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의 기본 다섯가지 기술 중에, 대한민국의 많은 보더들이 놓치고 있는 부분이 바로 피벗/스티어링이 아닌가 싶습니다.

피벗과 스티어링의 차이는 어께가 돌아가느냐 무릎이 돌아가느냐의 차이 입니다.

어께를 돌리는것을 피벗팅이라고 하고, 무릎으로 돌리는것(knee steering)을 그냥 스티어링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슬라이딩턴은 피벗팅과 스티어링을 동시에 해줘야 하고, 카빙턴 에서는 피벗팅은 없이 스티어링만 합니다.



A. 피벗팅

처음 비기너턴을 배울때, 어께가 돌아가면 보드가 따라 돌아가면서 턴이 된다고 배웠습니다. (물론, 시선부터 시작해서 중간에 몸이랑 다리의 과정을 거치긴 하지만;; )

이것이 바로 피벗팅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턴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그렇게 턴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듯' 합니다.

하지만, 초/중급자를 막론하고 대부분의 보더들이 이 피벗팅을 거의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번 시즌 초/중급자 강습을 계속 하면서 느낀것은 '피벗팅은 어렵다' 입니다.

대부분의 초급자들은 일단 온몸에 힘이 가득 들어가 있고, 밸런스가 아직 불안함으로, BBP자세를 살짝 무너뜨리는 피벗팅은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턴을 하더라도 피벗팅을 해서 턴을 하기 보다는, 뒷발을 차거나 무게중심 이동으로 턴을 하는것이 대부분 입니다. (무게중심 이동으로 하는 턴은 '체중이동과 몸열림에 관하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그러므로 턴을 하기전에 꾸준한 사이드슬리핑, 펜듈럼, 트레버싱등을 통해서 밸런스를 길러 놓고 턴을 배워야 합니다만, 대부분 배우는 첫날 턴을 하려고 달려 들기때문에 이런게 조금 힘들지 않나 싶습니다. ^^^;

그리고 중급자의 경우 대부분이 피벗팅은 전.혀. 하지 않고 있음을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면 보입니다. ;;

'오직 카빙'을 외치는 보더들의 분위기속에서는 어쩌면 안하고 있는게 당연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피벗팅을 하면 슬립이 당연히 생김으로 무의식적으로 슬립을 없애려다 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중급자에게 피벗팅을 시켜보면, 힐턴시의 피벗팅은 조금은 하지만, 대부분 토턴의 피벗팅은 거의 하질 못합니다.

피벗팅을 시키면 처음 턴을 시작할때, 어께를 안쪽으로 살짝 돌려주다가 바로 뒤로 빼면서 카운터 로테이션(일명 뒷발차기)을 합니다.

이건 아마도 어께를 열고타는 습관이 많이 들어서 그런듯 합니다.

중급자가 피벗팅을 연습할 때에, 가장 좋은 확인 방법은... 내 왼손(구피의 경우 오른손) 주먹이 무릎 앞으로 오는가 입니다.

탠스가 덕일때는 말할것도 없고, 15/0 일때에도 내 앞손(?)은 무릎 앞까지 나와 피벗팅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은 어께가 나오는 것이지요.)

그래서, 피벗팅과 업다운을 같이 한다면 앞손 주먹을 무릎 앞에다 한번 찔렀다(토턴) 뒤에다 찔렀다(힐턴)을 하면서 타면 됩니다. (단, 토턴시에 고추내밀기를 하면, 무릎앞에다 찌를수 없습니다. ;; )

그리고, 위처럼 어께가 무릎 앞까지 나와야 한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골반은 그대로 있고 어깨만 나가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도 턴이 제대로 되기 어렵습니다.

어께가 돌아가면서, 몸이 돌아가고, 골반이 돌아가고, 다리가 돌아가면서 턴이 되는 것인데, 골반에서 그것을 딱 잘라 먹으니 피벗팅 흉내는 내지만, 피벗팅이 되지 않는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벗팅을 부드럽게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왼발(구피는 오른발)에 체중이 조금더 실리는것이 좋습니다.



B. 스티어링

Knee Streering은 무릎을 돌리는것을 말합니다.

피벗팅을 하게되면, 어께부터 시작해서 몸-허리-골반-다리-보드까지의 시간이 오래 걸림으로, 무릎을 바로 돌려줌으로써 그 시간을 줄여보고자 하는데 있습니다.

힐턴시에는 무릎을 바깥쪽으로 돌려주고(레귤려의 경우 왼쪽), 토턴의 경우 무릎을 안쪽으로 돌려주시면 됩니다.(레귤러의 경우 오른쪽)

그런데, 무릎을 돌린다고 해서 상체는 고정을 하는것은 절대 아닙니다. 무릎이 돌아가는만큼 그 위에 붙어 있는 상체는 그대로 따라 돌아가는것이 정상입니다.

피벗팅을 하지 않는 카빙턴에서도 상체의 움직임이 보이는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 입니다.

그리고 스티어링을 제대로 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발에 압력이 어디를 받는지 확인해 보시면 됩니다.

힐턴시에는 발의 날(?)쪽에 압력을 받아야 하고, 토턴시에는 엄지발가락쪽에 압력을 받아야 합니다.

이때 주의하실 점은 토턴시에 엄지발가락에 힘을 '받아야'한다는 것 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때, 엄지발가락에 힘을 '주는'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하면 밸런스를 잡기가 힘들고, 종아리가 아파오게 됩니다. (토사이드 슬리핑을 할때, 발가락을 쓰지 말라는 이유와 동일합니다.)



C. 슬라이딩 턴

슬라이딩턴은 비기너, 너비스턴과 그 맥락을 함께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문에, 베이직 슬라이딩턴이 없고 바로 인터미디어트 슬라이딩턴으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슬라이딩턴은 너비스턴보다 조금더 빠른 엣지 전환과, 기초적인 스티어링을 피벗팅과 함께 함으로써 만들 수 있는 턴입니다.

물론, 조금더 많은 엣지를 주어야 하고, 조금더 많은 프레스를 주어야 하지요.

그리고, 외부에서 보기에는 눈을 옆으로 밀치면서 타는것으로 보이면 그것이 인터미디어트 슬라이딩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너비스턴은 눈이 아래로 밀려 오지요.)



이 슬라이딩턴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피벗팅을 잘 해야 합니다.

이번 시즌, 강습을 하면서 슬라이딩턴을 가르칠때는 항상 비기너턴부터 다시 시작하곤 했습니다.

대부분이 피벗팅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지요.

슬라이딩턴에서 피벗팅을 제대로 하기위해선, 비기너턴에서 데몬수준의 피벗팅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데몬수준의 피벗팅이라 함은, 어께를 거의 90도까지 꺽어주는 매우 과도한 피벗팅 입니다. (카시 레벨1 동영상에 나오는 만큼)

실제로 라이딩을 할때 그렇게 과도한 피벗팅은 필요가 없지만, 제 경험상 비기너턴에서 그정도의 피벗팅을 할 수 있어야 슬라이딩턴에서 제대로된 피벗팅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슬라이딩턴을 하는 이유는, 속도를 제어하기 위함 입니다.

카빙은 턴을 하면서 최대한의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고, 슬라이딩턴은 내가 원하는 속도로 제어를 하기 위해서 타는 것이지요.

그래서 카빙턴은 여러가지 제약조건-깔끔하게 정설된 슬로프, 적당한 경사, 적당한 넓이-이 필요한 반면에, 슬라이딩턴은 어떠한 슬로프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턴 입니다.

특히 트리런이나 모글, 그리고 대부분의 파우더에서는 카빙은 거의 불가능 이지 않나 싶습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은 아주 깔끔한 면의 파우더에서는 카빙이 가능하긴 합니다만, 정설된 슬롭에서의 카빙과는 좀 느낌이 많이 틀리죠.. ;; )

그래서 제가 강습을 할때 흔히 카빙은 F1에, 그리고 슬라이딩은 4WD에 비유하곤 합니다. ^^^





이상으로 슬라이딩턴에 대한 썰을 풀어 봤습니다.

오랜만에 글쓰니 많이 어색하고, 연결도 잘 안되는것 같고 그러네요... 앞으로 꾸준히 다듬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



즐거운 하루 되세요~ ^^^





P.S. '체중이동과 몸열림에 관하여체중이동과 몸열림에 관하여'의 글은 저도 피벗팅을 전혀 안하던 시절에, 한참 어깨넣기로 고생하고, 막 스티어링에 대해서 배웠을때의 글이라, 지금 저의 생각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말씀 드립니다. 지금은 '피벗팅은 초보때 무조건 엄청 연습 해둬야 한다'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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