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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이야기는 옛날 옛적 옥주현이 시청자들한테 삿대질 하던 시대 이야깁니다.



그 당시 제 머릿속의 파티션 할당은 10%의 게임 , 10%의 학업 , 80%의 여자인 상태였었죠.



지금와서 생각해 보면 그냥 여자도 아니고 벌거벗은 여자였던 것 같습니다. 탁 까놓고.




대학 들어가서 사귄 첫 여자친구한테 반년만에 차이고, 상실감에 빌빌거리고 있는 제게 부랄친구가 연락을 해 왔습니다




" 존나 귀엽게 생긴 아 하나 있다 아이가. 여름방학에 쌍커풀 수술도 해서 쩐다카이. 야! 생각 있나!"


물론 이것보다 훨씬 상스러운 인트로듀싱이었습니다만, 제 품위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이 정도로 해 두겠습니다.


물론 저기에 대한 제 대답도 뭐 만만치 않게 상스러웠지만.. 여튼 요약하자면 OK였겠죠.




그래서 소개팅에 나갔습니다.


저 당시는 워낙 옛날이라, 요즘처럼 선진문화가 정착이 되지 않아, 남성이 소개팅에서 돈을 거의 전액 부담하는 미-개 한 시절이었습니다. 혹여 여자가 커피라도 사면 마-더 테레사가 되던 시절이었죠.



게다가 여자가 귀엽기라도 하다면? 뭐 말은 다 한 거죠. 영혼까지 다 털어버리는겁니다. 



뭐 그래서 털렸습니다. 존나 잘 먹더라고요. 깜짝 놀랐습니다. 


무슨 열흘 굶은 애처럼 우적우적. 생긴건 동글동글하니 귀엽게 생긴 애가 잘 먹으니 더 귀엽기도 하고요? 제가 병신이었죠. 근데 뭐 10대 후반 20대 초반 혈기왕성한 남자들은 다 병신입니다. 기본적으로요. 아 지금 20대 초반이신 분들한테는 죄송한데요. 이건 사실이에요. 어쩔 수 없는 일이죠.



애가 무슨 12V 6.0L 스포츠카가 기름 퍼먹듯이 밥, 디저트, 커피, 거기다 길가다가 핫도그, 풀빵..... 연비가 얼마나 개똥이면 이렇게 먹는건지 이해가 안 갈 지경..



이 모든 섭취가 단 4시간만에 이루어졌다는것도 마법의 매지컬, 기적의 미라클..


그리고 밤 10시가 되자 "통금이 있어서요 데헷" 하면서 표표히 떠나갔습니다.




근데 뭐 사실 소개팅한다고 한번만에 완전 푹 빠지고 그러진 않잖아요. 


귀엽긴 했지만 그냥 그 이후에는 별 일 없이 지내다가, 한 열흘쯤 뒤에 너무 심심하고 해서 아가씨한테 연락을 다시 넣어봤습니다.


근데 뭐 바쁘대요. 그럴 수 있죠. 저는 상심하지 않았습니다. 맹세코.... 정말로요. 리얼리.



근데 또 한 열흘쯤 지났을까, 


저한테 소개팅 주선해준 상스러운 부랄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마.. 내가 니한테 말할끼 좀 있다."


감이 오드라구요.


"니 소개시켜주고 나서 내가 내 감정을 깨달았다. 그 날 밤새도록 쏠리튜드 쏭(이 상스러운 놈이 작곡한 쓰리코드 블루스라고 하는데...)만 계속 치다가 다음날 고백했다. 미안허다. 지금 사귀고 있다"


"됐다. 나는 손도 안 잡았으니 뭐 우야겠노. 밥이나 사라."


훨씬 상스러운 대화였지만 많이 순화했습니다.





그래서 밥을 사주겠다고 해서 나갔습니다.


근데 이 새끼가..


지갑을 안 갖고 왔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부창부수라고.. 그 돼지같이 잘 처먹던 년도 지갑을 안 갖고 왔네요.. 와 씨발 믿을 수 없는 우연의 폭풍




근데 앞서 전술했다시피, 20대 초반 남자들은 병신입니다. 저도 그랬고요. 


마! 칭구 아이가! 씨발 우정앞에 돈이 뭐시고!



그냥 야이 씨발 개새끼야 한번 날려주고 저녁이랑 노래방 쐈습니다. 지금 같으면 어림없는 일이지요.



여튼 그 상스러운 놈이랑은 이제 더 이상 거래가 없습니다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20대에 참 재밌게 논 거 같아요.



이젠 호수처럼 고요한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욕망과 충동에 들끓었던 저 때가 살짝 그립긴 합니다.



아마 제가 40-50대가 되면 더하겠지요?




그저께 마나님이 하셨던 말씀이 있습니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가 되긴 했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 중에서는 지금이 가장 젊은거 아니냐. 하고싶은거 왠만하면 다 해보면서 살자"


이 말 듣고 손바닥 발바닥으로 물개박수 친 저는


여전히, 아직도 병신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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