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헝그리보더닷컴 이용안내] |
집 소파에서 널부러져 봤으니 "관람"이라는 각잡힌 단어가 적절치 않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개인적인 소감으로는 T. Rice가 나이도 있고 하니 너무 폼을 잡으려고 하는 경향이 심해지는게 아닌가 합니다.
That's it, that's all이 벌써 9년 전 작품이니, 청년이 아저씨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긴 한데요.
음악도 그렇고 내용도 그렇고 너무 진지한 척을 합니다.
여기서 진지한 척이라고 한 건... 나름 물의 상태를 단계로 나눠서 생명의 순환이라는 주제를 담으려고 한 거 같은데,
그냥 쫙 내려깐 목소리로 나레이션만 몇 번 쳐주고 영상 전체에는 별로 저 주제라는걸 느낄 수가 없어요.
사실 백컨트리 타는 모습이 대부분인 영화에다가 저런 주제를 담는다는거 자체가 사실 말이 안된다고 보기 때문에, 그냥 저런 폼을 안 잡는게 좋지 않았을까... 하는거죠.
게다가 "스노보드는 내 인생"이라는 소리도 너무 많이 들었더니 물릴 지경.. 여기에다 더불어 이제는 거물중에 거물이 되었다보니 주변인물들의 후빨이 영상 전체에 가득합니다.
등장인물들의 대사란게 T.Rice 형은 자신이 얼마나 강철같은 인간이며 집착이 강한지 어필하는거 뿐이고, 주변인물들 대사는 T.Rice가 얼마나 대단한 인간인지에 대한 후빨밖에 없어요.
그러다보니 결국 남는건 멋진 영상 뿐인데, 이나마도 art of flight에서 나온거랑 별 차이도 없거든요?
영상 자체가 증-말 지루합니다.
지금까지 스노보드/스키 관련 영상물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게 Supervention인데, Supervention이 좋았던 점은, 충격적인 초반 인트로 후에 이어지는 기가 막히는 영상미는 물론이고, 구도자에 가까운 백컨트리 스키어/스노보더들과, 어반 스트릿 보더/스키어들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그들이 다 모여서 파크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조화시킨 밸런스입니다. 그리고 쓸데없이 폼잡는 대사도 없고요.
여튼 좀 실망했습니다. 연출을 한 감독이 문제였던건지..
ps. 영화라는 상관 없는 이야기긴 한데, 2010년 동계올림픽 떄 자신의 불기둥에 동메달을 걸고 파티를 하다가 조기귀국한 스노보더가 Scotty Lago였더군요. 당시 뉴스에서 얼핏 본적은 있는데, 그 사람이 이 사람일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