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에 결혼을 약속하고 사귀는 여친이 새로 보드를 배우게 되고 장비구입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알리고자 이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저는 보드를 01년에 처음 접하고는 03-04년부터 제 장비를 가지고 타기 시작했고, 04-05년과 05-06년은 시즌권으로 열심히 탔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짜빠링 직전에만 선명한 칼자국의 카빙턴을 구사할 수 있는.. 여전히 뒷발차기가 좋은 30대 직딩 헝그리 보더입니다..

06-07시즌은 직장을 옮기고 정신이 없었던 관계로 보드장 구경도 못했습니다.

이번 시즌 여친과 우연히 보드장 앞을 지나가다 보드장 구경도 할겸 차나 한잔하고 가기로 한 것이 그만... 여친의 머리 속은 온통 보드장 생각으로 가득차 버리게 되었습니다. ㅠ.ㅠ

막상 다시 타려하니 시즌권 없이는 2명의 리프트 값도 만만치 않고, 오고 가고하면서 쓰는 경비도 부담스러운데다 무엇보다 귀차니즘의 압박으로 선뜻 마음이 내키지 않았습니다.
차밀리는데 보드장 가서, 추운데 부츠 갈아신고, 리프트줄 기다리고, 리프트 내려서 바인딩 묵고... 으~~

스키는 몇번 탔지만 보드는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여친을 가르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
운전하고  보드는 부부 또는 오래된 연인 사이에 가르치면 안되는거 맞죠?

그러나 여친의 열정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무시하고 모른 척 하기엔 생활이 힘들더군요.

그래 렌탈 보드로 맛뵈기만 보여주고 관광모드로 한 두번 갔다 오자.....
라고 한게 그만 일이 점점 커지게 되네요

일년 동안 어딘가에 있었을 장비를 주섬주섬 찾아서 보니 다행히 보관 왁싱을 해놓아 생각보다는 상태가 좋았습니다.

시즌권자 일때의 정신 상태로는 보관왁싱을 벗기고 탓겠지만 타다 보면 벗겨 진다던 어느 샵 아저씨의 어처구니 개념상실한 멘트를 이번 시즌만은 믿어 주기로 합니다. 평생 왁싱무료 신공으로 왁싱을 맡겼다 찾아오는걸 보면 이게 시즌 왁싱인지 보관왁싱인지 구분안하고 그냥 왁싱이라는 단일 메뉴로만 해주시는 샵이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나아졌을까요?

여차 저차해서 야간 보딩 출격하는날...
가까운 JS리조트 강습장에서 등산보딩을 시작합니다. (돈이 없어서 리프트권을 안 끊은건 절대 아닙니다.^^;)

일단 BBP를 잘하려면 하체 단련이 되어야 하는 데다, 보딩에 정내미도 미련도 때 버릴려면 리프트 같은 건 타는게 아니죠.
축구 한,일전 할 때 일본에 돈을 거는 심정이랄까? 한국이기면 이겨서 좋고 일본이기면 돈따서 좋고...뭐 그런거였죠.

근데 어찌된 일인지 간혹 여자분들은 가끔 일어서는 데만 반나절이 걸렸네 어쨌네 하는데
한번에 벌떡 일어나 버리더니 2시간 정도의 등산보딩으로 힐사이드 낙엽을 마스터하는 기염을 토합니다. ㅠ.ㅠ

다음 날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1+1  리프트권을 긁고 있는 저를 동료가 비웃고 있네요.

2차 출격 날이 밝았습니다.
주간권을 받아들고 전투보딩 시작...

결과는 배이직턴 흉내내기 50% 성공입니다.
아직 토사이드 팬쥴럼이 약한 관계로 역에지의 마수에 자꾸 걸려들지만 여친에게 포기란 배추 셀 때나 쓰는 말인가보네요.

겁이 완전히 없어지지 않아 후경을 많이 주긴해도 이 정도 까지 진도가 잘 나가리라고는...
제가 보드 강습에 이렇게 소질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주간이 9시부터 시작임에도 밍기적거리다 11시 넘어서 부터 타기 시작한 걸 마냥 한탄하는 여친...
도저히 한 두번으로 끝날 일이 아니란게 느껴지는군요.

그러면서 1+1으로 YP리조트 결재했다는 문자를 받게되고 저는 헝그리 샵- 세일 정보와 중고 장터를 기웃거렸습니다.

아무래도 3번째 출격에 너비스턴 마스타하려면 렌탈로는 힘들거 같아 보드 세트 한점 하기로 합의 봤습니다.

타이거우즈 코치가 타이거우즈보다 골프 스코아 잘 나오는거 아니듯 저도 아직 제대로 잘 못하는 너비스턴을 마스타 시키고 싶었습니다.

마음 같아선 꽃보더용 최상급을 질러 주고 싶지만 참습니다.
결혼하면 주머니 돈이 쌈지돈이긴 해도 반반 부담하기로 합니다.  

여기서 쪼짠하단 말 함 듣고 기분 팍 상했지만 쪼짠한 건 맞기에 참았습니다.
아~ 돈쓰고 욕먹는 단 말이 이거군요.

대신 약속을 했죠.
장비를 사는 대신 이번 시즌은 지금 입고 있는 스키복 같은 보드복으로 만족하기로...

분명히 장비사면 옷사고 싶어지고 고글 바꾸고 싶고 어쩌고 하다보면 본래 전투뽀딩의 취지와는 아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니까 미리 약속을 받은 겁니다.
(장비 구입 완료한 현재 만날 때마다 단추 옷이 이쁘네.. 5678옷이 이쁘네.. 어디가 세일폭이 커서 지금이 지르기 적기라는...이런 압박에 시달립니다. ㅠ.ㅠ)

그렇게 장비구입을 염두에 두고 있던 어느 날...

제가 학동 쪽에 갈 일이 생겨서 장비를 구입해오려고 했으나
마음에 드는 샵에서 직접 본인이 오지 않으면 팔지 않는다는 아주 신뢰할 만한 말을 듣고는 일주일 후에 여친과 함께 방문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른 직원이 물건을 권해주시는데 이것저것 물어보니 본인은 장비 담당이 아니라고 하시더군요.

키만 알아서는 셋팅하기가 힘들고 무릎 길이에 바인딩 폭을 맞추고 어쩌고 하던 모습이 맘에 들어서 다시 찾았는데 급 실망하면서 다시 다른 샵을 전전 긍긍하다 지쳐가게 됩니다.

참 기분이 나빴던 점은 초보 세트 50만원 선에서 구한다고 하면 어떤 샵의 직원은 우릴 거지취급하는 듯 하더군요. 샵에 직원들이 월급을 얼마나 많이 받는지는 모르겠지만 백화점 명품처럼 자존심 상하게 하는 전법인지는 몰라도...

생각에 따라서는 좋은 부츠 하나 가격도 안될 수 있지만...
50만원은 우리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닌데 어이가 없더군요.

이미 시간이 늦어 마지막으로 들른 샾에서 맘에 들어하던 데크를 발견하고는 무조건 여기서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 사정을 말하니 다행히 거지 취급 안합니다.

사장님과 직원분이 예산에 맞게 조합해주셔서 사기로 결정하였으나 바인딩 사이즈 재고가 없어서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스트랩은 줄인다 치더라도 센터링을 하니 아무래도 어색한데, 타는데 아무 지장 없고 저게 맞는 거라고 했습니다.
몇 분간의 논쟁아닌 논쟁을 하다 사장님이 그럼 원래 바인딩 가격에서 4만원을 더 빼준다고 까지 했지만 제값을 주고 꼭 맞는걸 사고 싶었습니다.

물론 샵 직원분들이 전문가니 제가 틀린 걸 수도 있지만 찝찝하게 사면 후회할 거 같아서 망설이자 사장님이 옆 샵에 가서 물건을 구해왔습니다.

데크랑 잘 어울리고 여친도 맘에 들어 해서 사겠다고 하자 직원분은 바인딩 체결에 들어가고 사장님은 바인딩 세팅하는거 구경할 틈도 없이 결재부터 요구합니다. 늦게까지 봐주고 옆 샵에 가서 까지 물건을 구해 줘서 네고 할 생각도 못하고 결재를 하게되었는데 바인딩 가격을 물어보지 않고 미안한 마음에 빨리 카드를 건넨 것이 실수였습니다.

헝그리 정신으로 보호대 하나 서비스 요구했지만 6-7만원에 팔리는 물건들이라 힘들다 하셔서 양말하나 서비스 달라고 하니 그것은 흔쾌히 주시더군요.

문제의 발단은 부츠였습니다. 부츠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신상으로 가면 예산이 오바되어 저렴한 이월부츠를 샀는데 아무래도 눈에 거슬렸습니다. 집에와서 자세히 텍을 보니 작년 이월인 줄 알았는데 2004년 이란 글자가 보여서 검색해보니 04-05식이였습니다. 작년 건 줄 알았는데 너무 연식이 오래된거라 안그래도 찝찝했던 차에 예산을 좀 오바하더라도 다음날 바꾸기로 생각했습니다.

최근 물건들이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이 조금씩 더 싼 경향이 있어 크게 의심하지 않았지만 정신건강에 안 좋은 걸 알면서도 가격을 검색해 보게 됐습니다. 예전에는 물건 사면 싸게 비싸게 산건지 개념없었는데, T 전자 마트에서 눈탱이 제대로 한번 맞은 후로는 에누리닷컴은 즐겨찾기 추가입니다

인터넷 최저가에서 데크와 부츠는 각 3만원정도 비쌌고 바인딩가격 따져보면 4만원 넘게 비싼걸 알았습니다.  
화가 나는건 원래 사이즈 재고가 없던 바인딩보다 아래 레벨의 바인딩을 셋팅하면서 가격은 원래 가격을 받았단 거죠. 4만원 dc까지 해주겠다던 걸 생각하니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다음날 전화하니 직원 분은 잘 모르겠다 하고... 몇번의 통화 끝에 저녁 무렵 사장님과 통화가 됐습니다. 혹시 부츠 작년 이월모델이라 하시지 않았냐고 하니 이월이라고만 했지 작년 거라고는 하지 않았다 했습니다. 작년은 이월 제작년은 이이월이라 하지 않냐고  하니 아니라네요. 이것은 이이이월이지만 어쩔 수 없죠. 인정합니다.

어제 구입할 때  헝글 샵 -세일 정보에서 본 적 있다고 말하지 않은게 실수였을까요?

그럼 왜 헝글에 올린 가격 보다 데크와 부츠를 비싸게 팔았냐고 하자
부츠는 올라 와있는 것과는 다른 것이고, 데크는 그 가격이 맞는 걸로 아는데 직원이 실수로 잘 못 올린 것이라 했습니다.

바인딩은 급이 다른데 왜 안 빼주셨냐 하니 솔직히 그 샵에서는 안 팔던거라 옆 샵에서 가져올 때 그 쪽에서 같은 레벨이라했다 합니다.

혹시 환불은 안되냐고 했더니 세팅한 것은 안된다고 하더군요.
바인딩하고 부츠라도 안되냐고 했더니 바인딩도 나사에 자국이 생기니 안된다면서 화를 내는 거 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도 좀 흥분 되어 그 샵에서 구입한 내용을 구입기 형식으로 헝글게시판에 올려도 괜찮으시냐했더니 지금 협박하는거냐며 맘대로 하라고 하더군요.

처음에 생각은 인터넷최저가보다 10만원 정도 비싸게 산것이니 마음에 안 들던 부츠만 다른 것으로 교환해 주실 만한게 있는지 아니면 조금 더 차액을 드리고 마음에 드는 걸로 교환해 줄 수 있는지 "문의"하려고 한것인데...

본의 아니게 "항의"로 받아 들여서 감정적으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제 협박(?)이 통했는지는 몰라도 결국 헝글에 홍보한 데크가격 차액 3만원과 바인딩 가격 1.5만 해서 4만5천원을 돌려주면 되겠냐는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원하던 바는 아니지만 더 이상 말을 하기가 싫어서 통장으로 입금 부탁했습니다.

제가 여기에 글을 쓰는건 위 샵을 비난하기 위함은 아닙니다.
4만5천원 돌려받아서 협박이 성공해서 위 샵을 밝히지 않는 것도 아닙니다.

보드 샵의 환불 규정을 한번 짚어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의 환불은 왜 되지 않는 걸까요?
일단 세팅하면 절대 환불 불가죠.

백화점에서 옷을 사면 조금이라도 수선을 해주려고 하는 이유를 아시죠?
백화점은 한번 입은 옷이라도 무조건 환불 해주게 되있습니다.
그러나 수선을 조금이라도 하게 되면 환불이 안됩니다.

골프채를 사도 결재 끝나면 샵에서 그립이나 헤드 부분의 비닐로 된 포장지 부터 확 벗겨버리죠.

이 같은 이치로 보면 보드도 이해됩니다만 바인딩 만이라도 환불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면 나사가격만 받고 환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전조사를 철저히 하더라도 샵에 재고가 없을 확률도 많고, 잘 모르는 분은 샵투어 갔다가 눈탱이 맞아도 환불이 안되니  방법이 없습니다.

각각 따로 세팅을 하지 않은 상태로 들고 오는 게 좋은 방법인데, 초보의 경우 셋팅에 어려움이 문제이지만, 알고보면 별로 어렵지 않고 한번 공부해 두면 스탠스 각도도 자기에 맞게 바꿀 수 있으니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이렇게 들고 나오면서 샵에 환불 되는지 한번 물어보면 서로가 신중하게 결정할 수 있겠네요.

몇만원 몇만원 따져가며 구질구질 한거 같지만 본 사이트가 "헝그리보더"이고 어느 정도 사전 조사와 더불어 눈탱이 안 맞기 위해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387,000원에 구입할 수 있었던 물건을 445,000(49만원이 45만원으로 dc되었다가 바인딩 바뀌면서 다시 49만원에서 45,000원 환불)에 구입하게 되었는데 다른 분들은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긴 글을 남깁니다. 다음날 바로 출격 같은 상황에서는 위가격 차보다 더 나더라도 구입할 것이고 다음 주 출격 같은 상황에서는 인터넷가격에서 택배비 더 dc받아야 겠지요.

오프라인의 좋은 점은 물건을 직접보고 고를 수 있고 체형에 맞는 세팅이라든지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만 작금의 현실은 샵에 있는 재고 중에서 손님의 예산에 맞추려 하다 보니 이런 장점들이 빛을 발하지 못하네요.
물론 예산 신경안쓰고 사면 서로 편하겠지만..이 좋은 취미생활을 하게 해주는 장비를 제공해 주시는 분들 수준이 흔히 말하는 용팔이 수준이 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비록 여친은 아무 생각 없고 저 혼자만 기분 상한 일이 있었지만
헬멧과 보호대를 주문하고 3차 출격을 기다리는 여친과 나란히 보딩을 할 생각을 하니  
다시 보드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안전보딩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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