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10일, 회의 장소인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는 재무차관 회의 등이 진행되면서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하지만 지나친 긴장감 탓인지, 회의 준비와 경호를 맡은 이들의 과잉 의욕이 곳곳에서 씁쓸한 냉소를 낳기도
했다.
각국 정상들이 이용하게 될 코엑스 3층 입구에는 탐스러운 감이 가득 열린 나무가 등장했다. 영하로 떨어진 기온과 칼바람에도 감은
절대 바닥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비결은 철사였다.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관계자는 “바람에 감이 떨어질까봐 (철사로) 나무에
전부 매달아 놨다”고 말했다.
감은 떨어지지 않았지만 회의장에 설치된 일부 장비들은 문제를 일으켰다. 9일 저녁 7시에는 지하 코엑스몰에서 회의장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앞 검색대 2대 가운데 1대가 고장났다. 퇴근시간에 인파가 몰리면서 검색대 앞에선 수십명의 시민들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10일 오후 2시에는 미디어센터의 50여개 좌석에 인터넷 장애가 발생해 내외신 기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