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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살면서 실수는 무지하게 했죠.


제 성격이 워낙 대충대충이고 뒷수습도 제대로 못하는 스타일이라.. 삼신할매께서 꼼꼼함이라는 덕목 대신에 온갖 필요없는 잡것들을 넣어주신 게 제 성격이거든요.


그 중에서도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달아오르는 실수 몇가지가 있습니다.



1. 8년전이었나, 대학 졸업반 정도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때 여자친구(지금 마나님이시죠)와 영화를 보러 버스를 타고 가고 있었는데,


   제가 무슨 귀신이 씌었는지, 대머리에 관한 이야기를 미친듯이 주절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요새 동생이 머리가 점점 후퇴하고 있는데, 자다가 일어나면 작은댁이 밤새 왔다간 것 처럼 머리가 배개 옆에 쥐어뜯겨 있대

    낄낄낄낄"

  

    뭐 이런 식으로 쉴 새 없이 대머리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이유없이 자꾸 눈치를 주면서 제 팔을 막 찌르는데도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대머리에 대한 이야기를 마구 주절주절..


    알고보니 제가 서 있는 바로 앞자리 좌석에 앉으신 분이 상당히 많이 벗겨지신 분..


    아.. 진짜 일부러 그런건 아닙니다.. 아마도 무심히 제 시야안에 들어왔던 그 분 헤어가 제 무의식에 남았고, 아무 맥락없이 대머리 이야기를 하고 싶어졌던 걸까요..


    깨달았을때는 죽고 싶었습니다. 그 분이 보시기에는 저는 왠 미친놈이었을까요.


   가만히 앉아있는 사람 앞에서 대놓고 시비거는 것도 아니고.. 정말 미친놈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만한 일이었을 겁니다..


   그래서 도망치듯이 다음 정거장에서 내렸는데요.. 사과를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잖아요.. 


   아.. 그 분.. 정말 죄송했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 그렇게 이상한 놈은 아니에요...




2. 지금 회사에서 2년 전 여름에 있었던 일인데요.


  저도 그렇고, 회사의 다른 분들도 출장이 잦다보니 회사에서 얼굴 보기가 쉽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현장에 어떤 분이 있는데, 40대 후반인데도 무지 젊고 잘생긴 분이 있어요. 꽤 친하게 지내는 편이었는데요.


  어느날 저 멀리서 그.. 중간이 훤하신 분이 저한테 반갑게 손을 흔들면서 오시는 겁니다.


  저는 .. 그 있잖아요. "저 사람이 나한테 친한척을 하고 있는데 나는 저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다" 표정.


  제가 그 표정으로 딱 3초쯤 바라봤나봅니다.


  그러니까, 그 분이 자기 앞이마를 손바닥으로 촬싹 때리면서 "더워서 벗었어 하하하"


  아.. 정말 죄송했습니다. 근데 정말 못 알아봤어요. 그게 그렇게 큰 차이가 날 줄이야..


  이후에도 사과를 해야할지 어째야할지 애매모호해서 그냥 그 일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살고 있습니다.




여튼.. 지금은 북실북실 하지만.. 그 미래가  예정되어 있는 사람으로써(할아버지랑 외할아버지가 40대에 이미 전멸.. 이건 격세유전이라면서요?) 정말 죄송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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