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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미리 밝혀두지만

 

그 쪽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써보는 소외된 이웃 은수달의 편지를 받는 유일한 지하철공사야.

 

그러니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앞서 간 열차와의 간격조정이 승객들을 못살게 구는 아침이었다.

 

그 쪽이 이 편지를 볼 때도 이런 아침일꺼야.

 

놀라도 괜찮아. 그러라고 쓰는거야.

 

 

 

출근하는 시간동안, 내가 붙잡았던 손잡이를 너희가 붙잡고

 

내가 앉았던 좌석에 너희가 앉고

 

내가 기댔던 봉에 너희도 기대봤을테니

 

그렇게라도 우리 함께 했으니, 그정도면 우리 계속 함께 있거나 대면했던걸로 치자.

 

그정도면 우리, 회사 지각해도 괜찮은 거라고 치자.

 

 

 

앞으로 어떤 지하철도 이렇게 고장내지 말고 빨리빨리 조치해.

 

중간에 내려서 택시타고 출근할까 생각했던거. 내 생에 가장 이기적인 선택이 되었겠지만

 

소외된 이웃의 선택이니까 존중해줘.

 

 

 

그리고..

 

내가 원래 이런거 얘기하는 사람 아닌데

 

건대입구에서 서울대입구까지 출근하는데 120분 걸렸어.

 

이게 최선이야? 확실해?

 

내 출근길은 120분이나 걸릴 그런 거리가 아니야.

 

내 변호사 만나보고 싶어?

 

 

 

내일 출근때도 이러면 우리 할아버지한테 이를꺼야.

 

부탁하는건 아니고 그냥 깨우쳐주는거야.

 

그래서 내가 처음에 저기.. 하고 수줍게 말 꺼낸거 못느꼈어?

 

난 여지껏 이렇게 멋진 출근길을 본적이 없어. 이러니 내가 안반해?

 

언제나 멋졌던 지하철 출근길, 앞으로도 꼭 멋져야해.

 

빠르고 고장없는 지하철, 아주 많이 타고싶을꺼야.

 

출발해. 지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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