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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모닝 세트를 먹으면서 퇴근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창 밖에는 날이 서서히 밝아온다
하지만 새로이 내 앞에 펼쳐지는 하루가 별로 값지게 느껴지지 않는다
술 취한 사람처럼 몸과 마음이 늘어진다
차도와 인도가 점점 분주해지고 있다
독특한 견해를 갖는다는 것은 출근하는 사람들 사이에 섞여 퇴근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조삼모사의 운영의 묘를 잘 구사하는 것이 바로 개성이다
나는 사람들이 가득 들어찬 마을버스를 닭장차인 양 비웃으며 바라볼 수 있다
커피가 식어서는 곤란
100% 아라비카로 내린 아메리카노가 단돈 천원이로구나
리필을 해가지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니 창밖으로 내 또래의 한 출근자가 목도리를 휘날리며 뛴다
입에서는 하얀 입김을 내뿜으면서
뜨거운 김이 무럭무럭 올라오는 커피의 향을 음미하며 각종 출근자들의 면면을 관찰하는 맛이 여간 쏠쏠하지 않다
시장통으로 출근하는 길이라면 잘 어울릴 듯한 할매가 뒤뚱뒤뚱 빙판길을 어그적거린다
고단한 인생들
불쌍한 놈들!
밝아오는 하늘을 전심으로 우러르지 못하는 불쌍한 족속들 같으니라구
과량 섭취한 카페인의 부작용인지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인지 모를 두근거림이 샘솟는다
무엇인들 어떠랴
나는 이미 아까의 삶기워진 채소같은 무기력한 상태를 벗어났다
그리고 미지의 하루에 댈한 벅찬 포부가 가슴 속에서 부풀어 오는 것을 느낀다
오늘 하루를 어떻게 시작하여 볼까
일단 젊은 활기가 넘쳐나는 인파가 있는 곳으로 무작정 가 보아야겠다
점심 카페타임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