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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위장 개장빵을 하고 왔습니다.
1착으로 했으니 나름 땡내시경이라고........... -_-;;;
수면으로 말고 그냥 쌩으로 하고 왔습니다.
수면내시경 그 돈이면 온 식구가 고기를 배부르게 먹을 수 있..... 흑!
사실 98년도에 내시경을 경험한 기억도 있고(그 기억이 어떤 건지 너무 오래 되어서 아름답고, 아련하기만 한데) 해서
남자라면 쌩이지!를 외치며. 당당하게 내시경실로 입실!
"마취약 뿌려 드릴게요 아~ 하세요. 췩!"
그때부터 구역질이 나고 울렁거리더라구요. 무슨 약이 그리 역겹던지.... 욱욱.
엉덩이에 위장운동을 느리게 하는 주사 한방 맞고
간호사는 휴지를 막 풀더니 제 양 손에 부끄럽게 쥐어 주더군요.
"끝나면 쓰세요~" -_-a
암튼.....
한참 누워 있으니 의사가 들어왔는데, 여의삽니다.
전혀 친절함이 보이지 않는 얼굴.
뭔가 4K UHD로 찍을 것만 같은 올림푸스 내시경 호수가 불빛을 반짝이고 바람을 췩췩 내뿜으며
입 속으로 진입을.... "자. 꿀꺽! 하세요. 꾸울~꺽" "우웩!"
"아하 놔... ㅅㅂ" 분명히 들었습니다. 의사의 그 짜증나는 표정과 목소리.
순간 98년도의 내시경 기억이 스치기 시작하는데.....
그때는 정말 친절하게 잘 해줬거든요. 미남 의사였....
그땐 모니터도 직접 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는데,
여긴 그렇지도 않고.....
공짜 내시경이라고 이렇게 막 휘젓는건가 싶더라구요.
뱃속에 에일리언 새끼가 막 튀어나올 듯한 그런 느낌이 이런거구나 싶더군요.
당장 일어나 내시경을 뽑아서 의사 입에 쳐 넣어 주고 싶다는 충동이 있었으나
이미 머리와 목은 덩치 좋은 여 간호사에게 제압 당한 상태.
"힘 빼세요~! 목에 힘 주지 마세요~!" "우우웨에에엑! 꺼억~~!"
"트림 참으세요"
'니가 한번 참아봐라. 머구리에 공기 넣듯 뱃속으로 그렇게 공기 펌프질을 하면서 트림을 참으라고?'
'그럼 아래쪽으로 방출하랴?'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저 마우스피스를 무참히 깨무는 것으로 화풀이를 대신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검고 굵은 연가시같은 호수는 제 뱃속을 여기저기 휘젓고
"십이지장까지 가니까 조금 불편하실 수 있어요"
'이미 이곳에 온 순간부터 불편했다'를 외치며
그저 침 섞인 눈물을 흘릴 뿐이었죠.
그렇게 50분같은 5분이 지나고
간호사가 검사 전에 양손에 부끄럽게 쥐어 준 휴지로
눈물을, 침을 닦고 뭔가를 빼앗긴 느낌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조직검사 언급이 없는 것으로 보아
뱃속은 아직 멀쩡한가봐요.
이상으로 위장 개장빵 후기를 마칩니다.
아.... 목 뻣뻣해.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