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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 '16세 모델'과 '10세 연습생'

김신영 뉴욕 특파원
입력 : 2012.02.26 23:29

김신영 뉴욕 특파원

지난 16일 막을 내린 2012년 가을·겨울 시즌 뉴욕패션위크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어린 모델'이었다. 미국 패션계 인사들의 모임인 전미(全美)패션디자이너위원회는 패션위크 시작 전 "16세 이하의 모델을 무대에 세우지 않기 위해 심사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마르고 가녀린 모델들이 유행하자 어린 미성년 모델을 쓰는 디자이너들이 적지 않지만, 미국 패션계는 "모델은 적어도 16세는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 선을 그은 것이다.

겉으로 화려한 듯 보이는 모델의 무대 뒤 생활은 치열하고 고단하다. 세계 곳곳에서 뉴욕에 모여드는 모델 지망생들은 몸매를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종종 거식증에 걸린다. 작은 원룸에 대여섯 명씩 모여 살면서 푼돈을 받고 나이트클럽의 바람잡이로 동원되는 일도 많다. 미국의 패션업계는 이토록 험난한 모델의 세상에 16세도 되지 않은 청소년이 발을 담그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해 나이 제한을 도입했다. 그런 뒤에도 어떻게든 무대에 서려는 어린 지망생들이 나이를 속이는 일이 발생하자, 디자이너들은 신분증 확인 절차를 대폭 강화했다.

최근 미국의 유명 쇼에 연이어 출연한 한국 걸그룹 소녀시대가 아침 토크쇼인 '라이브 위드 켈리' 인터뷰에서 한 말을 듣고 놀랐다. "오디션 절차가 궁금하다"는 진행자의 질문에 한 멤버는 유창한 영어로 "우리가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을 때 가장 어린 사람은 10세였고, 가장 나이가 많은 친구는 15세였다"고 답했다. 대형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스타 제작 시스템에 익숙한 한국인에게는 새삼스럽지 않은 이야기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게는 초등학생 때부터 돈을 거의 받지 않고 미래도 보장되지 않는 연습생 생활을 했다고 당당히 말하는 모습이


일본과 중국 등을 휩쓴 케이팝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주목받는 현상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한류(韓流) 열풍을 다룬 외신 기사에 한국의 '공장형 가수 생산 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늘어나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뉴욕에서 소녀시대·동방신기 등이 참여한 'SM타운' 공연이 열린 후 뉴욕타임스 기사는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기획사를 공장에 빗대, '다양한 배합의 10대 아이돌을 꾸준히 생산하는 전문 제작소'라고 표현했다. 서방 국가에서의 케이팝 열풍을 다룬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최근 기사는 '일부 가수들이 노예계약에 묶여 있는 한류의 어두운 단면'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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