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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여름 사귀던 여자친구와 헤어진 후 어떻게든 얼굴이라도 보고 싶어서
첫눈이 내리던 날 눈 온다는 핑계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물론 눈 온다는 핑계로 전화를 걸었지만 눈오니 운전 조심하고 감기 조심하라는
말 이외에는 할말이 없더군요.(아시잖아요....3달만에 전화하면 상당히 뻘쭘하다는 거.....;;;)
그래도 이번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다음엔 이렇게 연락하기도 힘들다는 생각에
낼 밥이나 먹자는 약속을 잡았습니다.
다음날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서로의 일상에 관한 소소한이야기를 하며 뭐하고 지냈는지 물었습니다.(솔직히 싸이랑 주변친구들 통해서 뭐하고 사는지 다알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성우에서 판매한 5만원짜리 야간시즌권를 샀다고 자랑하며 이번 겨울은 보드 타면서 지낸다고 했습니다.
이때까지 전 보드는 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아는 동네동생이 남친이랑 헤어졌다고 보드 타는거 가르쳐 줄테니 같이 보드 타러 가자고 꼬시는데 갑자기
전 여친이 이번 겨울 보드 타고 놀꺼란 이야기가 생각나서 바로 '콜'하고 옷부터 구매 했습니다.
그후 체대 다니는 동생을 포함해서 비발디에 가서 보드 타는 법을 배웠습니다.
체대다니는 동생이 가르쳐주는 것보다는 자기 보딩에 정신이 팔려서 보드 처음타는 저를 곤돌라 태워서 상급코스에서 내려오게
하는데 동생에게 쌍욕하면서 구르며 내려왔습니다.(이날 정말 멍석말이 당한 느낌이었습니다.)
이렇게 3번 다니니 모양이 이상하기는 하지만 턴이 되더라구요.
이후 해봉을 다녀온 후 전여친 다시 만났는데 저에게 자기 보딩하는 모습을 핸폰 동영상으로 찍은 것을 보여주면서
자기 잘 탄다고 자랑 하는것이었습니다.
동영상보니 관광보더 3년차인 전 여친이나 보드 3번 탄 저나 큰 차이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전 너하는 것 정도는 나도 할수 있다고 하니 웃기지 말라고 하며 저기 이정도 하는데
얼마나 많이 넘어졌는지 아냐고 제말을 안 믿었습니다.
이것을 핑계 삼아 같이 성우에 가자고 했고 자기가 시즌권 구해줄테니 바로 가자고 하더군요.
이렇게 해서 이틀 뒤에 성우에 갔습니다.
가는 3시간 동안 둘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하니 기분이 참 .... 어찌 표현하지할지...
모르겠지만 즐거웠습니다.
성우에 도착해 보니 이용인원이 정말 없어 리프트 기다리지도 않고 보딩하면서
서로 잡아주고 부축해주며 보딩하니 헤어 진후에 처음 전화를 했을때의 어색함은 전혀 사라지고
무척이나 유쾌하고 행복했습니다.
둘 다 지쳐서 못탈때까지 보딩하고 집으로 되돌아오면서 그동안 서로간에 가지고 있던 감정에 대해
이야기 했고 서로에 대해 조금은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그후 전처럼 사귀지는 않지만 여러번 만나면서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드 때문에 멀어진 관계가 가깝게 되어서 스노우보드라는 스포츠를 정말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즌 장비를 하나하나 사려고 합니다.(한번에 사면 감당이 안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