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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크 셔틀에서 노래부르던 미친놈

조회 수 1187 추천 수 0 2011.12.21 12:05:18

제목이 너무 과격한가 싶지만 딱히 다른 표현이 떠오르진 않네요.

 

설질은 나쁘지만 황제보딩이 좋아서 오크를 몇년째 베이스로 두고 있는 보더인데요.

어제 흔치 않은 경험을 해서요.

 

보드 좀 타고 있는데 일이 생겨서, 낮 셔틀을 타고 강남으로 돌아오고 있었거든요.

음악을 들으면서 살짝 자다깨다 하면서 오고 있는데, 서울 다 왔을때 쯤 무슨 소리가 들렸어요.

동물 울음소리 같기도 하고 귀신 소리같기도 한 이상한 소리가 자꾸 들리는것 같아서, 이어폰을 빼 봤습니다.

누가 셔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더군요.!!!! 응? 엉? 엥?

 

성인남자가 나지막히 노래를 부르다가 고음부분을 지르지 않고 그대로 부르면 기괴한 소리가 나지 않습니까? 그소리가 셔틀에서!!

그리고 사실 나지막히 불렀다고 했지만 완전 샤우팅이 아닐 뿐이지 꽤  큰 소리였어요.

제가 원래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이어폰이라고 해도 소리 너무 크게 해놓으면 옆자리에 민폐니까 좀 작게 해놓고는 있었지만,

그래도 커널형 이어폰이라 바깥소리를 많이 차단해주는데,  그 음악소리와 커널형이어폰을 뚫고 들어오는 정도의 음량이었니까요.

.....근데 음량을 떠나서 보통 버스 안에서는 원래 노래 안부르지 않나요.....

 

뒤를 돌아보니 자세부터 심상치 않았어요. 저보다 서너줄 뒤쪽에 앉은 20대 초중반의 성인 남자가,

차량 복도쪽의 팔걸이를 베고 좌석에 누운 상태로 아이폰을 보며 이어폰 꼽고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더 뒤쪽의 여자분들도 계속 힐끗거리며 뭐야~ 이런 표정이구요,

의외로 그 주변 사람들은 가만히 있더군요.

 

이어폰 꼽고 노래까지 부르는데 여기서 조용히하라고 하면 들리려나, 너무 크게 말하면 다른 사람들한테 오히려 내가 민폐인데,

그럼 안전벨트풀고 내가 저기까지 가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는데 노래소리가 작아졌어요.

이어폰 끼고 있다보면 잠시 착각할수도 있었겠지 싶어서 저도 다시 이어폰 끼고 제가 듣던 음악을 듣는데

잠시 후 또다시 노래소리가 뙇!! 이번엔 제대로 샤우팅이 빡!!

근데 심지어 못부름!!!!

 

이번엔 말을 좀 해야 겠다 싶어서 뒤로 보니 이번엔 이어폰도 없어요!

제대로 앉아서 그 일행들이랑 낄낄대며 얘기를 하면서 버스안을 노래방으로 강화중.

셔틀안에서 노래를 하는 미친놈을 저 주변사람들은 왜 놔두나, 주변사람도 가만있는데 내가 뭐라고 해야 하나 했는데

주변 사람이 아니라 일행이었엄!!!

 

저도 모르게 "아이씨~ 좀 조용히 갑시다!" 를 샤우팅.

다행히 바로 이어서 나온 "어떤 미친새끼가 버스안에서 노래를 불러!" 는 지르지는 않고 말했어요. 물론 들렸겠지만.

저도 모르게 방언터지듯 쏟아진 쌍욕에, 오히려 내목소리가 너무 컸나 싶었는데 다행히 노래는 거기서 바로 스톱.

지들끼리 궁시렁거리는것 같았지만 어쨌든 셔틀안에는 평화가 찾아왔습니다.

 

내릴 때 따로 얘기좀 하고 싶었는데 목적지 부근에서 긴박한 급 화장실이 저를 불러서, 나머지 대화를 놓친게 아쉬울 뿐입니다.

혹시 어제 노래부르던 그 네모난 뿔테안경에 더벅머리 셔틀가수나 그 일행이 이 글을 본다면 이말 꼭 해주고 싶네요.

너 노래 진짜 못부르니까 제발 니 노래는 세상에 풀어놓지 말고 니 목 안에 소중히 간직해줘.

 

아니 근데. 셔틀 버스에서 어떻게 노래를 부를 생각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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