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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휘팍 백야 > 18일 용평 오후야간 > 19일 용평 오전 타고 복귀했습니다.
용평을 주로 가지만 가끔은 다른 스키장도 가보고 싶어 살짝 기웃거리기도 하지요.
17일 백야.
야밤에 고속도로에서 바라보고 있노라면 첩첩산중 한 가운데 피어있는 한송이 눈꽃 처럼 반짝이는 휘팍.
눈이 부신 조명 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는..반짝이는....반짝이는....
아이스링크;;
파노라마를 타고 내려오며..되뇌였죠.
차라리 작두를 타주마..
맆트권 끊고 두번만에 숙소로 돌아가 취침..
18일 용평.
간밤에 홀짝거린 맥주 때문에 늦게 기상.
주섬 주섬 주워입고 용평으로 ㄱㄱ.
역시 용평은 배신하지 않았어 라며 쾌재를 부르며 즐겁게 라이딩.
설질 참 좋았어요.
오후야간 모두 골드벨리에서 뺑뺑이.
전 늙고 병들어 -ㅅ-
토끼 체력이기에 -ㅅ-;
맆트 하강하기 전 까진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맆트 다시 상승하기 시작할 땐 추위에 떨며..
'내일은 무조건 땡보딩이다.'
19일 용평.
상쾌한 아침 공기.
고요한 골드 베이스.
웜업 중인 맆트와 삭풍에 각기 추고 있는 알바들.
아침 추위에 떨고 있는 알바들이 안쓰러워 밝은 미소로 눈을 마주쳐줬는데 별 반응이 없음.
아차..고글과 반다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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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인딩을 채우고 골드벨리를 한번 터치해주니, 아직은 그늘이 져서 얼어있음..
'판타스틱 한번만 타고 내려오면 적당히 녹겠군'
아침 햇살에 눈부신 능선의 슬로프를 따라서 새소리와 귓가를 스치는 부드러운 바람 소리, 슬로프를 예리하게 어루만져 주는 내 데크의 섬세한 하모니, 그 속에서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시크하지만 가슴 따뜻한 도시 남자 따위를 머리에 떠올리며 출발.
아름다운 햇사...콰드드드드득..ㄹ.........새솔....드라라라를락....리...섬세한 데크의 움지..ㄱ...콰륵..득..득..득....임....부드러운 바라..ㅁ..츄아아아악....
추위와 공포에 젖은 눈빛을 고글과 반다나로 가린 너구리 한마리가 어그적 어그적 맆트로 향해 다시 올라가니 골드벨리에 드디어 햇살이...
아름다운 원호 대신 기하학적인 부채살 무늬들을 아로새기며 12시 까지 라이딩..라이딩..라이딩..
'그래 이제 부채살 턴은 완성됐어....시옷비읍..ㅠ'
나름 만족감에 젖어 주차해 놓은 차로 왔더니..으..응?
트렁크가 열려있네요;;
땡보딩에 환장해 트렁크에서 데크 꺼내고서는 닫지도 않고 갔던거죠.
상당히 비싼 운동화에 DC 자켓에 맥주 5병 그리고 몇몇 옷가지들이 가지런히 진열; 되어 있었는데..
무려 4시간 반동안..
아무것도 없어지지 않았어요. 아무것도;
저 솔직히 말씀드려서...엄청 감동했어요.
데크 도둑놈들 얘기도 게시판에서 보고 그래왔던 지라 화장실 갈 때도 조마조마하고 그랬던 제가 순간 부끄러워졌던 하루였답니다.
아직은 서로가 서로를 믿어도 되는 거 맞죠?
그렇다고 먼저 믿어보며 후기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