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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여행 3일차

조회 수 662 추천 수 6 2017.12.24 04:28:21

1. 오늘은 인스부르크로 왔습니다. 오늘부터 사흘은 호텔이 아니라 아파트 생활입니다.


편도 200km인데 길이 워낙 좋아서 불편함은 없었습니다. 허나..


원래 계획은 정오쯤에 인스부르크 도착해서 재빨리 장을 본 뒤에 오후는 인스부르크 관광을 할 예정이었습니다마는...


장보러 간 마트가 인스부르크 최대의 쇼핑센터를 겸하고 있던 게 패착이었습니다.


마누라랑 어머니가 보이는 가게마다 난입을 시도하셔서 목적지인 마트에 도착하는 데 한 시간이 걸렸습니다.


꼴랑 500미터 가는데 한시간 걸림..


1.jpg


이게 이번 여행에서 처음으로 본 햇빛입니다. 겨울 유럽날씨 대단해요..


이전에 장기출장 왔을때는 12월 부터 4월까지 햇빛을 단 한번도 못 본 적도 있었습니다. 사람 미쳐요


DSC02000.JPG


길이 이렇게 좋았기 때문에 운전 스트레스는 제로..



2. 인스부르크에서 묵을 곳은 무인관리 아파트입니다.


데스크가 없어요. 무인 터미널에서 정보 입력, 결제완료하면 기계가 키카드를 툭 뱉어냅니다.


근데 이놈이 여권을 인식을 못해서 음청 고생함.


마침 딱 두시였기 때문에 터미널 앞에 체크인 하려는 각국의 인종들이 북적북적


다들 실패하고 실패하고 다음 사람으로 차례넘어가고 또 실패하고 다음 사람으로 넘어가고


물고물리는 인간지네.. 지상에 펼쳐진 지옥도


결국 시간이 아까워서 마누라랑 어머니는 먼저 인스부르크 시내로 관광을 내보냈습니다.



어떻게 겨우 체크인하고.. 진짜 좁은 지하주차장 통로로 차 끌고 내려가다가 긁어먹고 


사흘간 밀린 빨래를 하기 위해 지하 세탁실로 ㄱㄱ..



세탁기가 두 대가 있더군요 모든 것은 키카드로.. 열고 작동시킵니다


세탁실 문 여는 거 부터 세탁기 전원 키는 것 까지



호롤롤로 집어넣고 세탁기 돌려놓고 올라와서 샤워하고 내려가보니 벌써 다 됐습니다


따끈따끈한 빨래를 들고 올라오면서 감탄했습니다. 건조까지 40분이라니 진짜 빠르다


아파트에서 빨래 정리를 하다보니 뭔가 이상합니다 따뜻한데 냄새나요 시벌..


따뜻하니까 더 냄새가 남.


어 시바 빨래가 덜 됐나


내려가서 다시 보니 제가 세탁기를 돌린게 아니라 건조기에다 땀에 절은 옷들을 그냥 뎁히기만 한 겁니다.



결국 세탁기 다시 돌림. 독일어를 못하니 세탁기조차도 잘 못 돌림.. 모자란 놈...



3. 트럼프 카드


아버지께서 네명이 오손도손 모여앉아 화투 치는걸 참 좋아하십니다. 실력과는 별개로.. 정말 못하심.


근데 화투를 잊고 안 가져오셔서 트럼프 카드로 대체하려고 하셨습니다.


근데 오늘 장보면서 산다는걸 또 깜박하심


그래서 어머니와 마누라가 복귀하자 세탁실과 객실 사이를 의미없이 뛰어다니고 있는 저를 끌고 트럼프 원정대를 꾸리셨습니다.


첨에는 차를 끌고 나갈까 하다가 근처 마트면 뭐 걸어서 갔다오지 하고 그냥 걸어서 나갔는데


독일 오스트리아 사람들의 진지한 기질에는 저런 부도덕한 게임은 잘 안 맞나보더군요


마트를 세 군데 털었는데 아무데도 없음.


게다가 마지막 마트 터는데 마누라한테 전화옴 "니가 오늘 장보면서 산 물 탄산수니까 제대로 된 물 사서 귀가하시오"


발바닥이 찢어지는 것 같은데 물 2리터 6개들이 팩을 짋어지고 귀가했습니다.


분명히 추운 날씨인데 땀에 절었음.



4. 저녁식사


결국 되먹지 않은걸로 실갱이 하다보니 해가 졌습니다. 오후 다섯시 반.


저는 저녁준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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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는 안심 스테이크에 감자와 당근구이에 샐러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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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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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도 한잔 합니다


아버지는 와인 반병을 순식간에 쏙 빨아드셔서 어머니한테 잔소리 들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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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게 먹었습니다.


오늘은 정말 한 일이 하나도 없는데 왜 이렇게 피곤하죠?


빨래 건조기에 빨래 찾으러 가야겠습니다...


다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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