅎㅎ

pepepo

2018.04.19 09:53:37
*.223.30.141

사실 솜씨가 대단치 않아 깔끔한 작업물은 못 만들어 내는데.. 기성품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부분이 마감이 어닌가 싶어요. 더 좋은 제품 쓰고 더 열심히 샌딩하고 폴리싱 하는거죠.. 샌딩과 폴리싱은 시간 쓴만큼 효과가 나는 거라서 솜씨 없는 사람이 이쁜 결과물 낼때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EX_Rider_후니

2018.04.19 10:09:00
*.157.207.76

아마츄어 아니세요?


목수 아니시잔아요!


저정도면 충분히 넘치게 훌륭합니다...


저도 진열장 만들어야 하는데...


장비가 너무 많아서 살 엄두가 안나는...

pepepo

2018.04.19 10:14:25
*.131.153.130

큰 진열장은 진짜 좀 힘드실겁니다. 만들기 힘든 가구가 1. 가동부위가 많은 가구 2. 노출되는 부분이 많은 가구인데 장식장은 둘 다 해당되기 때문에...


조언을 드리자면 최대한 소재는 동일 두께로 통일해서 설계하시고 가동부 경첩 자리 같은건 도면대로 가공을 의뢰하시는게 나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문짝이 삐뚤어지는 최악의 결과가 나올 수 있어요..

붕어오빠

2018.04.19 10:13:52
*.62.215.46

공구쓰는남자....! 제 책상도 원목인데 원목은 오일칠을 해줘야하는 거군욥 ㅋㅋ 미얀 책상아...

pepepo

2018.04.19 10:15:43
*.131.153.130

최종 마감재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다릅니다. 유막이 두껍게 형성되는 마감재의 경우에는 그렇게 자주 보수를 해 줄 필요도 없고, 보수를 한다고 해도 샌딩을 빡세게 해야 하고요. 저는 자주자주 칠해줄 생각으로 유막이 거의 형성이 안 되는 제품을 쓰고 왁스로 마감을 해서 그렇습니다.

붕어오빠

2018.04.19 10:20:23
*.62.215.46

아버지가 인테리어를 하셔서 그라인더랑 웬만한거 다있는데 매력잇어보이네욥
현실은 글라이던 쓸줄도 모르는...ㅋㅋ 기회되면 한번 도전해 봐야겠어욥

pepepo

2018.04.19 10:38:10
*.131.153.130

그라인더는 연습이 중요합니다... 자투리 소재로 연습을 해야 균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제일 좋은건 녹슨 철 파이프 녹 벗겨내는 걸로 연습하시면 좋아요.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

돈까스와김치찌개

2018.04.19 10:16:18
*.62.10.218

역시..금손이셔..

pepepo

2018.04.19 10:37:00
*.131.153.130

제가 금손이었으면 진짜 만들어보고 싶은게 많은데.. 제 한계를 알기 때문에 포기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덜 잊혀진

2018.04.19 10:38:49
*.131.193.206

아름다운 결혼생활. ^^

pepepo

2018.04.19 11:34:40
*.131.153.130

추천
1
비추천
0

뭐 다들  사는 것 처럼 사는거죠.. 좀 더 사이가 좋을 뿐 ㅋㅋ..

하이원광식이형

2018.04.19 11:10:41
*.162.233.119

금손 이시네요

추천 드립니다.

pepepo

2018.04.19 11:35:07
*.131.153.130

추천은 감사한데 진짜 금손은 아닙니다.. 똥손은 아니지만.. 우리집안 내력이 돈 못벌 정도로만 손재주가 있는 거에요

Mayonaisse

2018.04.19 13:22:22
*.76.91.102

요리만 잘하시는게 아니었어...

모든걸 다 가진 남자같으니

aAgata

2018.04.19 14:40:10
*.178.225.6

원목 축양장 구입해서 바니쉬 마감재 바르는 것만으로도 힘들던데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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