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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1시50분

저녁을 일찍 먹은 탓에 순간 허기짐을 느꼈고

요즘 들어 유난히 튀어 나온 똥배를 어루만지다

이대로는 도저히 숙면을 할 수 없다고 판단,

막 잠들려던 아내를 깨워

"라면 먹고 우유를 마시면 살이 안 찐대"라고 설득시켜

같이 라면을 먹고 자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원래대로라면 라면에 우유를 넣어 먹는 건데

평소 "느끼하게 생겨서 느끼한 거 잘 먹게 생겼다"라는 주위 사람들의 칭찬에도 불구하고

라면에 우유를 넣었다가 느끼해서 그대로 버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라면을 요리로 승화시킨다

결혼 전 "라면의 생명은 물조절이다"라고 생각해 왔던 나와는 달리

한쪽에서는 무우와 멸치, 땡초등을 넣고 다싯물을 만들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면을 삶아 헹군 후 다싯물에 면을 투하

대기 중 찬 공기와 면을 만나게 하는 과정을 몇 번 반복한 후

스프와 각종 야채를 넣고 다시 삶아낸다


정성에 비해 라면 맛은 그렇게 뛰어난 건 아니지만

이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뭐 가끔은 그냥 라면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어쨌든


바쁘게 움직이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나도 마냥 놀고 있을 수만은 없어

식탁에 앉아 하트 하나로 다섯 단계를 클리어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미션인 캔디크러쉬 소다에 매진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라면은 완성 되었고

아내가 오븐 장갑을 끼고 예쁜 접시에 라면을 담아 들고 오는데...


음...굉장히 자연스러웠지만

뭔가 어색한 이 분위기는 뭐지하는 찰라


어랏? 저것은 오븐장갑이 아닌 내가 얼마 전 새로 구입한 벙어리 보드장갑???


겨울이 오고 있고 난 보드를 타러 가고 싶다는 무언의 표시로

새로 산 장갑을 소파 위에 올려두었던 게 화근

며칠 전부터 보이질 않아 딴 데 챙겨두었나 하고만 생각했었는데

냄비 장갑으로 쓰고 있었을 줄이야



하하하 웃으면서 친절하게 보드장갑을 설명해주고

맛있게 라면을 먹은 후 우유를 마시고

장갑을 꽁꽁 숨겨두었다

(요즘 다이어트를 하기 때문에 밥은 말아 먹지는 않았다)



12.jpg


인터넷으로 오븐장갑을 검색하니 얼핏 비슷하긴 하네요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벙어리 보드장갑을..아아니 오븐 장갑을 사갈 예정.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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