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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분의 압력때문에 몇자 적는 일기 혹은 독백이라서, 말투가 부드럽지 않을수 있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거슬리는 분은 건너 뛰시기를 권유 합니다. ;;)

 

 

깜빡 졸던 와중에 무릎에 뭔가 닿는 느낌이 들어서, '죄송합니다' 라고 나즈막히 말했다.

 

어슴프레한 빛으로 상황을 파악하니, 옆자리 아저씨의 가방이 내 무릎에 떨어진 것이었다.

 

제자리를 찾아 드리며 쳐다보니 그 분은 완전 꿈나라. 내가 피해 끼친게 아니니 다행이다.
 

셔틀 버스 통로쪽을 통해 바라 본 고속도로는, 끝없이 이어진 차량들의 미등 행렬이 마치

 

서울 시청 광장에 설치되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의 아롱대는 빨간 불빛을 연상하게 한다.
 

일요일 저녁 5시 출발 셔틀 버스. 마음을 비우는게 낫지.. 토요일이었던 어제는 버스에서만

 

왕복 9시간을 버렸다. 도대체 이 짓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나 자신도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물 한모금 넘기고 눈을 감아 보건만, 이미 물 건너 갔다.

 

성우 다닐때 생긴 버릇인지, 버스에서 한시간 이상은 못 잔다. 오늘은 또 얼마나 걸리려나.

 

더구나 셔틀 버스의 온도는 선택이 없다, 너무 춥거나 아니면 냄새나게 덥거나 둘 중 하나.
 

불편한 좌석을 고쳐 앉아 억지로 눈을 감고 있으려니 이런 저런 추억이 스쳐 지나간다.

 

 

친구따라 강남 간다고 했던가. 얼결에 친구한테 엮여서 스노우 보드를 접하게 된 이후로,

 

괜히 본전도 찾지 못하며 끊은 시즌권이 대략 스무장쯤 되나 보다. 물론 더블도 많았지만.

 

새벽 4시 넘어 일어나 셔틀 타느라 추위에 시달리는게 일상화. 버스 시간을 맞추지 못했고
 

약속은 지켜야 해서, 서울에서 용평까지 현찰 20만원을 꼽고 택시로 갔던 일(2003년?).

 

 하루 평균 리프트 백개씩은 돌려 줘야 한다고 거품을 물던 시절에는 검표원들 사이에서
 

'쌍둥이설'도 나왔었다, 한명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하다며 쌍둥이가 교대로 타는 거라며~.

 

밥 먹는 시간 아끼느라 배낭에 넣고 다니던 김밥이 돌덩이가 되어 이빨도 들어가지 않던

 

몹시 춥던 날, 리프트 안전바에 두드려 깨서 사탕 먹듯 입안에서 녹이던 일도 있었지~.

 

"설질은 안 좋지만 사람은 없어요" 라는 말에 속아(?) 시즌권을 끊었던 양지 첫시즌에는,
 

'설질 안 좋다고 거짓말 한 인간들 집합해라. 설질이란 설이 있고 나서 질을 논하는 거다'

 

라고 노여움을 발산하기도 했었다, 얼음판에 비춰 고글을 고쳐 쓰면서~. 물론 그 덕분에
 

'전투'가 뭔지를 알게 해 준 전설을 만났고. "하루에 최대 몇 km나 활주가 가능하겠냐?"

 

라는 친구의 한마디는 이내 내기로 이어졌고, 결국 "넌 역시 짐승이야"로 끝맺음 되었다.
 

왜 "역시"라는 말이 붙는지는... 굳이 되새기고 싶지 않다.

 

평일 주간에 황제 보딩 좀 해 보려고 온갖 출장에 외근에 생일이라고 제껴 보기도 하고,
 

그것도 모자라 '선 보러 간다'는 핑계까지 고안해 냈다. '제주도 사는 친구 아버님 문상'

 

가는 일은 매년 반복되다가, '그 어른은 좀비냐, 해마다 부활하게?'로 끝을 맺었다. ㅋ

 

 

 

그래도 처음 보드에 올라 탔던 날을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나온다..

 

 

 

사족.
글 재주가 없어서 계속 이어갈지 여부는 불투명 하지만, 2부를 엮는다면 제목은 아마도
"덜 잊혀진 이야기 - 2부 : 스노우 보드? 007 이나 타는거 아냐?" 가 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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