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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깁니다.
저는 한때 여성주의(페미니즘) 관련 NGO에서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한적이 있습니다.(약 2년 정도...)
그때...여성주의에 대해서 책도 많이 읽었고, 공부도 많이 하려고 했었습니다.
여성주의에 몰입하게 된 이유는...대학 때의 운동(sports 말고)의 연장선의 개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암튼...여성주의에 대해서 좀 공부를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페미니즘의 근간은 "인간의 존엄성" 입니다.
남녀평등, 여남평등의 근간이..."모든 인간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한다." 라는 단순한 명제에서 시작한다고 볼 수 있죠.
뭐 자유주의적 페미니즘이나 마르크스 페미니즘, 사회주의 페미니즘....종류도 다양한 만큼 주장도 다양하긴 합니다.^^;;
그러다보니 여성주의에서는 불합리한 사회의 관습등으로 인해 여성(인간)의 존엄성이 훼손되고 방해받는 것에 대해 싸울 수 밖에 없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아름다운 관습", "전통" 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인간중심의 시각에서 보면 불합리해보일 때가 있죠.
바로 명절때마다 일어나는 문제를 주제로 몇군데 단체의 사보에 칼럼을 쓴 적이 있었습니다.
엄청난 항의메일 및 협박메일이 와서 결국 메일을 갈아탔었죠. 꽤 오랫동안 사용하던 메일주소였는데...ㅜㅜ
그때 항의메일의 대부분이 "싸가G 없는 년" 으로 시작된...(저 남잔데 말이죠, 저때는 대부분 여자라고 생각하시더군요)
아...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한번쯤은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자고 말하고 싶어서요...^^
싸우자는 얘기도 아니고, 새삼 페미니즘이 진리다...는 말도 아니니까 너무 공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시면 좋을 듯 하네요.
제가 생각하는 명절(차례)의 문제.....
1. 부계혈통만을 인정하는 차례
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 다시 할아버지의 아버지, 어머니...생각해보면 부계혈통의 라인만을 따라갑니다.
한 세대 내려올 때마다 50%의 핏줄을 쳐내는 거죠.
그런게 뭐 중요하냐...라고 하시는 분들께 "그럼 별로 중요한거 아니니까 모계혈통만 지내도 괜찮겠네." 라고 하면 울컥...
2. "여자는 출가외인" 명제의 불합리성
결혼이라는 이유만으로 2~30년을 키워주신 부모님의 핏줄이 아니라, 남편의 핏줄로 편입됩니다.
명절에 남자집으로 고고씽하죠. 여자집도 들른다는 분들께..."그럼 여자집 먼저 가서 여자쪽 차례먼저 지내면?" 이라고 하면...
3. 여성에 대한 노동력의 착취(아...단어가 좀 과격한가요?^^;;)
남자도 도와준다고는 하지만, 중요한 건 "여자"가 "남자"의 집에 가서 노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점이죠.
선택이 아니라, 사회관습적으로 의무가 되버려서, 가지 않으면 버릇없는 며느리로 찍혀버리는...
명절때 속칭 "민족 대이동"으로 인해서 발생하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의 손실. 도로에 뿌려대는 기름값...ㅜㅜ
여성주의(페미니즘)는
조상을 기리는 것을 반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대로 조상을 기리자고 주장합니다. 부계와 모계 모두...
또한, 그 본질인 "조상을 기리는 것"이 중요하지, "조상을 기리기 위해 해야 하는 행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즉, 추석과 설을 반대하는 게 아니라, 비정상적이고 지나치게 형식에 집착하는 행위를 반대하는 것이죠.
걍...설도 가까워오고 해서 끄적여봤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근데 제가 여성주의에 대한 공부를 하고, 봉사활동도 하고 캠페인 같은 것도 해보면서 느낀 점은...
여자의 적은 같은 여자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사실 사회가 그 분들을 그렇게 만든 것이니까...그 분들 책임은 아니죠)
나이드신 아주머니나 할머니분들 사고방식이...
나때는 더했어 이것들아...<- 대체로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더군요. 나도 당했는데 너만 안당하면 억울...뭐 이런 삘이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