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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겨울 소개팅을 했어요.

 

아는 오빠가 자기 후배 주선해 줘서 했는데요,

 

저보다 4살 위.

 

무척 추운 날이라서 전 밍크를 입고 나갔어요.

 

그 안에 검정 니트 원피스, 레깅스, 그리고 롱부츠~

 

 

암튼...

 

소개팅남이 제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았지만 주선자의 성의를 생각해서

 

최선을 다 해서 소개팅에 임하려고 했어요.ㅋ

 

그 사람은 저를 매우 맘에 들어하는 것 같은 삘이 빡~!

 

연예인 누구 닮았다고~ 막 칭찬하고...

 

키 크다~ 어쨌다~ 등등

 

나 지금 너한테 호감 간다는 뉘앙스의 말을 계속 했지만...

 

전... 그닥.............;;

 

첫인상은 별로더라도 더 이야기 해보면 매력을 느낄 수도 있겠다구 생각하면서

 

최대한 상냥하게 말을 했죠,ㅋ

 

원래 왈가닥, 시원시원한 말투...... 이런거지만;;;

 

 

 

 

주선자 오빠한테 제가 책 읽는거 좋아한단 말을 들었는지 

 

요즘 무슨 책 읽냐구 묻더군요.

 

그래서 요즘 선물 받은 '김대중 자서전' 읽고 있다, 대답하니까

 

정말 대단하다는 듯 보면서

 

본인은 초등학교 때 독후감 쓰는 숙제 이후로 책을 읽어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_-

 

장난인줄 알았는데,

 

진짜로 자기는 책 읽는거 너무 싫어한대요.

 

글구 무슨 말 끝에 퇴근하고 주로 뭐 하시냐고 물으니까

 

자기는 드라마를 꼭 챙겨보려고 노력한대요.ㅋㅋ

 

아니 뭐 노력까지야;;;ㅋㅋㅋㅋㅋㅋ

 

월화 드라마, 수목 드라마, 주말 드라마 이렇게...

 

전 사실 tv 잘 보지도 않고,

 

본다면 동물농장 같이 동물 나오는 프로그램만 보거든요;

 

 

 

난 그래도 그 사람이 솔직하고 꾸밈이 없는 사람이라서 참... 소탈한 사람이구나~

 

조금 긍정적으로 가고 있었어요!

 

이런 미친.........................

 

세상에.......

 

근데 말입니다.....................

 

 

 

소개팅 남과

 

밥 먹으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다가 후식으로 저는 녹차를 마시고 있었어요,,,,

 

그 사람은 뭔가 암튼 마시고 있었구요.

 

그러다가 제 옷에 대해 묻더군요.

 

그게 무슨 털이냐고.

 

 

여대생 曰 "아, 이거요? 이거 밍크예요~"

 

소개팅남 曰 "밍크요? 아~ 밍크는 처음 봤어요~"

 

여대생 曰 "아... 그러시구나..."

 

소개팅남 曰 "사실, 아까 만나기 전에 OO씨 뒷모습 보고 설마 저 여자겠어~ 그랬어요^^"

 

여대생 曰 "어머, 왜요?"

 

소개팅남 曰 "아줌마인줄 알았거든요!"

 

여대생 曰 "네? 아줌마요?!" (이 때부터 스팀 받기 시작함...)

 

소개팅남 曰 "제 주변 여자들은 그런 털 달린 옷 입은거 한번도 못봤거든요~ 그런거 아줌마들만 입는 옷 아니예요?^^"

 

 

 

 

헐....

 

그것도 아주 해맑게 이야기 하더군요......

 

 

그 아줌마란 한 단어 듣고 완전....... 깨더군요!

 

솔직해도 왠만큼 솔직해야죠...ㅜㅠ

 

 

생각 같아선 그 자리 박차고 나오고 싶었으나 완전 외진 곳에 있는 음식점이라서 그러지도 못하고...

 

 

 

 

아니 뭐,,, 그래요~

 

아줌마가 아닌 제가... 밍크 입고 갔던 거........ 그게 잘못이었을 수도 있겠죠;;;;;

 

그리고 정말...

 

그 사람이 밍크 입고 있는 제 뒷모습이 꼭 아줌마 같아 보였을 수도 있죠.

 

그랬을 수도 있어요!

 

아니, 그랬으니까 그렇다고 솔직하게 아주 솔직하게 말씀 하셨겠쬬!!!!!!!!!!!!!

 

근데요.....

 

그래도,,, 어떻게 소개팅 나온 자리에 그런 말을 해요?!ㅠㅜ

 

아 급... 화남;

 

그렇게 보였을 지라도 그냥 말 안하고 속으로만 생각해도 되지 않나요?

 

 

 

 

갑자기 머리까지 아파오는데,

 

전 그냥 집에 가고 싶은데............

 

많이 늦었으니 집에 가겠다고 했는데도

 

끝까지 술한잔 하자면서...............................

 

전 술 못마셔서 그냥 집에 가는 게 낫겠다고 했는데도........

 

그럼 무알콜 칵테일 먹자고..............

 

자기가 오늘 밥 먹고, 술 마시고 그렇게 계획 세웠다고.

 

그렇게 하자면서-_-

 

 

 

그래서 결국...

 

자리 이동해서 섹스온더비치 먹었어요.....ㅜㅠ

 

 

 

집까지 데려다 주시는데 너무너무...

 

부담스럽고 기분도 나쁘구

 

계속 머릿속에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

 

 

아줌마란 단어밖에 안떠올랐어요;;

 

 

 

 

그날 밤에 본인 집에 도착했다고 전화오고, 잘 자라고 전화오고, 이제 잔다고 문자오고,

 

아침부터 전화오고............

 

 

 

지금 엄마랑 같이 있어서 전화 제가 조금 있다가 드린다고 하면서 전화 안함;

 

 

주선자 오빠는...

 

소개팅남이 너 완전 맘에 들어 한다면서

 

넌 어떻냐고.................-_-

 

저,

 

솔직하게 다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나는 그냥 푸근~한 오빠같이 느껴지는 것 같아^^" 라고 말하니까

 

주선자 오빠도 무슨 의미인지 잘 알겠다구 하더군요;

 

 

 

주선자 오빠가 소개팅남한테 제 의사 다 전했는데도 불구하고 몇일 동안 계속 연락왔네요.

 

 

 

암튼.......

 

전...

 

앞으로 소개팅 할 때 밍크는 절대 안입고 나가려구요;;;

 

 

 

 

 

 

주절주절......

 

 

 

 

 

덧.

 

밍크는 선물받은거예효;;

 

된장녀 아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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