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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원 숙희장에서...

 

어찌어찌하다 점심시간이 지난 시간이 되어서야 겨우 

 

짜장면이나 한그릇 할까하고 중국집에 갔었습니다

 

물빠지듯 사람들이 빠져나간 테이블에는

 

빈 그릇만 여지저기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것이

 

마치 한바탕 전쟁이라도 치룬듯한 인상이었죠

 

대충 자리를 잡은 뒤 주문을 하고 친구랑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젊은 총각이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오더니

 

자리도 많은데 하필 우리 옆테이블에 털썩 주저앉더이다

 

 

 

홀로 전투보딩을 했었는지...

 

얼굴은 땀인지 눈물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무언가로 얼룩져 있었고

 

혼자 밥 먹는게 영 어색했던지..꺼진 핸드폰만 계속 만지작 만지작 거리더라구요

 


그 모습을 보니.. 괜히 저도 울컥해지더군요

 

사람 많은 점심시간.. 테이블에 자리잡아 놓고

 

밥 가지러 갔다오면... 제 자리엔 이미 쌩판모르는 남여쌍쌍들로 가득했고

 

자리잡기 위해 테이블위에 올려놓은 제 고글과 헬멧은 구석 의자밑에 버려져 있...

 

 

 

결국 고글과 헬멧이랑 식판을 들고 빈자리를 찾기위해 열심히 두리번 거리다가

 

혼자 밥먹는분을 발견하고는

 

동병상련의 기쁜마음으로 그 앞자리에 식판을 내려놓으면

 

"자리있는데요~"라고 해서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이리치이고.. 저리치이고...서글픔이 최고치에 다다랐을때

 

그때 누군가 나에게 "여기 앉아서 같이 식사해요~"라고 한마디만 해줬더라면

 

아마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을꺼에요ㅠㅠ

 


 

 

하여튼 그때의 서러움과 슬픔이 생각이 나서

 

친구에게 조용히 속삭였죠

 

옆자리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같이 밥먹자라고요

 

처음엔 친구는 낯설고 부끄럽다며 썩 내켜 하지는 않았지만

 

그 역시 쏠로전투보딩의 서러움을 아는 놈인지라...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눈물을 훔치며

 

이내 기분좋게 승낙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기쁜마음으로 옆테이블에 가서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죠

 

 

안씻지상열:  (환한미소를 띄우며) 괜찮으시다면 저희랑 같이 식사하시겠어요? 하하하

 

혼자오신분:  아뇨!

 

끗~

 

 

 

 

 

 

 

덧, 그 분이 탕수육을 시켜서 같이 먹자라고 한건 아니였어요~

 

삐뚤어질테닷~!!

엮인글 :

카레맛지티

2011.12.23 17:49:19
*.12.68.29

빵터졌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씻으면지상열

2011.12.23 18:04:47
*.160.224.172

훈훈하죠? ㅋㅋ

kaien

2011.12.23 17:52:36
*.230.104.21

ㅋㅋㅋㅋㅋㅋㅋㅋ

안씻으면지상열

2011.12.23 18:05:07
*.160.224.172

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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