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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곳 스키장 치열한 제설 경쟁 중…이번 주말부터 줄줄이 개장

다들 떠나는 가을을 아쉬워하는 이때, 유독 피돌기가 빨라지고 눈이 초롱초롱해지는 이들이 있다. 기온 뚝 떨어져 온세상이 얼어붙기를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다. 두 부류다.

"눈 얘기만 들어도 가슴이 벌렁벌렁해요." 이민우(33·회사원·용인)씨는 경력 8년의 스키 마니아다. 스키철이 되면 주말 낮, 평일 밤 안 가리고 눈밭에서 뒹군다. 초가을에 이미 시즌권을 장만했고, 플레이트·부츠 등 장비 손질도 끝냈다. 퇴근 뒤엔 틈틈이 방안에 스키 꺼내놓고 스키 동영상을 튼다. 활강 장면을 연습하며 슬로프 질주 모습을 상상한다. 요즘 김씨의 주요 인터넷 검색 항목은 날씨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스키장에 개장 예상일을 묻는다. 문 열자마자 스키장으로 튀어갈 태세다. "개장 첫날, 첫 라이딩의 설렘, 안 타본 사람은 몰라요." 스키 마니아들이 다 그렇다.

스키꾼들보다 더 애타는 이들이 '눈 만드는 사람들'이다. 스키장 제설팀 직원들이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제설(製雪) 경쟁이 시작된다. 먼저 개장하고 늦게 폐장해야,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은다. 지난 10월17일. 평창 보광휘닉스파크(휘팍) 제설팀 직원 7명은 김대용(43) 팀장 지시에 따라 긴박하게 움직였다. 다음날 아침 기온이 영하 3.7도라는 예보가 나온 직후다. 제설의 최적기는 영하 5도 이하, 습도 50% 이하일 때지만, 김 팀장은 밀어붙였다. 대당 1000만~4000만원인 제설기 67대를 밤새 가동했다. 전기료만 700여만원이 들어갔지만 물거품이 됐다. 다음날 낮부터 수은주가 상승한 탓이다. 25일 저녁에도 제설작업을 벌였지만 개장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김대용 팀장은 "헛수고가 되더라도, 영하로 떨어지면 다시 제설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키장의 밤샘 제설작업은 거의 시즌 내내 이뤄진다. 휘팍은 개장일 당기기에 앞장서온 스키장. 몇년 전까지 11월 중순이던 첫 개장일을 2009년 용평리조트와 함께 11월3일로 당겼고, 지난해엔 현대성우리조트와 국내에서 사상 첫 10월 개장(28일) 시대를 열었다.

손꼽아 개장을 기다리는 스키꾼들이나, 이웃 스키장 동향에 곤두선 제설 관계자들로선 바람에 날리는 낙엽도 눈발로 보이고, 수은주 기둥도 전봇대처럼 보일 때다.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스키장 개장이 이어진다. 그리웠던 눈밭에서 맘껏 뒹굴고 질주하는 동안, 한번쯤 밤새워 흰눈 만든 분들 마음을 헤아려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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