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이 발로 쓰는 칼럼입니다.

삼실에서 마냥 뻐팅기는 와중에 내리 3편을 쓰게 되니 참.... 의도된 도배질은 아니니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스노우보드는 기본적으로 경사면의 위치에너지를 이용해 속도를 즐기는 레포츠리고 생각합니다.

보더들은 경사면을 활강한 때 나오는 속도를 즐기고자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속도조절이 필요합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책 제목이 있지만 추락하는 보더는 사고가 있을 뿐이기 때문이지요.

속도를 적절히 통제할 수 있어야만 안전하게 속도를 즐길 수 있는 것이며, 이런 속도조절을 위해 탄생한 것이 턴이라고 생각합니다.

 

턴의 종류에 대해서는 추후에 기회가 되면 다시 언급하기로 하고...

어쨌든 턴을 통해 속도조절을 할 수 있으며, 턴을 만들어주기 위한 몸의 움직임은 크게 3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엥귤레이션 등 다른 움직임도 있을 테지만 적당히 생략 좀 하겠습니다.)

 

그 첫번째가 로테이션. 이는 진행방향으로 상체를 선행하여 돌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로테이션 시선-어깨-골반 순으로 수행하며 다소 과도한 움직임을 가져가야 데크까지 충분한 힘을 전달해 줄 수가 있습니다.

 

두번째는 스티어링. 로테이션과 유사하나 상체가 아닌 하체를 돌려주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이 정확히 구분되는 것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저명한 프로의 라이딩 강좌에서 상체는 로테이션, 하체는 스티어링으로 명명하셨기에 그대로 인용해서 사용하겠습니다.

스티어링도 로테이션과 마친가지로 진행방향으로 하체, 즉 무릎을 돌려주는 움직임인데 이는 로테이션에 비해 짧은 시간에 보다 강력한 영향을 데크에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훨씬 작은 턴과 훨씬 빠른 엣지 체인지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세번째가 제목에서 언급했던 인클리네이션(기울기)입니다. 기울기는 일정 속도 이상이 나오는 상태에서 턴의 안쪽으로 몸을 기울여 줌으로써 원심력과 마찰력을 이용해 턴을 만들어내는 움직임입니다.

 

이 세가지 움직임은 궁극적으로 각각 별개의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하며 동시에 나타나는 행위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라이더가 보다 강조하는 움직임이 항상 있게 마련이므로 각각 구별해서 정의하면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본론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 억지로라도 이 세가지 움직임에 대한 우선순위를 매겨 봅시다.

 

먼저 쉬운(움직임이 턴으로 잘 연결되는) 순서는 (물론 저만의 생각입니다.)

1등 : 인클리네이션(기울기)

2등 : 로테이션(상체 회전)

3등 : 스티어링(하체 회전)

 

다음 강력한(더 빠르고, 더 작은, 그리고 잘 넘어지지 않는) 순서대로 나열해 보면(이것도 저만의 생각입니다.)

1등 : 스티어링(하체 회전)

2등 : 로테이션(상체 회전)

3등 : 인클리네이션(기울기) 입니다.

 

저만의 랭킹으로 판단해 본다면, 인클리네이션은 쉽게 턴을 만들수 있지만 느리고 크고, 잘 넘어지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겠네요.

 

위의 랭킹이 맞다는 전제하에 계속 썰을 풀어보겠습니다.

 

어느 정도 속도에 적응된 라이더라면 인클리네이션을 수행함으로써 중심 안쪽으로 몸을 살짝 기울여주는 동작만으로 쉽게 턴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 동작은 우리 안에 내재된 원심력에 대한 반응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전거/오토바이 타기/트랙 달리기 등 그 동안의 생활에서 많이 접한 동작이며, 그렇기 때문에 아주 편안하게 턴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로테이션이나 스티어링은 스노우보드를 타기전에는 거의 경험하지 못 했던 동작이기 때문에 어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인클리네이션이 나약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본론이 시작됩니다. 짜잔~

 

턴을 수행할 때는 넘어지지 않아야합니다. 그렇죠? 넘어지지 않는 다는 것은 속도를 즐기고 있는, 즉 라이딩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점과 어떤 슬로프상황에서라도 라는 전제조건을 이면에 담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풀어서 말하면 어떤 슬로프에서건 속도를 즐기면서 넘어지지 않는 턴. 그것이 바로 진정으로 추구하는 턴입니다.

 

라이딩을 하는 중에 중심을 데크 안쪽에 두면 절대 넘어지지 않습니다. 가령 데크 바깥으로 나간다하더라도 빠른 순간에 데크 안으로 가져올 수 있는 정도만 벗어나 있다면 쉽게 넘어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인클리네이션은 인위적으로 중심을 데크 밖으로 내보내서 턴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약간의 조건만 바뀌면 쉽게 넘어질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인클리네이션을 이용해 만드는 턴은 적당히 완만한 경사와 엣지를 받아줄 수 있는 슬로프 컨디션. 그리고 호의 크기가 큰 롱턴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인클리네이션에 중심을 두고 턴을 수행하는 사람이 급경사에 올라가면 넘어지거나 멈춥니다.

인클리네이션에 중심을 두고 턴을 수행하는 사람이 아이스나 모글을 만나게 되면 넘어지거나 멈춥니다.

인클리네이션에 중심을 두고 턴을 수행하는 사람이 미들턴이나 숏턴을 하려고 하면 넘어지거나 멈춥니다.

그래서 인클리네이션을 이용한 턴은 약합니다.

 

반면 로테이션이나 스티어링은 무게 중심을 데크 안쪽에 두고 다른 움직임으로 턴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라이딩 조건이 다소 변화한다하더라도 넘어지지 않습니다. 쉽게 넘어지지 않는다는 표현이 적당하겠군요.

아무튼 인클리네이션을 주로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서는 훨씬 더 안정감 있는 라이딩을 할 수 있습니다.

 

인클리네이션(기울기)은 익숙하고 효과가 잘 나오기 때문에 쉽게 턴을 만들어내는 달콤함이 있습니다.

하지만 인클리네이션(기울기)은 쉽게 넘어지고 극히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턴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쉽지만 나약한.... 필요하지만 절대적이지 않은 인클리네이션.

 

달콤하지만 치명적인 유혹에 넘어가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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