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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랑 회사가 모두 지하철과 가까이 있어서 주로 지하철 타고 출퇴근합니다.
지하철로 이동하면서 무료한 시간은 휴대폰으로 뉴스를 검색하거나 태블릿으로 필요한 자료를 찾아봅니다.
이때 이어폰으론 음악을 듣고 가곤 하지요.
며칠전, 지하철의 출입문이 바라다 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이어폰을 끼고 휴대폰을 보고 있는데,
뭔가가 눈앞에서 왔다갔다 하는 느낌이 들어서 불현듯 쳐다보니...
70대는 너어 보이는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가 조그만 유모차를 밀고 들어오다가
플랫폼과 차량사이의 틈에 바퀴가 걸려서 들어오려고 안간힘을 쓰고 계시더군요.
그 순간 바로 옆에서는 어떤 여학생이 할머니를 흘깃 보면서 지나쳐 들어오더군요.
그래서 열차가 출발하면 할머니가 스크린 도어와 차량 문사이에 끼일까봐
반사적으로 튀어나가 유모차 앞바퀴를 잡아서 안쪽으로 끌었습니다.
그 바람에 무릅에 올려져있던 MP3도 이어폰이 빠져서 열차 바닥에 나뒹굴고,
가방만 간신히 손에 쥔채로 다시 자리 쪽으로 돌아오니 주위 분들이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워 주더군요.
주워주신 분에게 고맙다고 인사하면 다시 자리에 앉으려고 보니 문제의 여학생이 내가 앉았던 자리에 앉아 있더군요.
순간 정적이 흐르고... 그 여학생은 주위의 눈치를 의식했는지 일어나서 다른 자리로 가는 걸 보았습니다.
한편으로는 황당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 여학생의 배려 없는 행동이 각박해져 가는 우리사회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답답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