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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결혼한 지 6년째 접어드네요.
세월이 참 빠릅니다. 그래도 즐겁게 살았어요.
마누라가 일주일간 집을 비워서, 그 틈에 부엌 가재도구를 빼내고 식탁 오일칠을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식탁 만든지도 6년째가 됐네요.
결혼하는 해에 퇴근하고 돌아와서 짬짬이 몇달이나 걸려서 만들었었는데..
그때는 반짝반짝하던 놈이 가만히 들여다보면 때도 많이 타고 거칠어졌습니다.
직접 제작한 원목가구의 가장 큰 장점은 세월이 지나 거칠어지면 새로 샌딩하고 오일칠하면 새 것 처럼 된다는 겁니다.
이전에 만들때는 유동나무오일을 썼었는데, 폴리머라이즈드 처리가 되지 않은 퓨어 오일은 건조가 정말 오래 걸립니다.
thung oil이라고 불리는 유동나무 기름은 건성 기름이지만 마르는데 보름은 걸리지요.
당시에 결혼 생활이 잘 되기를 빌며 샌딩->오일칠을 7번 했었는데, 이게 석달이 걸렸었습니다.
이번에는 시간이 일주일 정도밖에 없어 보일드 린시드 오일을 쓰기로 했습니다.
보일드 린시드 오일은 아마씨 오일인데, 이름처럼 끓여서 만든 오일이 아니라 건조를 빠르게 하기 위해 산화작용을 돕는 금속성분을 살짝 넣은 겁니다. 퓨어오일처럼 식기에 쓸 수 있을만큼 무해하진 않으나, 시너가 들어가지 않아서 실내작업에 무리가 없습니다.
해외에서는 정말 대중적인 마감재죠.
일단 180방으로 한번 밀어주고 꼼꼼히 오일을 발라준 다음에 20분간 기다렸다가 남은 오일을 닦아줍니다.
사포로 밀어보니 때가 많이 꼈더군요. 2년에 한번은 해줘야 하는데 무심했던 것 같아 반성했습니다.
처음 막 만들었을때 실크같았던 표면도 많이 거칠어졌습니다.
결혼생활이 그런게 아닌가 합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떄가 끼고 거칠어져서 원래의 반짝반짝한 모습을 잊게 되고 무감각해지는거죠.
24시간에서 48시간 건조하면 완전건조 되는데, 요즘 습도가 낮은 편이라 24시간만 건조해도 될 것 같습니다.
이후에 400방 밀고 다시 오일칠, 이후에 800방으로 폴리싱하면 되겠군요.
사실 이런 보수작업보다는 신작이 재밌는데, 마누라가 자리 비운 사이에 해야만 하는 작업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전에 한번 올렸던 가조립만 해봤던 요 놈은 다 분해해서 1차 샌딩 및 1차 오일도장만 해 놓은 상태로 건조중입니다.
색이 아주 이쁘게 나올 것 같아요.
요놈은 처음 오일칠 하는거니 400방 600방 800방을 더 먹여야겠네요. 아마 한달 뒤쯤 시계 넣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ㅋㅋ..
시계장 사진을 어머니께 보냈더니 화장대랑 티비장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요거까지 만들고 나면 겨울이 오겠군요.
역시 원목은 실내를 한층 업그래이드 해주네요 ㅎㅎ
아마츄어 아니세요?
목수 아니시잔아요!
저정도면 충분히 넘치게 훌륭합니다...
저도 진열장 만들어야 하는데...
장비가 너무 많아서 살 엄두가 안나는...
요리만 잘하시는게 아니었어...
모든걸 다 가진 남자같으니
역시 쉐프의주방은 깔꼼하네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