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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이야기 입니다. 제 나이 25살.

딱히 제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보드타는 모습이 정말 멋있었고
저에게 잘 해주고 선물 같은것도 잘 사주고

또다른 남자는 제가 좋아할만 한 것들을 가지고 있어서 호감이 갔지만
항상 일에 치여사는듯 딱히 여자에게 들이대는 스타일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남편에게 잡혀버렸어요. 술을 너무 많이 마신게 죄라면 죄.
남편집이 좀 사는 집이라서 아파트도 마련해주고 다 마련해주는걸 위안 삼아서,
그래도 돈 걱정은 없겠지 라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겨울엔 시즌방서 지내고 여름엔 뉴질랜드 가고 캐나다 가면서 1년내내 보드만 타던 
남편이 결혼을 해서 그런지 사업을 하겠다고 합니다.
차를 워낙 좋아해서 고급 스포츠카 2대를 몰고 다니던 사람인지라 외제차 튜닝회사를 근사하게 차리겠다고
아버지께 계속 매달렸습니다. 자수성가하신 시아버지는 니가 그걸 하고 싶으면 그 분야 자격증이나 그 분야 업종에서
바닥부터 배우고 나서  인정 받고 시작하라는 
남편은 내가 왜 바닥부터 기고 기술 배우느라 시간 허비하냐고 차에 대해선 내가 빠삭하니 기술자만 잘 쓰면 된다고  
서로 옥신각신 하더군요. 그러다가 장농을 부수고 바닥을 내리치고 싸움이 났습니다. 남편의 일방적인 행패죠. 
시아버지가 당뇨에 심근경색 그리고 뇌경색까지 있으셨는데 몸져 누우시더니 4개월만에 돌아가시더군요.
큰아들인 남편은 3년간 아버지 재산을 거의 모두 썼습니다.
강남 근사한 곳에 사무실을 내고 작업장을 냈는데 돈은 동업자들이 거의 다 빼돌린것 같더군요. 
인테리어 일을 하시는 삼촌 말로는 인테리어 청구서만 봐도 3배는 부풀려져 있다고 하시네요.
그 분야 전문가라는 동업자는 종적을 감췄고 계약서도 뭐도 아무것도 없기에

그후로 술만 마셨고 이 아파트도 넘어갔습니다. 두달전 이혼했고요.
겨울엔 여전히 보드 타러 다닙니다. 지금도 휘팍에서 열심히 그라운드 트릭하며 어린 여자들에게 잘 보이고 
알량한 스포츠카로 드라이브 시켜주고 있겠죠. 카드대금은 도련님이 메꿔주고 있죠. 시아버지를 빼다 박았다는 
착한 도련님만 불쌍하죠.

그런데 지금 제가 너무 슬픈건 이혼한 저가 아니라 어제 들은 이야기 입니다.
   
그때 그렇게 열심히 자기일만 했던 그 오빠. 제가 은근히 좋아했는데.
알고보니 형님이 돈을 다써서 집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지라 자기 혼자 자수성가하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살았던거고 자리잡는걸 옆에서 기다려줬던 여자와 재작년에 결혼해 행복하게 잘 산다고 하네요.
그 자리에 제가 있었어야 하는데. 

두달전 이혼하고 친정집에와서 엄마에게 아이 맡기고 도서관이나 다니며 매일 그때 나만 생각하지 말고 그 사람의 상황도
생각했으면 하는 후회만 합니다. 시간이 나를 끌고 다니는 이 느낌 정말 아시는분들 있으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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