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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소개
안녕하십니까?
저는 경북 구미에 살고 있는 45세의 스키어입니다. 베이스는 무주입니다.
스킹 경력은 관광스키어로 4년 지내다가 나름 목표를 가지고 매해 시즌강습을 받은지 3년차 되는 스키어입니다.
첫 시즌강습은 08~09년 무주에서 장주원 정강사에게 시즌내내 받았고요.
덕분에 레벨1은 시즌강습 첫해인 09년 2월에 딸 수 있었습니다.
09~10년 시즌도 무주에서 장주원 정강사에게 시즌강습을 받았습니다.
올 시즌에는 레벨 2에 도전해보고져 부족한 숏턴을 강화하기 위해 김유식 데몬에게 시즌강습을 받고 있습니다.
제가 나이가 있는지라 무리한 스킹이나 활주보다는 부족한 기술과 포지션을 고치는 공부형 스키를 주로 타는편입니다.
매시즌마다 스키어나 보더와 작은 충돌은 있었지만 큰사고없이 잘 타왔고 내가 좀 더 조심하면 되지 않나 생각하며 지내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황당한 충돌사고로 시즌을 접게되고 병실에 누워있으니 억울한 마음과 분함에 잠을 못이루겠네요.
사고 개요
저의 이번 시즌강습이 매주 수요일 야간에 있습니다.
그날도 구미에서 지인 2명과 같이 5시에 출발하여 무주로 향했습니다.
한분은 최영데몬에게 첫강습을 받는지라 만선하우스에 내려 드리고 제 장비를 챙기기 위해 점핑파크 보관소로 갔습니다.
저녁 6시 55분 쯤 정기 강습을 위해 점핑파크에 차량을 주차하고 스키신고 커넥션 하단으로 내려가던중
초보 보더에게 좌측 부츠를 강하게 가격당하였습니다. 그때 저는 점핑파크 주차장 합류지점에서 아래로 30미터
지점 좌측 슬로프 가장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풀기 위해 짧은 보겐턴을 하고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좌측 턴을 마무리하고 무게중심을 이동하기위해 일어설려는데 정말 순식간에 뒤에서 보더가 보드판으로 좌측 부츠를
강타하였습니다. 피하거나 어! 하는 틈도 없는 정말 순식간의 사고였죠.
때리는 순간 좌측 복숭뻐와 윗부분을 햄머로 치는 듯한 강한 타격감을 느꼈고 몸은 붕 떳다
슬로프로 떨어져 한동안 꼼짝을 못하였습니다.
다행히 주위분의 도움으로 패트롤이 오고 스노우모빌에 실려 의무실로 갔다.
겨우 부츠를 벗고 발목을 살펴보니 크게 부은 느낌은 없었지만 발을 땅에 딛고 서질 못하겠더군요.
당시에는 충격의 여파로 근육이 놀란듯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면 낫겠지 하는 바램으로 한동안 의무실에서 누워있었습니다.
딱딱하고 강한 하드부츠에 싸여있었는데 별일 이야 있겠나하고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얼마나 강하게 가격을 했는지 좌측 부츠의 버클이 휘었더군요. 그리고 스키의 바인딩 레버도 휘어버렸더군요.
나를 가격한 보더는 20살의 젊은 친구로 몇번 보드를 타본 초보인듯하였습니다.
헬멧같은 기본 보호장비도 없이 혈기넘치는 그러나 겁없이 타는 그런 친구로 보였습니다.
그친구 말로는 나와 부딛치기전에 다른 보더와 1차 접촉을 하였고 이를 피할려다 나를 쳤다고 진술하더군요.
그친구 말을 미루어 볼 때 그친구는 속도를 내서 컥넥션 하단에 진입했고 하단의 급경사에서 가속은 더붙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자유로운 턴, 급정지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 앞의 보더와의 접촉과정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보드판을 앞으로 든 상태에서
그 속도 그대로 나를 가격한듯합니다.
일단 패트롤에게 사건경위서를 쓰고 연락처를 받은후 그분은 보드타러 보냈습니다.
의무실에서는 당장 병원행을 권유했지만 같이 간 일행들의 스킹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9시 까지 의무실에서 발목상태를 살펴보았습니다.
발목이 나아질 기미가 없고 되려 붓기가 더 심해지고 종아리를 만지면 뭔가 떨림이 있는게 점점 불안해지더군요.
결국 9시 30분 연락된 일행이 내 차량을 가지고 와서 구미로 돌아와 12시가 넘어 집사람과 함께 구미 차병원 응급실로 달려갔습니다.
엑스레이,ct 결과 종아리 뒷쪽 뼈가 골절되었고 발목인대도 많이 손상되어 내일 전문의의 상담을 받고 수술여부를 결정할테니
입원하라는 의견을 주더군요.
눈앞이 캄캄해지더군요.
24일 크리스마스 연휴에 맞춰 어머님 칠순을 기념하는 가족해외여행도 예약되어있는데 말이죠.
제가 장남이라 어른들 모시고 가족들과 같이 가야하는데...ㅠㅠㅠㅠㅠ
결국다음날 23일 mri찍고 전문의와 상담후 회절성 골절과 인대파열을 진단받고
24일 발목인대 봉합수술과 종아리뼈에 철심 박는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집사람과 저는 해외여행에서 빠지고 아이들만 동생편에 보냈습니다.
10일 입원에 4주 허벅지 깁스 후 철심빼고 그리고 나머지 4주간은 발목 깁스와 목발만 짚고 다니랍니다.
결국 시즌도 쫑났고 겨울내내 목발과 깁스를 친구 삼아 지내게 생겼습니다.
부탁의 말씀
막상 이런 부상을 당하니 내가 이런꼴을 당하면서 스키를 계속 타야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
에효~~ 세월이 약이겠지요. 부상에서 회복하고 재활이 잘 된다면 내년 슬로프에서 다시 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마음의 상처는 치유될 수 있을까요?
항상 불안하게 마음 졸이며, 자꾸 뒤돌아 보며, 설면을 가르는 소리에 깜짝 깜짝 놀라며.....
그러면서 스키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까요?
스키와 보드를 배우시는 분들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좁은 슬로프, 많은 사람들... 우리나라 스키장 현실에서 충돌 사고는 피 할 수는 숙명이겠지요.
그러나 이런 충돌 사고를 줄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서로에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먼저 스키와 보더를 배우시는 분들께 부탁드립니다.
속도와 활주를 먼저 배우기보다 서는법과 피하는 법을 먼저 배우시기 바랍니다.
스키와 보더가 속도감있는 활강에서 쾌감을 느끼는 운동이지만 본인과 타인의 안전을
생각한다면 본인의 실력에 맞는 활주속도와 슬로프를 선택하고 항상 충돌을 피하는
안전한 스킹과 라이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키장 관계자분들께도 부탁드립니다.
안전관리자(패트롤)의 숫자를 늘려 사고가 빈번한 곳에 상시 배치되어 초보자가 활주하는 것을
제지하여 사고 위험을 줄여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시즌초반 패트롤의 숫자가 너무 적게 배치되는것 같습니다.
경제적인 문제와 인력수급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시즌초반과 슬로프 오픈시간 초반에도
적절한 패트롤을 배치하여 사고위험을 줄여주는 적극적인 안전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덧글
2010년의 마지막날 31일 9일만에 처음 사무실에 나와 앉았습니다.
이제 수술자리의 붓기도 많이 가라앉았고 목발짚고 다닐만 합니다.
조그만한 사무실이지만 제가 없는 사이 자리를 잘 지켜준 직원들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병원에서 집에서 항상 옆에서 보살펴준 아내에게도 감사합니다.
2010년 큰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고 새해에는 불편한 몸이지만 스스로 일어서는 연습을 할려합니다.
2011년 겨울 무주 슬로프에서 다시 서있길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