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기라는 것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올해 세시즌차입니다.
저는 0304 시즌 장비로 0203 드래곤을 찍어놨었습니다.
가장 화려하고 멋지고, 압도적인 그래픽, 강렬한 카리스마, 최상급 중의 최상급..
오랜 기다림 끝에 0304 시즌 초 부터 길다면 기간동안 열심히 드래곤을 탔습니다.
하지만, 결론은 달랐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드래곤은 버튼에서 만든 '이미지 데크'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기능이 크게 딸린다거나 허접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굳이 따진다면 가격에 비해 기능이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못하다는 것이겠죠.
거기에다가 한국사람들의 '무조건 비싸면 기능도 최고일 것'이라는 인식도 한몫했다고
봅니다.^^ (저도 같은 생각이었으니까요)
물론 개인적인 성향에 따른 판단일 수도 있습니다. 장비라는 것이 사람에 따라 큰 편차를
느낄 수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장비 사용기라는 것이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으로만
채워져 있다면 별 의미가 없겠죠?
가능한 제가 느낀 여러가지 특징과 상황, 느낌 등에 대해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엣지 그립이 환상이고... 왠만한 모글을 밀어버린다?
드래곤에 한번이라도 관심을 가져 본 분이라면..소위 말하는 드래곤 사용기에 대해 많이
보셨을 겁니다. 그 중에서도 참 재미있는게 보면..'드래곤은 아이스에 하나도 안밀린다'
'드래곤 엣지가 팍팍 박힌다' 라는 말이 있죠.
하지만 실제로 휘팍 챔피언에서 기대를 하면서 사용해본 드래곤.. 그다지 다를게 없습니다.
엣지? 아이스에서 다른 데크와 똑같이 밀립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엣지 그립이 나이트로
중급 데크와 비교해도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뭐냐? 드래곤 타신분들 사용기를 대충 읽어보면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초보이거나, 그렇게 많은 데크를 타보지 않았거나, 이전에 비교적 중 하급 데크를 사용해
본 것이죠. 대부분 구입한 드래곤은 한참 사용해 본 것이 아닌 이상..새거이거나 엣지가
쨍쨍한 놈들입니다. 막데크나, 중하급 데크보다 어느 정도 잘박힐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왠만한 상급 데크 타보신분들, 드래곤 타시고 그다지 엣지 그립에 감탄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엣지 그립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보니 드래곤을 사용해봤다는 모 프로분의 이야기를 빌자면..
드래곤의 엣지는 타 데크에 비해 내구성이 낮은 편이랍니다. 대략 한시즌 타면 엣지 수명이
다 나갈 정도라더군요.
게다가 드래곤의 특징인 '가벼움'때문에 힐 도우 시에 오히려 데크 불안함이 가중됩니다.
0203 드래곤이 그렇게 하드한 편이 아니라는 것은 아시죠? 중간 부분이 약간 하드한
편이라서 무작정 하다하다라고 생각이 들지만 왠만한 중급 데크 다뤄보신 분들은
0203 하드하다고 안합니다.
이것도 뭘까요? 타본 사람들이 말랑한것만 선호하던 사람들이란 말이죠 --;
엣지 그립은 이정도로 해두고..모글을 뚫고 지나간다는 표현도 많이 쓰더군요.
이건 거의 뭐 뻔한 이유입니다. 길게 말할 것도 없이.. 드래곤은 적당히 하드한 데크고,
적당히 하드하다 보니 프레스 어느 정도 주면 아이스반 아닌 이상 그냥 밀고 가는게
정상입니다.-_- 하지만 데크가 얇고 가벼워서 그런지 발바닥으로 전해지는 느낌은
그다지 좋지 않더군요.
드래곤이니까 모글을 막 밀고 지나간다-_-? 그런 분들 옵션 데크 한번 타보면 모글 지운다고
하겠더군요;
2. 가벼우면서도 하드하며, 탄성있는 데크
이것은 분명합니다. 날카롭고, 가볍고 하드합니다. 이 정도 무게를 가지면서 이정도의
하드함(매우 하드한건 아닙니다만)을 유지한다는 것은 좀 신기하더군요.
탄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가벼운 데크치고는 만족할 수준입니다.물론 그렇다고 해도
튀겨주는 맛은 소위 명품..-_-이라 불리우는 RCM이나 발란스 등에 비해 부족한 편입니다.
그냥 괜찮은 정도라고 해야겠죠.
가벼우면서 하드하다는 것은, 분명 드래곤의 가장 큰 '특성'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드래곤이 램프나 파이프에서 특히 강력한 데크는 아닙니다.
드래곤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 중에서 보니..이런 이야기가 있더군요.
드래곤이 생각보다 라이딩이나 트릭에 만족할만한 데크가 아니라고 누가 글을 올리자..
거기에 대한 답변으로 .."원래 하프 파이프용 최강 데크이기 때문"이라구요.
가볍고, 하드함 때문에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그럼 제가 반문을 하죠. 드래곤이 파이프에서 최강이라면..
왜 수많은 버튼 프로들이 파이프에서 드래곤 안타고 다른 모델들 탑니까-_-?
다른 프로도 마찬가지고... 지산 , 휘팍, 용평 파이프에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죠.
파이프 타는 사람치고 드래곤 칭찬하는 사람은 그다지 보진 못했습니다.
오히려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드래곤은 트릭하기에 괜찮은 데크입니다--;
그렇다고 소프트하다는것은 아닙니다.
제가 보기엔 '적당한 하드함'이지 특별히 하드하다고 강조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거죠.
적당히 가볍고 반발력이 좋은 데크죠.
하드하다고 난리법석이던데.. 과연 몇년이나 타보신 분들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저런 옛날데크(0102 드래곤) 몇번 타보십쇼--; 이게 하드한건지;;
그리고, 가볍고, 하드함이 결코 '좋은 것'은 아닙니다.
0304 버튼 데크 중에서 '가볍고 하드한 데크' 본적 있습니까?
드래곤의 후속인 커스텀엑스도 가볍고 '말랑 말랑'합니다
가볍고 적당히 하드한 드래곤이 만약 성공했다면, 0304 데크에는 가볍고 하드한
데크 바람이 불었습니다.
하지만 드래곤은 '단종'되었고 이제 사라졌습니다. 버튼은 말랑한 데크를 왕창 내놨습니다.
드래곤의 특성은 어떤 측면에서는 '실패'한 시도였습니다
3. 당신은 보드를 즐깁니까? 아니면 스타일에 끌려다닙니까?
드래곤을 타고 싶어하던 저는 무작정 드래곤이었기 때문에 드래곤을 찾았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궁금하지 않습니까?
드래곤이 귀하다 귀하다 하지만 지난 시즌부터 꾸준히 중고물건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게 '좋다', '라이딩에 끝내준다'하는 데크가 이건 뭐.. 통계내보면 왠만한
데크보다 2-3배는 중고시장에 더 나옵니다.
왜일까요?
제 짐작이 맞는 거라면.. 즐거운 라이딩에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데크입니다.
그럼 어디 어울리느냐? 솔직히 저는 모르겠습니다-_-
(개인적으로 집에 걸어두기에는 가장 멋진 데크가 아닌가 합니다--; 죽여주는 그래픽;;)
라이딩에 그렇게 좋은 것도 아니고, 엣지 그립이 환상적인 것도 아니고 가볍고
탄성은 좋지만 데크가 가볍다고 무조건 다루기 좋은게 아닙니다.
실제로 타보면 무거운 포럼이나, 옵션,rcm같은 일본 데크보다 오히려 드래곤이 더 버겁습니다.
사이드 컷이 깊어서 엿엣지도 잘걸리고, 가벼우면서도 하드한 특성때문에 심심하면 주인을
집어던집니다--;
혹시 이런저런 데크 타보고 드래곤이 '편하다'라고 느껴본 사람이 있습니까--?
있다면!
드래곤 타세요^^
그러나 , 드래곤 타는 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드래곤이 자신에게 맞지 않다는'결론을
내리고 중고장터에 내놓습니다.
참 재미있는게 이때 사람들 하는 이야기가 '정말 좋고 멋진 데크지만..저에겐 내공이 부족하다'
거나 '내가 다루기엔 버겁다', '끝내주지만 부담된다'고 합니다.
한가지 궁금한게...보드 타면서 프로할껍니까?-_-?
보드를 왜 부담되게 타야하는지 내공키워서 타는지...버거운 데크 왜 타는지 궁금하더군요.
그게 좋은 데크라서요?
아닙니다
좋은 데크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지만 저랑은 크게 다르군요.
좋은 데크의 기준은 얼마나 보더를 '즐겁고' '재미있게'해주느냐가 아닙니까?
보더가 데크에 맞춰야 합니까?
데크가 정말 좋다면, 그럴수도 있습니다. 물론. 하지만 제 입장으로선 아니더군요.
개인적인 의견에 결론을 짓자면...저에게 있어 드래곤은 즐거운 데크가 아니었습니다.
다루기 힘든 엣지 체인징과 가볍고 하드하다는 '신기한 특성'때문에 역엣지가 잘 걸리는
'별로 재미없는'데크였습니다.
여러분에게는 어떨까요?
그 대답은 물론 스스로 내리셔야겠죠. 저도 제 생각을 말한 것 뿐이니까요.^^;
하지만, 이 글을 올리게 된 계기는 장비 사용기라는 게시판에 올려져 있는 사용기들 중에서는
정말 좋은 글도 있지만 가끔은 너무나 주관적이고 정보가 되지 못하는, 오히려
고정관념이나 기존의 상식에 너무 의존하는 사용기가 있는 것 같아서입니다.
그렇다고 허접한 사용기 올리지 말란 말은 아닙니다. 제가 올린 내용도 많이 부족하니까요.
하지만 사용기란은 곧 구매의 가이드이자 척도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껏 하루... 또는 심하면 한 두시간 써보고 '그 장비 어떻더라'하는 내용을 적어
놓는다면 도움이 되기에는 힘들지 않을까요?
솔직히 장비 사용기란을 보다 보면, 남는 돈으로 구입한(혹은 죽음의 세일때 엄청 싸게 산)
최상급 장비를 기껏 2-3일 써보고 '그 장비 어떻더라..'라고 이야기한 후에
중고장터에 돈 더 남겨서 파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건 장비 자랑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런 글 쓰시는분들 특징이...최상급 장비에 대한 욕은 하나도 없더군요-_-
전부 엣지 그립 다 좋고 다 탄성 좋고, 다 라이딩 좋고-_-)
결론적으로 드래곤에 대해 제가 느낀 사실은 "어떤 측면에서 너무 과대평가 되어있다"는
사실입니다.
드래곤은 0203 5번째 손가락안에 들 정도로 비싼 데크가 맞고, 소위 말하는 '버튼'장비의
최상급입니다.
하지만 이 데크가 자신에게 결코 즐거움만을 줄 것이라는 '착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무작정 짧은 사용기나 추천만으로 선택하는 것 보다는 , 가능하다면 한번 정도 반드시
'타볼'것을 권해드립니다.
그렇지 않다면 '급전이 필요해 부담되는 용가리를 넘겨드립니다'라는 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3. 당신은 보드를 즐깁니까? 아니면 스타일에 끌려다닙니까?)
드래곤이 나쁘다는얘긴아니지만 모든데크가 가격이최상급이라고 성능도 최상급은아니죠~저도동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