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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따라 모임을 나갔다가 알게된 분이 있었어요.

그냥 이야기 나누다가 서로 취향이 비슷한 것에 반가워하고, 가끔 통하는 구석이 있고 그랬거든요.

 

 

어느날 전화가 왔어요. 술 마시고 있대요.  

"평소에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사귀면 어떨까. 지금은 서로 잘 모르지만, 차차 알아가는 거 어때?"

...등등의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통화는 꽤 오래 한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전 일단은 전혀 예상치 못한 어택이라 얼떨떨해서 좀 이상한 말을 지껄였던 것 같고요.

오빠가 "지금은 서로 잘 모르지만, 차차 더 알아가는 거 어때?"라고 했을 때,

전 "일단 사귀고, 아니다 싶으면 파토내는 거예요?" 뭐 이런.. 쓸데없고 이상한 말로 받아쳤죠...-_-

그러니까 오빠는 침착하게 "아니지. 맞춰가야지"라고 대답을 하더라고요. 

전 그냥 좋은 오빠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내 두루뭉술하게 이야기한 것 같아요.  

정확하게 생각은 나지 않지만 제딴에는 "좋은 사이 유지하자"는 뉘앙스로.

 

그리고 나서 다음날 저녁에는 제가 먼저 안부 카톡 보내고 일상적으로 짧은 대화 나누고.

그리고 나서 지금 며칠째 연락 하나 없네요.

뭔가 피치못할 사정이 있는 것 같지는 않은 게 고새 카톡 프로필 사진도 두세번은 바뀐 것 같아요.  

 

 

문제는.... 그때는 이성으로서의 호감이 없었는데. 지금은 자꾸 생각이 난다는 거지요. ㅜㅜ

 

 

제가 먼저 카톡을 하거나 연락을 하는 게 겁나는 건 아니에요.

고민되는 건

어쨌든 술을 마시고 있을 때 저런 이야기를 한건데, 충동적으로 고백을 한 게 아닐까.

혹시 내가 어장관리하는 것처럼 보였을까.

어쨌든 좋은 사이로 지내고 싶은 마음은 있는데, 내가 먼저 카톡을 보내서 고리를 유지하는 거야말로 어장관리가 되는 게 아닌가.

이렇고 저렇고 고민할 것 없이 그는 그냥 찔러본 건데, 휘말리는 건가.  

정리가 잘 되지 않아요.

 

 

그리고.... 또 문제는.... 정확히 말하면, 제 마음 내에서 걸리는 문제는...  

그 모임 내에서 다른 오빠와 약간의 썸을 탄 적이 있어요. 

본의 아니게 사람들은 모르게-_- 심야 영화 보고, 드라이브 하고, 매일 매일 카톡하고 등등.

그렇게 애매하게 몇달을 혼자 지옥과 천국을 오가다가 얼마전에 마음은 확실하게 접었거든요.

근데 이런 상황을 그 썸 타던 오빠는 물론 아무도 모르고 있기는 한데, ...(당사자는 모른 척 하는 걸수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시작과 끝이 분명하게 있지만, 나중에 뭔가 이런 과정을 축약해서 이 오빠나 과거의 썸 오빠가 알게 되면...

여기저기 찌르고 흘리고 다니는 여자 되는 거 같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다 보니, 썸이 종료된 분에게 "사실 오빠를 좋아했지만. 이제는 끝났다"고

아듀 인사를 확실하게 해야 하나 싶고. 

(연락도 얼추 끊긴 마당에 이건 좀 추하겠죠? 아닌거죠? ... 역시 참고 미련 갖는 것보다는 지르고 하이킥 하는 편이 나은 것 같아요. 고백이라도 하고 확실하게 차였으면 이런 고민 따위 없겠죠.)

 

 

아무튼 마음이 너덜너덜해져있어서인지.

이 오빠가 했던 "(만나보고 안맞는다면) 서로 맞춰가야지"라고 했던 차분한 대답이 자꾸 맴돌아요.

(여자는 이렇사옵니다...... 멘트 하나에 마음이 움직입니다)

 

 

그나저나 궁금한 건 왜 이 오빠는 그래놓고 연락이 없는 걸까요? ㅜㅜ

저 또 간보기에 놀아나고 있는 걸까요.

만약 표현을 해야 한다면, 살짝 흔들리고 있는 제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요.

정말 어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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