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난주에 휘팍에 가서 놀라고도 보드가 타고싶어서 휘팍을 또 갔더랬죠

휘팍은 역시 무서운동네군요;; 원정은 꿈꾸지말고 곤지암에서 시간권 호구가 되어 이끼처럼 조용히 타야겠네요;;

1.

리프트를 기다려요

곤지암에서 온실속 화초처럼 자랐던 저는 당연히 뒤에 서면 되겠다 싶어서 줄 뒤로 얌전히 가서 섰어요

근데 줄이 앞으로 안가요.. 분명히 리프트가 열심히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있는데요

자꾸 제앞으로 사람들이 와요

줄서있으면 뒤에 서는게 아니라 옆에 서는건가봐요

옆으로 끼어든사람은 이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요

저는 아직 거기서 몇걸음 가서 서있어요

2.

어찌어찌 게이트 안까지 들어왔어요

드디어 올라갈수있겠구나 하고 슬슬 기분이 좋아져요

앞에서 동호회 오빠로 보이는 멋진 오빠가 손을 흔들어요

뒤에서 어여쁜 꽃보더님들이 저를 밀치고 막 우르르 들어와서 그 오빠 옆에 서요

그 오빠가 부러....아니..

그오빠가 순간 멋있어 보여요

엄청난 고수분이셔서 꽃보더님들이 새치기를 무릅쓰고 저렇게 옆에 서고 싶어하시는구나

역시 보드는 잘타고 봐야해요

3.

저는 이제 낙엽 정도 하는 초보인데 트릭도 좀 하고싶어요

근데 슬로프에서는 트릭을 하면 안되나봐요

역시 트릭은 관중들이 많은곳에서 해야하니까

리프트앞에서 사람들이 많은 곳을 골라서 해야하나봐요

저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할줄 아는게 낙엽이라서 차마 하지는 못하는데

옷 멋지게 차려입은 트릭사람들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달려와서 하차장에서 한방트릭을 하는데

하차장에 오면 최대한 빨리 바인딩 풀고 구석으로 가야해요

그렇게 잘하는 트릭 슬롭해서 좀 하......쿨럭 아이고 기침이 나네요

4.

하차장 앞에서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다음 보딩을 준비 해야하니까

당연히 빠른속도로 달려와서 인파사이로 들어가야해요

와이프가 바인딩을 풀고있는데 엄청난 속도로 달려와서 아슬아슬하게 멈추시는 꽃보더분

그것도 모르고 저랑 제 동료는 깜짝 놀랬어요

휘팍에서는 흔한일인데 유난을 떨었네요

혹시나 와이프 뒤에 아이스가 있거나 그랬으면 충돌각인데

꽃보더님 실력이 아이스에서도 급정거가 가능할정도로 출중하셨나봐요

와이프가 충돌해서 시즌아웃이라도 되면 옆에서 병간호 하면서 부부 금슬이라도 좋아지라는 배려일까요??

아직 둘째는 생각이 없는데 그렇게 배려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어요

곤지암은 10주년 기념으로 시즌권자들 뒤통수를 거하게 치셔서

집잃고 떠도는 난민이라 남의집가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것도 예의가 아니라 생각해요

물론 전체가 아니라 "일부" 고수분들의 이야기이니 오해없으시길 바래요

그래도 한번쯤은 내가 그러지 않을까? 한번쯤은 생각해보셨으면 해요

가장 큰 시즌 목표가 안전하게 부상없이 한시즌 마치는거라 생각하기에

오늘도 모든 덕사람과 전향사람과 트릭사람과 파크사람들의 안전 보딩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