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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후 그녀를 만나러 갔습니다.

약속한 시간을 지키지 못하고 20분정도 늦었네요. 갑자기 날이 많이 추워져 버려서 밖에서 떨고 있지 않을 지 살짝 걱정됐습니다.

 

'다와간다...'

'기다리고 있어..'

 

이별을 통보 받은 건 저인데 이 와중에도 그녀를 걱정하는 저를 보니 아직 좋아하는 마음이 큰가봅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는데 그녀는 보이지 않습니다.

 

'도착했는데... 안보이는데?'

 

그제서야 그녀는 추운 날씨 때문인지 안좋은 마음 때문인지 상기된 얼굴로 제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래... 카톡으로 통보 받는 게 너무 기분이 나빴고 만나서 왜 그러는지 이유라도 듣고 싶었다'

'이유는...요즘 만나더라도.. 너무 단조롭기만 해서 싫었고... 결혼에 대한 부담감도 커서야'

'그래 서로 생활 패턴이 다르니 자주 만날 수 없고 만나더라도 새로운 뭔가를 하기엔 상황이 여의치가 않네. 이건 내가 당장

어떻게 해결해 줄 수가 없다. 그리고 결혼은 내가 먼저 얘기를 꺼낸 적도 없고 부담을 준 적도 없는데 니가 그런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이것 역시 내가 더 해줄 게 없는 거 같다.'

'...'

 

 그녀는 아무 말이 없다 어렵게 다시 말을 꺼냈습니다.

 

'오빠는 왜 이렇게 담담해? 나한테 해줄 말 없어?'

'올 때 독하게 마음 먹고 왔다. 헤어진다는 건 그냥 말그대로 헤어지는거야. 헤어지는 사이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한데?'

 

그렇게 한동안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갑자기 제 팔을 잡습니다.

 

'오빠 미안...'

 

미안하다는 말과 지금의 행동을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고민할 때쯤... 그녀가 다시 말을 이어갔습니다.

 

'한번만 더 기회를 줘...'

'니가 그런 말을 먼저 꺼냈을 때 내 심정이 어떨지 생각은 해봤어? 그만해. 화내기 전에.'

 

정말 화가 났습니다. 치밀어 오르는 화에 그녀를 좋아하는 마음까지 다 타버리는 듯 했습니다.

제 마음과는 상관없이 그녀는 고인 눈물을 닦아내며 저를 와락 끌어 안습니다.

 

'오빠... 삼세번이라잖아...한번만 더 기회를 줘... 그땐 내 감정에 휩쓸려서 그랬나봐... 오빠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 크다는 걸 알았어. 그러니깐 내가 노력할게...'

 

차갑던 제 마음이 그녀의 품에서 느껴지는 따스한 온기 때문에 녹아버린 건지... 아니면 익숙한 그녀의 샴푸 향기에

취해버린 건지 ... 그만 저도 그녀를 꼭 안으며 마치 제 마음을 다독이듯 그녀의 등을 다독거려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방금...'아싸 애니팡 1등!' 이라며 카톡을 보내왔습니다.....ㄱ-

아까 잠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는 무슨 !!!CPMS!!! 비추 미리 감사드립니다(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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